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 간의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 경쟁에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자신이 해당 거래 심사에 관여할 것이라 밝힌 발언에서 한발 물러선 태도 변화다.
2026년 2월 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I haven’t been involved)”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양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지만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법무부(Justice Department)가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 나는 아마도 매우 강력한 대통령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양측에서 전화가 왔다. 두 회사가 있지만 나는 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법무부가 처리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엔 넷플릭스와 워너 브라더스의 합병 여부에 대해 자신이 관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합병 시 결합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기자들에게 언급했다. 그 발언에서는 “내가 그 결정에 관여하겠다(I’ll be involved in that decision)”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제안액으로 827억 달러($82.7 billion)를 제시했다. 현재 미 법무부는 넷플릭스의 이 제안과 파라마운트의 경쟁적이고 적대적인 입찰(hostile bid) 양쪽을 검토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워너 브라더스의 영화·텔레비전 제작 스튜디오,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 프랜차이즈 가치를 중요하게 평가하며 인수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입찰자들 간의 차이를 인정했다. 그는 “한 회사가 너무 커서 허용돼선 안 된다는 이론이 있고, 다른 회사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There’s a theory that one of the companies is too big and it shouldn’t be allowed to do it, and the other company is saying something else)”라며 “그들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결국 승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마운트는 자신의 입찰안이 규제상의 승인 경로를 마련하는 데 더 수월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워너 브라더스 측은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반복해서 거부했다. 업계 관측에 따르면 파라마운트가 제안을 성사시키려면 거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아야 할 가능성이 컸다.
파라마운트의 최고경영자(CEO)는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이며, 그의 아버지인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은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 보도는 이 점을 상기시키며 파라마운트 측의 정치적·재정적 네트워크가 이번 인수전의 배경 요소임을 제시했다.
용어 설명
본 보도에 등장하는 몇 가지 핵심 용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적대적 입찰(hostile bid)은 목표 기업의 경영진의 동의 없이 주주들에게 직접 매수 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대상 기업의 경영진이 반대할 때 주로 사용된다. 법무부의 검토(antitrust review)는 합병·인수 거래가 경쟁을 저해하거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해 소비자 후생을 해칠 소지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로, 필요시 법적 조치를 권고하거나 거래를 제한·차단할 수 있다.
시장·경제적 의미와 향후 전망
이번 인수전은 콘텐츠와 플랫폼을 둘러싼 미디어·스트리밍 산업의 재편 가능성을 보여준다. 워너 브라더스는 영화·텔레비전 제작 역량과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 그리고 하우스 브랜드(예: 프랜차이즈 시리즈) 등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확보한 기업은 구독자 확보와 플랫폼 차별화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인수에 성공하면 글로벌 스트리밍 경쟁 구도는 더욱 집중될 수 있으며, 파라마운트가 성공할 경우 다른 전략적 시너지(영화·텔레비전 제작의 통합, 배급망 활용 등)를 기대할 수 있다.
규제 측면에서 보면, 미 법무부의 심사 결과가 거래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법무부는 시장 점유율, 콘텐츠 접근성의 공정성, 광고·콘텐츠 비용 구조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인수하게 될 경우 스트리밍 시장 내 과도한 집중(consolidation)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반면 파라마운트의 경우 자금조달 방식(부채 확대)이 규제 심사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도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인수전의 불확실성이 관련 기업의 주가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잠재적 시너지(승자의 프리미엄)를 기대하며 주가가 반응하지만, 규제 불확실성·거래 자금조달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가격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 또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섹터 전반의 M&A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쳐 동종 업종의 가치평가에 재평가를 초래할 수 있다.
전문적 관점의 종합적 판단
이번 사례는 대형 콘텐츠 기업 인수합병에서 정치적 발언이 거래 심사에 미치는 영향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불참 선언은 표면적으로는 직접적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지만, 이미 제기된 정치적 관심과 규제 당국의 집중 심사는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 실무적 영향은 제한적이지 않다. 법무부의 최종 판단과 양측의 재무·전략적 제안 내용 변화가 향후 6~12개월 내 이 거래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법적 심사과 자금 조달 계획의 투명성이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규제 당국은 단순한 기업 결합의 규모뿐 아니라 소비자 선택권과 콘텐츠 접근성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중심으로 평가할 것이며, 이는 거래 구조와 조건을 재설계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관련 기사 출처: 로이터(Kanishka Singh 보도), 워싱턴 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