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동쪽 건물(East Wing) 인근에 새로운 2억 달러 규모의 무도회장(ballroom)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업은 트루먼 행정부가 1952년 완료한 전면 개보수 이후 가장 대규모의 물리적 변형으로 꼽힌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착공식은 9월에 열리며 공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4년 임기 종료 시점인 2029년 1월보다 훨씬 앞서 마무리될 예정이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총면적 90,000제곱피트(약 8,360㎡) 규모로 최대 65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다”라고 밝혔다.
무도회장 건설 배경과 재원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답게 백악관의 연회·의전 시설 부족을 공개적으로 지적해 왔다. 그는 “비가 오면 남쪽 잔디밭(South Lawn)에 임시로 설치하는 대형 텐트가 큰 혼란을 야기한다”라며 고정식 실내 연회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총 2억 달러(약 2,700억 원)로 추산되는 사업비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민간 기부자들이 전액 후원할 예정이다*. *정부 예산 투입은 없다는 의미.
백악관 기존 공간과 비교
현재 대통령들은 스테이트 다이닝 룸(State Dining Room)에서 소규모 만찬을, 이스터룸(East Room)에서 100명 내외의 대규모 행사를 주최한다. 그러나 300명 이상이 참석하는 만찬·무도회 개최 시에는 남쪽 잔디밭에 임시 텐트를 설치해 왔다. 백악관은 “새로운 무도회장이 완공되면 텐트 설치·철거와 기상 변수에 따른 비용·위험 요소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가 오는 날엔 텐트가 재앙이 된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내부 개조 이력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2017~2021년) 중에도 오벌 오피스(Oval Office) 벽면에 금박 장식을 추가하고, 북쪽·남쪽 잔디밭에 대형 깃대(flagpole)를 설치하는 등 백악관 곳곳에 ‘트럼프식 미장센’을 적용해 왔다. 또한 로즈가든(Rose Garden)의 잔디를 걷어내고 콘크리트 파티오를 조성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무도회장 건립과 동시에 동관(East Wing)도 “모더나이즈(현대화)”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동관 사무실, 특히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사용하는 비서실은 임시로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역사적 맥락과 설계 방향
백악관은 1800년 완공됐으나 1812년 미영 전쟁 중 영국군 방화로 일부 소실돼 재건됐다. 이후 1948~1952년 트루먼 대통령이 “트루먼 리노베이션”으로 불리는 전면 보수를 거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프로젝트는 그 이후 최대 규모다.
백악관은 “무도회장의 외관·내장재는 기존 건축적 유산과 거의 동일한 양식으로 설계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안전·보안 사안은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 백악관 군사실(White House Military Office), 연방 비밀경호국(U.S. Secret Service) 등과 협의해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프로젝트가 위대한 레거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 로즈가든: 백악관 서쪽에 위치한 장미 정원으로, 대통령 기자회견과 각종 행사 장소로 쓰인다.
이스터룸: 백악관에서 가장 큰 실내 행사장으로, 결혼식·훈장 수여식 등이 열린다.
마러라고(Mar-a-Lago):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소유의 리조트 겸 개인 저택으로, 화려한 금빛 인테리어와 대형 무도회장으로 유명하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로이터 영어 원문 “Construction of Trump ballroom at the White House to begin in September”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며, 원문의 숫자·인명·지명·발언 등을 변형 없이 완전하게 반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