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수입 관세가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소비재 부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2025년 8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Fruit of the Loom, Jazwares, Brooks Sports 등으로 구성된 소비재 제품 그룹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1억 8,9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부진한 물동량(Volume), 관세 부담, 그리고 사업 구조조정을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관세로 인해 주문과 선적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버크셔는 설명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된 관세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혼란을 초래해 왔다. 관세가 부과되면 기업은 납품 일정이 불확실해지고, 그로 인해 재고 관리와 가격 정책도 조정해야 한다. 소비재 기업은 마진율이 높지 않아 추가 비용 전가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욱 크다.
다만 예외도 있었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운동화 제조사 Brooks Sports는 같은 기간 매출 18.4% 증가를 기록했다. 주문 단위(Unit) 판매량이 늘며 전체 그룹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Brooks Sports는 북미 러닝화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아,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요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버핏의 자유무역 옹호
버크셔 해서웨이는 다양한 산업에 걸친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 경제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따라서 관찰자들은 버크셔의 실적을 통해 거시경제 흐름을 가늠하곤 한다.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런 버핏 회장은 “관세는 무기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자유무역을 공공연히 지지했다. 그는 “균형 잡힌 무역은 세계에 이롭다”고 강조하며, 보호무역 기조가 장기적으로 기업 및 소비자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분기 실적은 정책적 현실과 이상적 자유무역 간 괴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관세 정책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브랜드 역시 공급선 재배치·물류 지연·원가 상승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버크셔 소비재 부문의 실적 둔화는 이러한 구조적 어려움을 숫자로 입증한다.
버크셔 2분기 전체 실적
버크셔 해서웨이 전체적으로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 줄어든 111억6,000만 달러(클래스 A 보통주 1주당 약 7,760달러)로 집계됐다. 투자·보험·철도·에너지 등 다른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냈음에도, 소비재 부진이 전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버크셔 회계 기준상 투자 자산 평가손익은 분기마다 큰 폭으로 변동된다. 그러나 버핏은 일관되게 “회사의 영업이익 추세가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더 정확히 반영한다”고 언급해 왔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 감소는 미·중 무역 긴장, 달러 강세, 소비심리 변동 등 복합적 요인을 시사한다.
소비재 업계에 미치는 시사점
소비재 기업이 관세 인상에 직면하면,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판매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을 전가한다. 그러나 수요가 탄력적인 제품은 가격 인상 시 매출 감소 위험이 크다. 둘째, 원가 절감(예: 생산지 이전, 소재 변경)을 추진한다. 이 경우 초기 투자비와 품질 리스크가 발생한다. 셋째, 마진 축소를 감수하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한다. 버크셔 소비재 부문의 5.1% 매출 감소는 세 가지 대응 전략이 병행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볼륨 손실을 피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의류·완구·스포츠용품 산업은 계절성과 트렌드 변화에 민감해 재고 회전율이 중요하다. 관세로 인한 물류 지연은 제때 매장·온라인 플랫폼에 상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해, 할인 판매나 재고 평가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버크셔의 언급처럼 주문·선적 지연은 영업실적에 즉각적인 부정 효과를 낳는다.
투자자 관점
투자자들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실물경제 전반을 대변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실적 발표를 면밀히 해석한다. 관세 충격이 소비재 부문 실적에 반영됐다는 사실은, 다른 글로벌 소비재 기업도 유사한 압박을 받고 있을 가능성을 높인다. 반대로 Brooks Sports의 18.4% 성장 사례는 브랜드 로열티와 프리미엄 포지셔닝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판매를 견인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관세 정책 완화 또는 추가 인상 여부, 그리고 글로벌 경기 둔화가 소비재 섹터 전반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버크셔 보고서는 ‘관세→물류 지연→매출 감소’ 흐름을 구체적 숫자로 제시함으로써, 정책 변화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용어 설명
관세(Tariff)란 특정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교역 조건 개선·재정 수입 확보 등을 목적으로 한다.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투자손익이나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지표다. 볼륨(Volume)은 판매단위 기준 출하·판매량을 의미한다.
이번 버크셔 해서웨이 2분기 실적은 보호무역 기조가 소비재 기업의 공급망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관세 부담 속에서도 일부 브랜드는 성장해 균형화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앞으로 무역 정책 변화와 소비자 수요 트렌드가 어떻게 교차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