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시한 앞두고 아시아 증시 대체로 약세…호주·일본 증시 엇갈린 흐름

[아시아 증시 동향] 관세 우려와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이 맞물리면서 31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을 최종 시한으로 제시한 무역협상 결과를 주시하며 위험 회피 심리를 강화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한 이후 합의에 실패할 경우 “특정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시사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증시 전반이 하락 압력을 받았으며, 전일 혼조 마감한 뉴욕 증시의 미묘한 신호 역시 투자 심리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9월 회의에서) 사전에 금리 인하를 결정하지 않는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

같은 날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미셸 보먼·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두 명이 0.25%p 인하를 주장해 7:2비(非)만장일치 결정을 기록했다.


호주 증시: S&P/ASX 200 하락 전환
호주 S&P/ASX 200 지수는 0.22% 떨어진 8,737.10으로 장중 8,701.30까지 밀렸다. 광산·에너지 업종이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다.

주요 광산주 가운데 BHP는 2% 가까이, Rio Tinto·Fortescue는 2% 넘게 빠졌다. Mineral Resources는 JP모건의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 여파로 8% 이상 폭락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Woodside EnergyOrigin Energy가 0.2~0.5% 하락했고, Santos는 0.4% 상승했다. Beach Energy는 6월 분기 생산 부진과 2025 회계연도 6억7,400만 호주달러 규모 감액 계획을 밝히며 10% 이상 급락했다.

기술주 중에서는 Zip(▲1%), Block·WiseTech Global(▲1% 이상), Xero(▲0.1%)가 상승했으나, Appen은 3% 넘게 밀렸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커먼웰스·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웨스트팩은 0.1~0.3% 상승했고 ANZ는 0.1% 하락했다.

금(金) 관련주 (Northern Star -2%, Evolution -3% 이상, Resolute -5% 이상, Newmont -2%, Gold Road -0.2%)도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기타 개별 종목으로는 Cettire가 트럼프 대통령의 저가 수입품 전면 관세 발언 여파로 20% 넘게 폭락했고, 여행 리테일러 Flight Centre는 중동 긴장 고조 및 미국·아시아 시장 비용 증가로 실적 가이던스를 하단 미달할 것이라 밝히며 9% 급락했다.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6월 호주 건축허가가 전월 대비 11.9% 급증해 예상치(1.8%)를 큰 폭 상회했다. 전년 대비로는 27.4%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1.2% 증가해 컨센서스(0.4%)를 상회했고, 2분기 소매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060억 호주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수입물가 지수는 각각 전분기 대비 -4.5%, -0.8%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 닛케이 4만1000선 회복
일본 닛케이225는 366.21포인트(0.90%) 오른 41,020.91로 오전장을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3.5% 뛰었고, 패스트리테일링은 0.3% 하락했다. 도요타(-1%), 혼다(-0.5%) 등 자동차주는 약세였다.

반도체 장비주 Advantest는 1% 이상 하락했지만 Tokyo Electron(+1% 이상), Screen Holdings(+3% 이상)는 양호했다.

은행주는 미즈호(+1% 이상), 스미토모미쓰이·미쓰비시UFJ(+0.5%씩) 모두 강세를 나타냈다.

대형 수출주 중에서는 소니(+1%), 미쓰비시전기(+1.5%), 캐논(-0.2%), 파나소닉(-2% 이상) 등 엇갈렸다.

주요 급등주로는 교세라(+9%), 아스텔라스제약(+7%대), 후지쿠라(+7%대), 후루카와전기·야마토홀딩스(+6% 이상), 디스코(+5% 이상) 등이 있었다. 반면 스미토모금속광산은 3% 가까이 하락했다.

경제지표 면에서는 6월 일본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7% 증가해 예상치(-0.7%)를 완전히 뒤집었고, 전년 대비로는 4.0% 늘었다. 경제산업성(METI)은 7월과 8월 생산 전망을 각각 +1.8%, +0.8%로 제시했다. 소매판매는 12조9,660억 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해 역시 전망치(1.8%)를 웃돌았다.

시장 관심은 31일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으로 옮겨갔다. BoJ는 기준금리 0.50% 유지를 거의 확실시하고 있다.


기타 아시아·글로벌 동향

홍콩 항셍지수는 1.3% 하락했고, 중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한국·인도네시아 증시는 0.1~0.7% 내렸다. 뉴질랜드·대만은 0.1% 약세였다.

뉴욕 증시는 전일 변동성 속에 혼조 마감했다. 나스닥은 0.2% 상승한 21,129.67, S&P 500은 0.1% 밀린 6,362.90, 다우존스는 0.4% 떨어진 44,461.28에 각각 장을 마쳤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독일 DAX(+0.2%), 프랑스 CAC40(+0.1%), 영국 FTSE100(보합권) 등 소폭 강세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West Texas Intermediate) 9월물은 1.18% 오른 배럴당 70.02달러로 마감했다. WTI란 미국 텍사스 서부지역에서 생산되는 경질유로, 국제 유가의 대표적 벤치마크다. 러시아 제재 유예기간이 50일에서 10일로 단축된 점과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가 영향을 줬다.


용어 설명 및 전문가 시각

S&P/ASX 200 지수는 호주 증시의 대표 지수로, 시가총액이 큰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단일 업종 비중이 높은 호주 시장 특성상 원자재·에너지 가격에 민감하다.

비(非)만장일치 금리 결정은 연준 의사결정자 간 경기 인식이 엇갈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9월 FOMC에서 실제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의미하며, 달러·엔 등 주요 통화 변동성과 채권금리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단기적으로 리스크 오프 정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호주·일본 등 각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점은 중장기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호주 건축허가·소매판매 급증은 내수 회복 기대를 높이며, 일본 산업생산·소매판매 호조 역시 엔화 약세와 결합해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미·일 중앙은행의 9월 이후 통화정책 경로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략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어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 현금 비중 확대, 환헤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