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을 앞두고 시진핑, 美 관세권 약화로 전략적 우위 확보

지정학적 판도가 중국에 유리하게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3월 31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고위급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가운데, 미국 대법원의 획기적 판결이 백악관의 폭넓은 비상 관세 권한을 사실상 약화시킴으로써 시진핑 국가주석이 협상 테이블에서 새로운 협상력을 갖게 됐다.

2026년 2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 판결은 일부 품목에 대해 최고 145%까지 치솟았던 2차적(secondary) 관세를 무효화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이 동맹국에 적용하던 글로벌 기본요율 15%만을 적용받는 상태가 되었으며, 이 15% 조치는 150일의 유효 기간을 갖는다. 이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적으로 행사할 수 있었던 일종의 “경제적 무기”가 약화되면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미국산 대두(soybeans)보잉( Boeing ) 항공기 구매 약속을 이끌어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베이징의 새로운 요구사항: 반도체와 희토류

관세 카드가 중국 쪽으로 돌아간 것을 전제로, 시진핑 측은 이전에 금기시됐던 양보를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순위는 고급 반도체에 대한 접근성 확대다. 이는 최근 미 행정부가 엔비디아(NVIDIA)의 H200 칩을 중국 기업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한 상황과 맞물려, 이전보다 제재 완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실리콘 기반 반도체 외에도 중국은 희토류(rare earths)에서의 우위를 반대 레버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칩 설계 소프트웨어항공기 엔진에 대한 추가 수출 통제를 시행한다면, 중국은 미국의 첨단 제조에 필수적인 원재료의 흐름을 제한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일방적 요구가 가능한 협상에서 복합적, 양방향 협상으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Section 301는 무역법상의 조항으로, 미국이 다른 나라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보복조치를 취할 근거를 제공한다. Section 122는 대통령의 무역 관련 긴급 조치와 관련된 규정을 말한다. Front-loading(선적 전환)은 수출자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관세나 규제 적용 전에 물량을 앞당겨 수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선적 전환(Front-loading)과 Section 301의 위협

베이징의 분위기는 신중한 낙관론을 보이고 있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150일의 유예 기간에 따른 불확실성에 경계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Section 122 및 향후 Section 301 조사 절차를 통해 더 높은 관세를 재구성하기 위한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가능성은 중국 수출업체들로 하여금 낮아진 관세를 활용하기 위해 대미 선적을 앞당기도록 자극했다.

법적 제약이 일시적으로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수출 통제 강화, 국가안보 관련 제한 등 중국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번 판결로 인해 양측 사이의 외교적 교착국면에서 하나의 주요 걸림돌이 해소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중국 관리들과 회동을 준비하면서 논의의 초점은 무역전쟁 회피에서 새로운 투자 프레임워크의 조건 정의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 및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이번 판결과 이어지는 협상 국면은 단기적·중기적 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선적 앞당김이 관세 기한 내 수출 물량 급증을 가져와 해상 운임과 항구 혼잡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공급망의 일시적 병목 현상과 재고 축적을 초래해 가격 신호를 왜곡할 수 있다.

농산물의 경우,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재점화될 경우 대두 가격의 상승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농민과 수출업체 간 계약체결 지연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항공기 산업에서는 중국으로부터의 보잉 수주 확보가 더 어려워져 보잉의 매출 예상에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

반도체와 관련해선, 중국의 반도체 접근 확대 요구가 수용되면 중국 내 AI·데이터센터·초고성능 컴퓨팅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일부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 반면 미국 측의 추가 수출 통제로 중국이 희토류 등 원자재의 수출을 제한하면, 미국과 동맹국의 첨단 제조업체는 원재료 비용 상승 및 생산 차질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변수는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 가속과 관련 기업의 설비투자 및 재고정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이번 판결이 미·중 대치 완화로 해석되는 한도 내에서는 위험선호가 회복될 여지가 있으나, 150일의 유예 기간과 Section 301의 불확실성이 상존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은 보수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채권·환율·원자재 시장은 정책 리스크의 소재와 시간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며, 특히 희토류·반도체 관련 공급 리스크는 특정 섹터의 프리미엄을 형성할 수 있다.


정책적·외교적 시사점

이번 사안은 무역정책이 단순한 관세율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지렛대, 기술 통제, 공급망 통제의 복합적 행위라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미국 대법원의 판결은 단기적으로 중국에 협상력을 제공했으나, 장기적 영향은 양국이 어떻게 추가적 비관세 수단(수출 통제, 투자심사, 기술 규제 등)을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향후 회담의 결과는 단순한 관세 수준의 합의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기술·투자·원자재에 대한 포괄적 규칙 설정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보고: 사이먼 무고(Simon Mugo), 인베스팅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