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1월 9일 금요일 백악관에서 열린 다수의 석유회사 경영진과의 회동에서 석유회사들이 베네수엘라 에너지 부문 재건을 위해 최소 $1000억(약 1,000억 달러)을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 정부가 이들 기업에 대해 안전 및 보호(Security and protection)를 제공해 “그들이 투자 원금을 회수하고 상당한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6년 1월 9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회동에는 엑슨모빌(Exxon) 최고경영자 대런 우즈(Darren Woods),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최고경영자 라이언 랜스(Ryan Lance), 셰브론(Chevron) 부회장 마크 넬슨(Mark Nelson)을 비롯해 할리버튼(Halliburton), 발레로(Valero), 마라톤(Marathon) 등의 경영진이 참석했다. 업계 소식통은 이 회동이 백악관이 주최했으며 석유회사들의 요청으로 잡힌 자리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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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기업이 베네수엘라에 진입할지 결정하겠다고도 밝혔다. 트럼프는 백악관이 “금요일 또는 그 직후에 회사들과 거래(딜)를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번 조치의 결과 중 하나로 미국민이 체감하는 에너지 가격 하락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배경과 현황
미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확인된 원유매장량 3,030억 배럴(세계 총량의 약 17%)으로 세계 최대의 천연 원유 보유국이다. 그러나 생산 인프라는 심각한 훼손을 입어 과거 전성기였던 1990년대 약 일일 350만 배럴 수준에서 현재는 약 80만 배럴 수준(Kpler 데이터)으로 크게 줄었다.
한편 에너지 컨설팅업체 릿스태드(Rystad Energy)는 베네수엘라 생산을 2040년까지 일일 30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180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는 트럼프가 제시한 1000억 달러 투자 추정치와 비교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행정부의 입장과 제도적 리스크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셰브론은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그들의 모델을 확장할 수 있을지 소소한 변화와 조정(incremental tweaks)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셰브론은 현지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와의 합작투자로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유일하게 영업 중인 미국 석유회사다.
그러나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과거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자산이 몰수된 경험(2007년) 때문에 재진입을 위해서는 확실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엑슨의 우즈는 “우리는 그곳에서 자산이 두 차례나 몰수된 바 있어, 세 번째로 재진입하려면 과거와는 다른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이미 정부를 상대로 중재(arbitration)에서 승소해 수십 억 달러의 미지급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라이트 장관은 베네수엘라가 엑슨과 코노코에 지불해야 할 채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즉각적 우선순위는 유류 판매를 통한 베네수엘라 경제의 안정화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베네수엘라를 미국 기업들이 사업을 하고 투자하며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하려 한다”고 말했다.
석유 수출 통제와 자금 흐름
라이트 장관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통제하게 되었으며, 베네수엘라는 수천만 배럴의 원유를 미국으로 선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 원유를 판매한 대금을 미국이 통제하는 계좌에 보관하며, 이를 통해 카라카스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행정부의 방침이다.
“우리는 이러한 유류 판매의 통제력과 레버리지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있어야 할 변화들을 이끌어내야 한다”
라이트 장관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훔치고 있는 것이 아니며, 판매 대금은 3천만 명의 베네수엘라인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수요일 소셜미디어에 “베네수엘라는 우리의 새로운 석유 거래에서 얻는 돈으로 오직 미국산 제품만을 구매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게시했다. 트럼프는 구매 품목으로 농산물, 의약품, 의료기기, 에너지 부문 현대화를 위한 장비 등을 열거했다.
기업들의 반응과 향후 과제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보수적인 대형 석유회사들은 의사결정이 느리고 이사회 승인 등 절차상 진입에 신중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독립적인 석유기업과 개인 투자자들, 이른바 ‘와일드캐터(wildcatters)’들은 베네수엘라 진출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엑슨과 코노코 같은 대형 통합 에너지사는 법적 보상 문제, 정치적 불확실성, 국유화 위험 등 과거 경험 때문에 재진입에 대해 높은 안전장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셰브론처럼 이미 현지에서 운영 중인 업체는 상대적으로 빠른 투자·증설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어 설명
PDVSA(Petróleos de Venezuela, S.A.)는 베네수엘라의 국영석유회사로, 석유 탐사·생산·정제·수출 등 국가 주도의 에너지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bpd’는 ‘barrels per day’의 약자로 ‘일일 배럴'(원유 생산량 단위)을 뜻한다. ‘중재(arbitration) 승소에 따른 미지급 채권’은 해외 투자자나 기업이 자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 판결을 얻었으나, 집행과정에서 실제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권을 말한다.
시장 및 정책적 영향 분석
이번 발표는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와 시장 심리에 두 가지 경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실제로 베네수엘라의 생산 회복이 가시화되면 세계 원유 공급이 증가해 중장기적으로 유가 하방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수백만 배럴의 생산 능력을 회복하면 OPEC+의 공급 균형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둘째, 미국의 ‘원유 수출 통제→판매대금 보관→자금 유입’ 방식은 정치적·법적 논쟁을 수반하며, 수익이 미국 측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국제법·계약법상의 쟁점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트럼프의 $1000억 제안과 릿스태드의 $1800억+ 추산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한다. 업계·분석가 관측을 종합하면, 단순한 설비 투자만으로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전력·정제·물류·인력 재구축 등 광범위한 재건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또한 법적 채무(중재 승소액) 해소 여부, 정치적 안정성 확보, 소유권 보호 장치 마련이 병행되지 않으면 대형 투자금은 투입되기 어렵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단기 유동성 수요가 늘어나거나 리스크 프리미엄 변동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석유 관련 장비·서비스업체(Halliburton 등)와 정유사·운송사에는 수혜 기대감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시 원유 선물시장의 변동성은 증가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접근이 경제·안보·외교 차원에서 복합적 파장을 낳을 것이며, 향후 기업의 결정은 행정부의 보장 수준과 국제사회 반응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요약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는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자원(확인 매장량 3,030억 배럴)을 바탕으로 대규모 민간투자를 유인하려는 의도이며, 실제 성과는 법적 보상 문제, 정부 변화 여부, 인프라 복구비용 등 복잡한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셰브론처럼 이미 현지에 기반을 둔 기업의 조속한 확대가 예상되는 반면, 엑슨·코노코 등은 과거 자산 몰수 경험으로 인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