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시중은행들을 향해 정치적 차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과 지지자들이 금융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 왔다며,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 체이스(JPM)를 지목했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행)은 나뿐 아니라 많은 보수주의자들을 차별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보수주의자(conservatives)라는 표현보다 트럼프 지지자(Trump supporters)라는 말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이 과거 내 예금 수취를 거부했다”는 구체적 사례를 언급했지만, 거부 시점이나 배경에 대한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어떤 계좌도 열어 주지 않거나, 이미 보유한 예금의 추가 입금을 막았다”고만 설명했다.
은행권의 반응·사실관계1
현 시점(2025년 8월 5일 기준)까지 BoA·JP모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두 은행 모두 미국 전역에서 광범위한 예금·투자·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며,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온 전례가 많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은행 브랜드·윤리경영 측면에서도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진다.
“보수층뿐 아니라 모든 고객을 차별 없이 대하는 것이 우리의 방침”
— JP모건이 2024년 ESG 보고서에서 밝힌 내부 지침
차별 논란은 미국 금융업계에서 자주 불거지는 이슈다. 총기 판매 업체의 계좌 개설 거부, 마리화나 산업 종사자에 대한 대출 제한 등 특정 산업·정치 성향을 이유로 한 서비스 거부 사례가 과거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대통령 본인이 직접 ‘예금 거부’를 경험했다는 주장은 이례적이다.
전문가 시각
워싱턴 D.C. 소재 정·재계 싱크탱크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연구소(AEI)의 칼 브루넬 선임연구원은 “만약 은행이 대통령 개인을 이유로 거래를 거부했다면 연방 공정신용법(Equal Credit Opportunity Act) 위반 소지가 있다”며 “구체적 증거가 제시된다면 의회 청문회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의 금융법 교수 레베카 콜린스는 “은행이 자금세탁·사법 리스크를 우려하여 고위 공직자의 예금을 일시적으로 보류하는 관행은 과거에도 있었다”며 “차별로 단정하기 전에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과정에서 벌어진 통상적 절차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2021년 임기 동안 ‘월가 규제 완화’와 ‘보호무역’이라는 상반된 정책을 펼친 인물로, 금융권과의 관계가 복잡하다. 여러 은행이 트럼프 그룹의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출을 집행한 동시에, 개인 납세 기록 공개 문제를 둘러싸고 자금세탁 혐의를 조사받기도 했다.
용어 설명
정치적 차별(Political Discrimination)은 기업·기관이 특정 정치 성향이나 후보를 지지·반대한다는 이유로 서비스 제공을 거절하거나 불리한 조건을 부과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제1헌법 수정조(표현의 자유)와 공정신용법 간 경계가 모호해 논란이 반복된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란 금융회사가 자금세탁방지(AML)·거래 모니터링·제재 리스크 등을 관리하기 위한 규정을 준수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국·내외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는 ‘고위인사(PEP, Politically Exposed Person)’로 분류돼 강화된 실사(Enhanced Due Diligence)가 적용된다.
향후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언을 통해 2026년 대선 레이스에서 보수층 결집을 노린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인터뷰 직후 보수 성향 커뮤니티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는 “파시스틱 월가에 맞서야 한다”는 해시태그가 등장하며 밈 형태의 게시물이 확산됐다.
은행권은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위험 관리를 이유로 고객 선별을 강화하는 추세다. 현재로선 트럼프 측이 구체적 서류나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사실 관계 규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비영리단체 공정금융센터(Center for Fair Banking)는 “이번 이슈는 ‘민간 기업의 검열(Private Censorship)’ 논쟁을 재점화할 수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 감독·감사 시스템이 얼마나 투명하게 작동하는지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CNBC 인터뷰가 방송된 직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BoA는 -0.8%, JPM은 -0.6% 하락 마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치 리스크’ 부각보다는 ‘단기 노이즈’ 수준으로 반응했으나, 트럼프의 추가 폭로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기자 의견
차기 대선 국면에서 금융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은 또 하나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예금 거부’ 사례가 실증 자료로 확인될 경우, 은행권의 PEP 관리 프로세스가 대대적 검증을 받을 것으로 본다. 반대로 사실 무근으로 판명될 경우 트럼프 캠프의 신뢰도에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증거 제시 여부가 향후 정치·금융 시장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