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파월 의장, 금리 인하에 나설 준비됐다” 자신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과의 면담 직후, 연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2025년 7월 2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약 30분간의 비공개 면담에서 양측은 금리와 경기 전망에 대해 비교적 화해적인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교환했다.

Trump and Powell meeting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금리에 대해 아주 좋은 회의를 가졌다”라며 “파월 의장이 ‘국가 경제가 견조하다’고 강하게 말했다. 나는 이를 그가 금리 인하를 권고하기 시작하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정책위원들은 그동안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지켜보기 전에는 성급히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충분히 견조해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다며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도 같은 날 CNBC ‘스콰크박스’에 출연해 연준 청사 리노베이션과 금리 정책을 동시에 겨냥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보우트 국장은 “주택 시장을 포함해 경제 전반을 지원하기 위해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이는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 캠페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준과 관련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질문들에 답을 얻을 것” — 러셀 보우트 OMB 국장

Federal Reserve Building

이번 회동 이후 양측의 대립으로 점철됐던 과거와 달리 파월 연준트럼프 백악관은 모두 “건설적인 대화였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연준 대변인은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을 맞이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우리는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책임감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되는 압박: 보우트 국장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언급한 ‘연준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재차 거론하며, 청사 리모델링 외에도 운영 적자 문제를 지적했다. 2024년 연준은 은행지급준비금에 지급한 이자가 투자 수익을 넘어선 탓에 약 8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정부에 보내오던 이익 송금을 중단했다.

보우트는 “미국 정치 체계에서 비판 없는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연준의 경영 방식에 대한 정책적 우려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파월 의장이 결국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언급하며, 과거 제기했던 해임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필요성을 보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즉각 인하될 가능성을 사실상 0%로 보고 있으며, 9월 이후 한 차례, 연말 이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용어설명: 연준이 은행으로부터 예치받은 초과지준에 이자를 지급하는 제도는 금융위기 이후 도입됐다. 이자를 높게 유지하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통화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연준이 보유한 채권 수익보다 지출이 커지면 운영 적자가 발생한다. 이는 재정 부담보다는 회계상의 손실이지만, 정치적 비판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완화돼 신흥국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섣부른 인하는 연준의 신뢰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파월 의장과 위원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참고로, 연준 본부 청사 리노베이션은 2014년 착공된 대규모 보수 공사로, 보안 시스템과 친환경 설비 업그레이드에 약 20억 달러가 소요될 예정이며, 2030년 완공이 목표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용 상승과 투명성 부족을 문제 삼아 ‘감사’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결국 백악관연준 사이의 헤게모니 싸움은 금리 결정권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9월 이후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지, 그리고 그 시점이 대선 정국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