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로이터) — 리치몬트와 스와치 그룹 등 스위스 명품 시계 제조업체의 주가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스위스와 협력해 대미(對美) 관세율 39%를 낮추는 합의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이후 상승했 다.
2025년 11월 11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스와치 그룹(오메가, 티쏘, 론진 보유)은 장 초반 4.2% 급등했고, 리치몬트(까르띠에, IWC, 피아제 보유)는 2% 상승했 다. 시장은 관세 부담 완화 가능성을 재평가하며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됐 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말, 8월 7일부터 스위스의 대미 수출품에 39%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 다. 이는 그의 글로벌 교역 재편 조치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에 속하는 것이다.
스위스 정부는 블룸버그가 베른이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한 이후인 월요일,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 다. 베른은 스위스 연방 정부가 있는 수도로, 대외 발표에서 스위스 정부 또는 정부 당국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자주 쓰인 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우리는 그들의 관세를 조금 낮추기 위한 합의를 추진하고 있 다”라고 말하며,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진 않았지만, 스위스를 돕기 위해 무언가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 다.
스와치 그룹은 화요일 “합의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에는 어떠한 사안에도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 다.
리치몬트는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스위스 시계의 최대 시장은 미국
스위스 시계산업연맹에 따르면 미국은 스위스 시계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전체 수출의 19%를 차지한 다. 이는 관세 정책 변화가 스위스 시계 산업 전반에 미칠 직접적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시사한 다.
취리히 칸토날방크(한국의 지방은행격) 애널리스트 파트리크 슈벤디만은 “관세 분쟁이 해소된다면 상장된 스위스 명품 기업들뿐 아니라 스위스 시계 산업 전체에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 다.
슈벤디만은 리치몬트의 경우 미국이 최대 단일 시장으로, 지난해 그룹 매출의 약 21%를 차지한 반면, 스와치 그룹은 미국 비중이 15%였다고 분석했 다.
그는 또한 스와치 그룹이 대미 관세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 다. 스와치의 수출 물량은 대부분이 스위스에서 생산되지만, 리치몬트의 경우 절반 이상이 스위스 외에서 생산된 제품(예: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제작한 주얼리)이기 때문이 다.
케플러 슈브뢰르 애널리스트 존 콕스는 관세가 15%로 낮아질 경우 수익성에 대한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 다. 그는 “가격 인상은 소비자를 멀어지게 할 수 있으며, 해외에서 쇼핑하거나 스위스에서 생산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 다.
핵심 포인트 정리
이번 주가 반등의 배경은 관세율 39%에서 15%로의 잠재적 인하 기대다. 관세는 특정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소비자 가격 인상과 수요 위축을 야기할 수 있 다. 명품 시계와 같은 고가 제품은 가격 탄력성이 낮아 보일 수 있으나, 관세 인상 시 리테일 가격 인상 또는 마진 축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된 다. 콕스의 지적처럼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는 면세점·해외 구매 등 대체 경로를 찾거나, 제조원산지가 다른 비(非)스위스 제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 다.
반면 관세 인하 합의가 현실화되면, 기업은 재고·가격 정책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미국 내 판매 모멘텀이 회복될 여지가 있 다. 특히 미국 비중이 큰 리치몬트(매출 21%)와 스위스 생산 비중이 높은 스와치는 정책 민감도가 높아, 주가 변동성 역시 정책 뉴스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용어·맥락 해설
· 관세(tariff) —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역내 산업 보호와 교역 협상 지렛대로 활용되며, 인상 시 수입업체는 마진 축소 또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 게 된 다.
· 장 초반(early trading) — 정규 거래 시작 직후 시간대의 시세 변동을 의미한 다. 뉴스 모멘텀이 강하게 반영되는 구간으로 갭 상승/하락이 자주 발생한 다.
· 노출(exposure) — 특정 위험 요인(여기서는 관세)에 기업 매출·이익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지를 뜻한 다. 생산지와 원산지 규정, 매출 지역 구조에 따라 달라진 다.
· 베른(Bern) — 스위스의 연방 수도이자 중앙 정부 소재지로, 대외 커뮤니케이션에서 스위스 정부를 지칭하는 간접 표현으로 사용되곤 한 다.
시장 함의와 체크포인트
현재까지 공식화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블룸버그의 합의 임박 보도뿐이며, 스위스 정부의 공식 코멘트는 부재하 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수치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에, 39%→15% 인하가 최종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스위스 시계 최대 수출처(19%)라는 점에서, 관세 이슈는 단기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 다.
기업별로는 스와치 그룹이 스위스 내 생산 비중이 높아 관세 변화에 민감하고, 리치몬트는 이탈리아·프랑스 생산 주얼리 비중이 커서 상대적 완충 효과가 있을 수 있 다. 다만 미국이 리치몬트의 최대 매출 지역(21%)인 만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수요 회복과 마진 개선의 여지가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① 공식 합의 문안 공개, ② 발효 시점(예: 소급 적용 여부 포함), ③ 적용 범위(시계·주얼리·부품 등 세부 HS코드)다. 이들 요소는 소매 가격 전략과 도매 마진, 재고 회전에 직결되며, 소비자 가격의 미세 조정(할인 축소 또는 신제품 가격 책정)로 반영될 수 있 다.
기사 출처 및 인용
본 기사는 로이터(Reuters)의 존 레빌(John Revill) 기자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됐 다. 인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취리히 칸토날방크의 파트리크 슈벤디만, 케플러 슈브뢰르의 존 콕스의 코멘트를 포함한 다. 스와치 그룹과 리치몬트의 기업 코멘트 상태는 각각 “이행 전 비논평”, “응답 없음”으로 정리됐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