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애플 공동 발표, 투자자들에게 주는 의미는?

애플(Apple, NASDAQ: AAPL) 주주들은 최근 워싱턴 D.C.에서 일어난 예상 밖의 정책 변화로 인해 안도감을 표하고 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마이크로칩에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애플은 미국 내 추가 투자 계획 덕분에 사실상 관세 부담에서 대부분 벗어났다.

스마트폰 매장 이미지

■ 핵심 발표 내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

미국에서 직접 제조를 하거나, 미국 내 제조 투자를 확실히 약속한 기업이라면 이 같은 고율 관세에서 자유로울 것

“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기존 5,000억 달러였던 미국 제조 투자 계획을 6,000억 달러로 증액함으로써 예외 대상이 됐으며, 이는 향후 4년 동안 코닝,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브로드컴 등 10개 협력업체가 운영하는 79개 공장을 통해 45만 개의 미국 내 일자리를 직접·간접적으로 뒷받침할 전망이다.

■ 관세 정책의 변동성과 애플의 기민한 대응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움직이는 표적(moving target)’이라 불릴 만큼 수시로 변경되어 왔다.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가 발표된 2월 이후, 해당 세율은 순식간에 54%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아이폰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분산하려던 애플의 노력이 있었지만, 4월 미국은 인도산 제품에도 26%의 관세를 부과했고, 5월에는 제조국과 무관하게 미국에 수입되는 아이폰에 25% 관세를 예고했다.

이처럼 복잡한 관세 지형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추가 관세 부담을 상당 부분 피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애플이 이번 조치로 분기당 최소 수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 애플 재무 영향: ‘숨통이 트였다’

애플은 6월 종료 분기에서 관세 비용만 8억 달러를 기록했고, 9월 종료 분기에는 1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당시 매출 940억 달러, 순이익 234억 달러 수준이었던 애플로서는 관세가 순이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구조였다. 이번 사실상 면세 조치로 인해 총 관세 부담이 다소 줄어들면서, 애플의 영업이익률 및 주당순이익(EPS)이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인공지능(AI) 재정비와 시너지

관세 이슈와 별개로,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내년 중 향상된 시리(Siri) 음성 비서, AI 기반 스마트 글라스 및 신규 기능들을 출시할 예정이며, 글로벌 인사이트 서비스(Global Insight Services)는 소비자용 AI 시장이 2034년까지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율 관세 부담이 완화되면서 연구개발(R&D)과 시장 출시 일정에도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투자자 관점: 매수 타이밍인가?

애플 주가를 둘러싼 투자심리를 억눌러 왔던 가장 큰 불확실성은 관세 리스크였다. 이번 백악관 발표로 해당 리스크가 상당 부분 제거되면서,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해소됐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애플은 브랜드력, 생태계 잠금효과(lock-in), 그리고 AI·서비스 부문의 성장 등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견조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행정명령이 공식 발효되지 않았다는 점, 완제품 아이폰 전체가 면세 대상인지 반도체 부분만 면세되는지 등 세부사항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은 남은 변수다. 투자자는 법령 확정 전까지 ‘소금 한 줌(grain of salt)’의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 용어 해설: ‘관세(Tariff)’란?

관세는 국경을 넘어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무역적자 개선·외교적 압박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활용된다. 관세율이 높아질수록 제품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는 물론 기업의 원가 구조에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

■ 전문가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명분과 고용 효과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향후 정책적 우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특히 미·중·인도 간 공급망 다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애플은 ‘Made in USA’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또한 하드웨어 제조에서 서비스·소프트웨어·콘텐츠 구독 모델로 무게중심을 이동 중인 애플은, 고정비 성격의 관세가 완화되면서 AI·서비스 분야에 더욱 과감히 재투자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을 얻게 됐다.


결론

관세 면제는 숫자로만 보면 애플 실적에 직접적인 단기 이익을 더할 뿐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치·규제 리스크 완화, AI 혁신 가속화, 국내 고용 확대라는 세 가지 축에서 애플의 기업 가치 재평가를 촉발할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 주식을 이미 보유 중인 투자자라면 안도할 수 있는 뉴스이며, 신규 진입을 고려하던 투자자에게는 매수 명분이 더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