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이틀 연속으로 약세를 이어갔다. 2025년 7월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은 전일 대비 1.47% 내린 배럴당 66.45달러에, 8월물 RBOB 개솔린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첨가제 혼합용 개솔린 선물은 1.41% 하락한 갤런당 2.1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이 글로벌 성장 둔화와 에너지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 8월 1일부터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7월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20으로 급락해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존 ECB(유럽중앙은행) 분기별 은행대출설문에서도 2분기 대출 수요가 부진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원유 수요 축소 가능성이 더욱 부각됐다.
◼ 공급 변수: 이라크·쿠르디스탄 송유 재개 임박
이라크 정부가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 원유 수출을 재개하는 계획을 승인하면서 추가 공급 우려도 제기됐다. 수출이 재개되면 하루 23만 배럴이 Iraq–Turkey 파이프라인을 통해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이라크는 OPEC 내 두 번째 생산국이다.
◼ EU, 러시아 제재 강화…가격 지지 요인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속하는 러시아에 대해 20개 추가 은행의 SWIFT 배제, 러시아산 석유 제품 재수출 제한, 러시아 그림자 선대(船隊) 105척 제재 등을 포함한 신규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제재 대상 선박은 총 400척을 넘어섰다.
◼ OPEC+ 증산 계획·재고 추이
OPEC+은 7월 5일 회의에서 8월부터 일일 54만8천 배럴 증산을 결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향후에도 유사한 규모의 추가 증산이 가능하다”고 밝혀 가격 하락 압력이 커졌다. 반면 블룸버그 통신은 7월 10일 “OPEC+가 10월 이후 증산 동결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하반기 수요 둔화 시 재고가 하루 100만 배럴씩 증가해 2025년 4분기에는 소비 대비 1.5%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통계에 따르면 7월 1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3주 만에 처음으로 385만9천 배럴 감소했으나, 가솔린 재고는 339만9천 배럴, 중간유 재고는 417만3천 배럴 늘었다. 현재 원유 재고는 5년 평균보다 8% 낮고, 가솔린 재고는 거의 동일하며, 중간유 재고는 21.1% 낮다.
베이커휴즈는 7월 18일 주간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가 2기 줄어 422기로,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627기에서 급감한 것이다.
◼ 달러·운송·재고 흐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DXY 달러 인덱스가 1.5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하락 폭을 일부 상쇄했다. 시장조사 업체 보텍사(Vortexa)는 7월 18일 기준 전 세계 해상 저장 원유 물량이 전주 대비 14% 감소한 6,631만 배럴로 집계돼 가격 지지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7월 23일 발표될 EIA 주간 재고에서 원유 재고가 150만 배럴, 가솔린 재고가 2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용어 해설
① WTI: 미국 텍사스 서부지역에서 생산되는 경질유로, 국제 유가 벤치마크 중 하나다.
② RBOB: 미국 환경 규제에 맞춰 산소 첨가제를 투입하기 전 단계의 개솔린 기초유다.
③ DXY: 달러화의 상대 가치를 6개 주요 통화와 비교해 산출한 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