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산 석유 수입 이유로 인도산 수입품 관세 총 50%로 인상

워싱턴 D.C.백악관은 2025년 8월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산 상품에 대한 추가 25% 관세를 발동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도산 수입품에 적용되는 총 관세율은 50%에 이르게 됐다.

2025년 8월 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석유를 직·간접적으로 수입하는 인도 정부의 행태가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는 대통령 행정명령 형태로 발표됐으며, 행정명령 전문에는 “인도 정부가 러시아연방의 석유를 직·간접적으로 수입하고 있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이어 “미국 세관 관세 지역으로 수입되는 인도산 상품에는 25%의 추가 ad valorem 관세가 적용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2025년 2월 13일, 백악관 오벌오피스)

“인도가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연료를 대고 있다면, 나는 결코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군사 장비와 에너지를 구매하는 데 따른 ‘벌칙(penalty)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으나, 당시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 연장선에서 6일 발표된 추가 25% 관세가 ‘벌칙’의 실체로 드러난 셈이다.

전날(5일) CNBC ‘Squawk Box’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4시간 안에 인도에 대한 관세를 매우 대폭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해 전쟁 자금을 조달한다면 미국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용어와 배경 설명

bromance: 남성들 사이의 우정과 친밀함을 일컫는 비공식 단어다. 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의 ‘밀월 관계’를 표현하는 데 사용됐다.

ad valorem rate of duty: ‘가치 기준 관세’를 의미한다. 상품 가격(과세 가격) 자체를 기반으로 일정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무게·수량·부피가 아니라 가격(valorem)에 비례해 부과된다.


정책·시장 파급 효과 분석*필자 의견*

이번 50% 관세는 1980년대 이후 미국이 동맹국을 상대로 부과한 관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단기간에 양국 간 교역량 감소, 공급망 재편, 원자재 가격 변동 가능성을 촉발할 수 있다. 또한 미·인도 전략 동맹이 약화될 경우 중국·러시아의 역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특히 미국 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섬유·보석·의약품 분야는 가격 상승 압력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인도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유럽·동남아 시장으로 수출선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미국 정유·에너지 업계는 러시아산 석유 수요 감소를 기대하며 대체 공급처 확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공화당 내에서도 관세 확대에 찬반이 갈리고 있다. 일부 의원은 “인도는 대러시아 견제 전략의 핵심 축”이라며 지나친 압박이 동맹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외교·안보보다 경제 자국 우선’이라는 트럼프식 통상 정책이 재차 확인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25년 2월 13일 백악관 오벌오피스를 방문, 무역·안보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한 바 있다. 당시 두 정상은 ‘bromance’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러시아제 무기 구매와 에너지 거래 문제로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이어져 왔다.

현재까지 인도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뉴델리 외교 소식통들은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 중 하나인 인도가 러시아산을 전면 배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전한다. 미국 관세가 현실화됨에 따라 인도는 자국 산업 보호와 대러 관계, 대미 전략적 이해 사이에서 복잡한 셈법을 요구받게 된다.

이번 발표가 실질적으로 발효되는 시점, 추가 면제 품목, 양국 간 협상 일정 등 세부 내용은 추후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 CBP)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별도 고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