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외 생산 반도체에 100% 관세 선언…애플, 美 투자 6000억 달러로 확대

【워싱턴 D.C.】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밖에서 제조된 모든 칩과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대규모 무역 조치는 글로벌 기술 공급망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플(NASDAQ:AAPL) 최고경영자 팀 쿡(Tim Cook)과 함께 관세 정책을 공개하며, “미국에서 칩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약속한 기업은 관세가 면제된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당장은 생산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도 미국 내 시설을 짓고 있다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대만 TSMC(타이완반도체제조)의 1650억 달러 규모 미국 투자, 삼성전자의 텍사스 신규 파운드리 단지(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와 같이 이미 발표된 대형 프로젝트를 보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 관세 정책과 동시에, 팀 쿡 CEO는 애플의 미국 투자 계획을 1000억 달러 추가해 향후 4년간 총 60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쿡 CEO는 “미국 전역 10개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애플 제품용 핵심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대통령의 지원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 시장 반응 및 관련 기업 주가

애플 주가는 당일 정규장에 5.1% 급등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로 3.5%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높아진 교역 장벽 속에서 애플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망을 강화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판단했다. 애플은 현재 TSMC와의 실리콘 생산, 암코어(NASDAQ:AMKR)와의 패키징,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NASDAQ:AMAT)와의 장비 공급망을 통해 미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 밖에 미국 투자 계획을 이미 발표한 마이크론(NASDAQ:MU)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06% 상승했으며, 인텔(NASDAQ:INTC) 1.4%, 엔비디아(NASDAQ:NVDA) 0.6% 올랐다. 애플 공급망에 속한 글로벌파운드리스(NASDAQ:GFS) 6.2%, 코닝(NYSE:GLW) 5.2%, 텍사스인스트루먼트(NASDAQ:TXN) 2.8% 등도 동반 상승했다.


■ 용어 해설 및 배경

관세(Tariff)란 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 또는 무역 정책 수단으로 활용된다. 파운드리(Foundry)는 설계 기업으로부터 주문받은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는 위탁 제조 공장을 의미한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TSMC가 대표적인 예다.

미국 정부는 2020년대 중반부터 '칩4 동맹' 결성, CHIPS Act(반도체 지원법) 통과 등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이번 100% 관세 발표는 이러한 정책 기조를 최대 수준으로 강화한 조치로 평가된다.


■ 전문가 시각

“관세율을 100%까지 끌어올린 전례는 드물다. 글로벌 IT 업체들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현지 생산 여부가 생존을 좌우하는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 뉴욕 소재 투자은행 관계자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 상승공급망 재편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동시에 미국 내 고용 확대와 제조업 부활을 목표로 한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투자 증대,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지형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TSMC·삼성전자 등 해외 기업이 미국 투자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내수 중심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 향후 관전 포인트

① 관세 시행 시점과 세부 적용 범위
② 미국 내 공장 건설 단계에 따라 적용되는 면제 요건
③ EU·아시아 주요 국가의 대응 관세 혹은 보복 조치
④ 글로벌 IT 기업의 투자 방향 전환 및 공급망 다변화 전략 등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12~24개월이 기업 투자·공장 가동 계획 결정의 골든 타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