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준금리 2% 인하 재차 요구…파월 의장에 “너무 늦다” 직격

[워싱턴 D.C.]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2% 수준까지 즉각 인하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2025년 9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소셜미디어 ‘Truth.Social’에 올린 글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견고한 성적을 냈음에도 “금리가 여전히 너무 높다”라며 연준의 통화정책이 “국가 재정 균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에서 파월 의장을 ‘Jerome “Too Late” Powell’이라고 지칭하며 “그의 안일한 대응이 없었다면 지금쯤 금리는 2%에 도달해 예산 균형을 맞추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무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주목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4.00%~4.25% 구간으로 낮췄다. 하지만 성명문과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만큼 무차별적인 추가 완화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틀 전 연설에서 “물가 불안노동시장 냉각이 동시에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제에 ‘위험이 전혀 없는 길(risk-free path)’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이는 시장의 과도한 완화 기대를 견제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2분기 GDP는 무역 관세의 부담과 최근 고용 둔화를 감안해도 예상보다 양호했다. 그러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3분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 관세 여파와 고용시장 둔화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내내 통화완화를 압박해 왔으며, 지난주 회의에 참석한 연준 이사 지명자 스테판 미런(Stephan Miran)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두 사람은 “즉각적이고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없을 경우 경기침체와 자산가격 급락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주목

그러나 파월 의장을 포함한 다수의 FOMC 위원들은 급진적 완화론을 “시기상조”로 규정했다. 시카고·보스턴·리치먼드 연은 총재 등은 이번 주 일제히 “데이터 의존적 판단”을 강조하며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CME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시장은 10월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93%로,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은 59.8%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연준의 공식 입장보다 더 공격적인 완화를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용어 풀이*1
bp(basis point): 금리 단위를 나타내는 0.01%p.
Truth.Social: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CME FedWatch: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파생상품 가격을 기반으로 산출하는 연방기금금리 예상 지표다.

● 기자 분석과 전망*2

금리 2%는 현재보다 200bp 추가 인하를 뜻한다. 연준이 ‘점도표’ 상단 전망을 수정하지 않는 한 단기간 달성이 쉽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어 파월 의장이 제시한 ‘리스크 균형’이 유지되는 한, 트럼프의 정치적 압박이 정책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호황’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백악관의 공세가 거세질수록 시장의 정책 기대·실망 변동폭은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