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 지시 예고…실행에 제약 많은 이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해군(United States Navy)을 동원해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지나는 유조선·화물선의 호위를 약속하면서도, 통상적으로 해당 수역을 통과하는 선박 물량을 안전하게 통과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026년 36,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미국 내 유가는 이번 주에 28% 이상 급등해 배럴당 $86를 상회했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Brent)는 이번 주에 22% 상승해 배럴당 $89까지 올랐다.

호르무즈 해협 관련 사진

에너지 컨설팅업체 Kpler의 집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평균 1,4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이동했으며, 이는 전 세계 해상 수출 유류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정상 상황에서는 하루 약 100척의 탱커 및 화물선이 해협을 통과하나, 현재 전쟁으로 인해 약 400척의 유조선 및 화물선이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핵심 쟁점은 물리적·전술적 제약이다. Kpler의 유가 분석가인 맷 스미스(Matt Smith)는 통상 하루에 약 100척이 통과한다고 설명했고, 같은 회사의 선적 전문가인 맷 라이트(Matt Wright)는 현지에 아직 수백 척의 선박이 남아 있어 미 해군이 한 번에 소수만을 호위할 경우 전체 선단을 안전하게 빼내는 데 과도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맷 라이트(분석가) “중동 걸프 지역에는 아직 수백, 수백 척의 선박이 남아 있다. 미 해군이 일부 선박을 호위한다고 해도, 한 번에 소수만 통과시킬 수 있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미국 정부의 약속과 시장 반응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조선 호위 약속과 소유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정치적 위험 보장(political risk insurance) 발언은 화요일과 수요일에 유가 불안을 다소 진정시키는 효과를 냈다. 그러나 이란이 유조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발표한 목요일과 영국 해군이 이라크 영해에 정박한 유조선에서 큰 폭발을 보고한 이후 유가는 다시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 관련 사진


군사 자산의 한계

RBC 캐피털 마켓의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 헬리마 크로프트(Helima Croft)는 고객 메모에서 “유조선을 호위하는 데 필요한 해군 자산을 배치하는 것과 동시에 이란에 대한 작전을 지속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가 핵심 질문”이라고 밝혔다. 즉, 호위 임무와 전투·억제 작전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군 전력의 분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험 문제는 핵심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Kpler의 라이트는 선주들이 현재 선박을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보험 부담이 아니라 물리적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주들이 해협을 재통과하려면 지속적으로 공격이 중단되는 ‘신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전술적 배경 설명

호르무즈 해협은 오만만과 페르시아만 사이를 연결하는 좁은 해협으로, 군사적 갈등이 발생하면 유조선 통과가 즉시 위협받는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한 척의 유조선은 약 1배럴(barrel)을 운반 단위로 사용하며, 국제 석유시장에서 ‘배럴당 가격’은 원유의 거래 단위를 의미한다. 또한 “정치적 위험 보장(political risk insurance)”은 전쟁·내란 등 정치적 사건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는 보험을 뜻하며, 단순한 화재·해적 보험과는 구별된다.

과거 사례

미 해군은 1987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상업 선박들이 표적이 되자 유조선을 호위한 전력이 있다. 다만 당시 미군은 현재처럼 이란 정권과 동시다발적 군사 충돌을 벌이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점을 크로프트는 지적했다.


현 행정부의 입장과 시간표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는 수요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해군 호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 해군과 군이 이란 정권을 제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해군을 사용해 에너지 흐름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비트(Karoline Leavitt)는 수요일 기자들에게 언제 상업 항행이 안전해질지에 대한 시간표는 없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리비트(백악관 대변인) “시간표를 약속하고 싶지 않다. 다만 국방부와 에너지부가 활발히 계산하고 있는 사안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되면 국제 유가가 빠르게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브렌트유가 $100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JP모건의 글로벌 상품 연구 책임자 나타샤 카네바(Natasha Kaneva)는 저장 탱크 용량이 소진되면 산유국들이 생산을 차단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브렌트가 $120 수준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 이라크는 로이터 통신에 3일(현지시간) 이미 저장공간 부족으로 일일 생산량 150만 배럴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카네바는 저장공간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 생산 중단이 늘어날 것이며, 단 며칠 내에 추가 감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상승이 미칠 수 있는 경제적 영향은 다각적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을 넘어서면 운송비·공장운영비 등 원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실질 소비가 위축되어 글로벌 경기 성장률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월가 일부 분석가는 이러한 수준의 유가 충격이 전 세계 경제를 경기침체(recession) 위험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응 방안과 한계

일부 에너지·국방 연구기관은 미 해군의 호위가 일부 선박의 안전 확보에 도움은 되지만, 단독으로 해협을 완전히 재개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Rapidan Energy의 애널리스트들은 체계적으로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시키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하며, 그러한 과정은 시간이 걸린다고 진단했다.

또한 예맨의 후티(Houthi) 반군이 2023년 말부터 1년 넘게 홍해 항로에 미사일로 교란을 일으켰지만, 이들의 위협 수준은 이란의 군사적 역량과 비교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이란의 역량을 줄이는 작업은 단순한 해상 호위 이상의 종합적 군사·외교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결론 및 시사점

트럼프 행정부의 유조선 호위 약속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불안을 완화하는 정치적 신호로 작동할 수 있으나,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대규모 원유 흐름을 정상화하려면 상당한 해군 자산 투입과 동시에 이란의 공격 능력을 체계적으로 저감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저장공간 고갈로 인한 산유국의 생산 차질, 이라크의 이미 단행된 일일 150만 배럴 감산 사례 등 현실적 제약이 있어 단기간 내 완전한 복구는 어려울 전망이다.

향후 국제 유가는 군사적 긴장 완화 여부, 미국과 동맹국의 해군 전력 배치 규모, 산유국들의 저장 여력 및 생산 전략에 따라 등락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론 가격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광범위한 군사·외교적 해법 없이는 유가 안정화가 어렵다는 점이 이번 사태의 핵심 시사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