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인도 간 통상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몇 주 안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9월 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양국 간 무역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양국 모두에게 성공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8월 말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한 이후 나온 것이다. 미국의 대(對)인도 압박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라는 요구가 배경으로, 인도는 중국과 함께 러시아 최대 원유 구매국으로 꼽힌다.
“India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re continuing negotiations to address the Trade Barriers between our two Nations. I look forward to speaking with my very good friend, Prime Minister Modi, in the upcoming weeks.” — Donald J. Trump, Truth Social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다른 연설에서 유럽연합(EU)이 인도·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해 러시아를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발언록에 따르면 그는 “EU가 동참해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을 지낸 피터 나바로는 이날 인터뷰에서 인도를 “관세의 마하라자(Maharaja of Tariffs)”라고 부르며 가파른 관세 장벽을 비판했다. 나바로는 대표적 보호무역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미·인도 통상협상이 9월 초 난항을 겪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인도 상공부 일부 장관들은 “대화의 끈은 이어져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도 정부는 50% 관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부 세제 완화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 직후 금융시장은 제한적이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달러 대비 루피 환율(USD/INR)은 사상최고치 부근에서 0.1% 하락한 88.147루피를 기록했고, 니프티50 지수는 오전장에 0.6% 상승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Truth Social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공개한 자체 SNS 플랫폼으로, 기존 트위터·페이스북 등에서 차단된 뒤 대안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내 보수 성향 이용자가 주 사용자층이다.
관세(Tariff)는 특정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 협상에서의 지렛대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중국·EU·캐나다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매겨 ‘관세 전쟁’(Tariff War)을 촉발한 바 있다.
전문가 시각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미·인도 관계의 핵심 변수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규모”라고 강조한다. 인도가 수입량을 의미 있게 줄이지 않는 이상, 미국의 고율 관세 카드는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도는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대폭 감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향후 미국의 대선정국이 본격화될수록 보호무역 구호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재등판할 경우, 중·러·인도 등 신흥국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율 관세는 결국 소비자 물가를 자극해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모디 정부가 단계적 원유 다변화 조치를 취할 경우 협상 타결 가능성을 점쳤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트럼프·모디 간 전화 회담이 실제 이뤄질 경우 발표될 구체적 ‘로드맵’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둘째, EU가 100% 관세 제안에 동참할지 여부도 변수다. 끝으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어느 수준까지 감축할지가 협상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꼽힌다.
현재로서는 협상 결과가 어떻게 결론 나더라도 원·달러, 루피·달러 환율과 글로벌 상품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도 관세 변동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