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사 쿡 연준 이사에 “사임 안 하면 해임” 최후통첩

워싱턴發 긴급 속보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2025년 8월 2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이사 리사 쿡(Lisa Cook)에게 자진 사임을 요구하며 “사임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역사박물관(The People’s House)을 예고 없이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녀가 한 일은 나쁘다”라며 쿡 이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사직하지 않으면 내가 그녀를 해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준·주택금융 규제 당국 간 갈등 촉발

이번 사임 압박은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 빌 펄트(Bill Pulte)가 제기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기 의혹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펄트 국장은 이번 주 초 “쿡 이사가 서로 다른 두 채의 주택을 동시에 ‘주거용 1차 거주지’라고 신청해 불법적으로 대출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해당 의혹에 대해 미 법무부(DoJ)에 형사고발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법무부는 22일 “사안의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는 모든 연방 금융 규제기관 종사자가 최고 수준의 윤리적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 미 법무부 대변인


연준 내부 역학 구도와 정치적 파장

펄트 국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적극적 비판자로도 알려져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그는 “금리를 더 빨리, 더 많이 내리라”며 연준을 압박해 왔다. 쿡 이사는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해 취임했으며, 지난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다수 의견에 동조해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표를 던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차기 대선 정국에서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본격화될 신호탄”이라고 해석한다. 미 대통령은 법률상 연준 이사를 직접 해임할 권한이 없으나, 의회와 여론의 압박을 통해 사실상 사퇴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용어·제도 설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Fed)는 미국의 중앙은행 체계로, 기준금리·통화량·금융감독 등을 관장한다. 연준 이사(Board of Governors)는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며, 임기는 14년이다.

연방주택금융청(FHFA)는 패니메이·프레디맥 등 주택금융 정부기관을 감독하는 독립 규제기관이다. FHFA 국장이 연준 인사의 금융거래를 형사고발한 것은 이례적 사례로, 두 기관 간 권한 충돌이 주목된다.


전문가 진단과 전망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케빈 해리스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2024년 대선 이후 연준 인사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을 선명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연준의 결정 과정이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일 수 있는가가 전 세계 금융시장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법무부 조사는 사안의 실체적 진실을 가릴 핵심 변수다. 쿡 이사가 의혹을 반박하며 자리를 지킬 경우, 트럼프 진영은 “정치적 무책임”을 강조할 전망이고, 반대로 사임하거나 해임 절차가 진행될 경우 연준 거버넌스 자체에 중대한 선례를 남기게 된다.


시장·투자자 유의사항

뉴욕 증시 개장 전 S&P500 선물은 0.3%가량 하락세를 보이며 정치 리스크를 반영했다. 채권시장에서도 2년물 국채금리가 4bp(1bp=0.01%p) 상승하며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가격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준 이사직 공백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금리 결정 과정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단기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채권 듀레이션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향후 일정

법무부는 조사 착수와 동시에 대배심 소집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실질 조사 결과는 빠르면 4주, 길면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으며, 연준은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사건 경과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9월 말 텍사스주 댈러스 유세에서도 연준 인사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쿡 이사의 거취가 미국 정치·금융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