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재차 압박하며, 연준 청사 공사 관련 “대규모 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파월은 ‘항상 너무 늦는(Too Late)’ 사람”이라며 “통화정책 결정에서 계속 뒤처져 헤아릴 수 없는 손해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파월 의장을 상대로 한 공사비용 관련 소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 건물 공사에 30억 달러가 투입됐는데, 이는 50만 달러 규모의 단순 보수만으로 충분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에 대한 공세는 인사추천 문제로도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前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Steven Mnuchin)—그가 말하는 ‘스티브 마누유친(Steve Manouychin)’—이 파월을 추천했다”고 지적하며, 당시 인선 과정 전반을 겨냥했다.
비판 수위와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는 파월과 태평한(complacent) 이사회(Board)를 누르고도 남았다(blown through)”며 현 경제 상황이 견조하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이는 통화 당국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본인의 경제 성과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TD 코웬의 정책분석가 재럿 사이버그(Jaret Seiberg)는 트럼프의 소송 위협이 오히려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를 더 강경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버그는 “정치적 압박에 굴복해 금리를 내리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파월 의장은 더더욱 금리 인하를 미룰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기 둔화 시 파월에게 책임을 돌리는 한편, 연준의 물가 안정 집중 기조로 인한 혜택은 그대로 누릴 수 있어 정치적 유불리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정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을 연준 이사로 지명한 데 대해 사이버그는 “통상적 절차”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런이 “지역 연준은행 총재 전원에게 FOMC 투표권을 부여하자”는 견해를 밝혀왔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핵심 목표인 물가 안정·최대 고용 기조를 흔들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용어 해설]
•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2년 개설한 소셜 플랫폼으로, 기존 트위터 대안으로 알려져 있다.
•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다. 연준 이사회 7명과 지역 연준은행 총재 5명이 표결권을 갖는다.
• TD 코웬(TD Cowen)은 미국계 투자은행·리서치 업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향후 통화정책 결정을 독립적으로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2024년 대선 이후에도 정치권의 통화정책 개입 논란이 이어질 경우, 연준의 독립성·신뢰성이 중장기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