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Fed) 의장과의 비공개 면담 직후 언론에 “매우 좋은 회의였다”고 밝히며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5년 7월 2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리 문제와 관련해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며 “파월 의장에게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정말 훌륭한 회의를 가졌다 … 금리에 대해 매우 좋은 논의였다고 생각한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백악관과 연준 사이의 긴장감
이번 면담은 드물게 현직 대통령이 연준을 직접 방문한 데 이어 이틀 만에 이뤄졌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콘스티튜션 애비뉴에 위치한 연준 본부를 찾아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했고, 그 과정에서 “금리를 더 빨리, 더 많이 내리라”는 요구와 함께 역사적 본관 2개 동에 대한 리노베이션 비용을 문제삼았다.
연준은 미 의회가 1913년 연방준비법(Federal Reserve Act)으로 설립한 독립적 중앙은행 체제다.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금융안정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게 국제 통념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부터 “금리가 너무 높다”는 이유로 연준을 반복 비판해 왔다.
◇ ‘멍청이(numbskull)’ 발언과 해임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파월 의장을 ‘멍청이’(numbskull)라고 지칭하며 대규모 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했다. 기자들이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을 묻자 그는 “해임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간 여러 차례 “해임권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전력이 있어 시장은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 주요 발언·사실 일람주요 숫자
- 면담 일시: 2025년 7월 25일
- 면담 장소: 백악관 오벌오피스 인근 집무실
- 트럼프 발언: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논란 발언: 파월 의장 향해 ‘numbskull’ 언급(7월 23일)
- 리노베이션 비용: 두 동 합산 약 3억 달러(트럼프 주장)*연준 공식 비용 추정치는 미공개
◇ 시장·정책적 의미
전문가들은 백악관과 연준의 갈등이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과 달러 가치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대통령의 공개 압박이 연준의 정책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파월 의장은 2019년 의회 청문회에서 “정치적 고려 없이 데이터와 목표에 따라 결정을 내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미 국채 수익률 하락, 신흥국 자본 유입,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고 노동시장이 견조하다는 점에서 ‘선제적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 용어 해설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는 미국 상업은행 간 초단기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기준금리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목표 범위를 설정한다. 시장 금리의 지표 역할을 해 소비·투자·고용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대통령이 금리 수준에 직접 언급하는 행위는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 기자 관전평
이번 사안은 단순한 ‘정책금리 인하 여부’뿐 아니라 민주주의 제도에서의 권력 분립 문제를 부각시킨다. 대통령의 압박이 연준 결정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 전례는 드물지만, 공개적인 수위가 높아질수록 투자 심리는 흔들릴 수 있다. 앞으로 예정된 9월 FOMC 회의 결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