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왜 다시 ‘관세’인가 — 2025년 여름, 판이 뒤집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첫해인 2025년 7~8월, 러·우 휴전 압박용 고율 관세·대중 2단계 관세·귀금속·제약·반도체 특소재 관세를 잇달아 언급하며 시장의 뇌관을 건드렸다. 관세는 단순 무역세가 아니라 ①공급망 재편 ②물가·금리 경로 ③기업 이익률 ④자산배분 습관을 바꾸는 ‘메가 정책 변수’다.
Ⅱ. 100년 만의 리셋: 세 갈래 충격 메커니즘
- Real-Shock : 가격 왜곡→기업의 설비·소싱·재고 전략 수정→총생산성(PTF) 변화
- Financial-Shock : 인플레이션 프리미엄·채권 듀레이션 조정→할인율 상승
- Behaviour-Shock : 글로벌 투자 규칙이 ‘새 금본위는 관세장벽’이라는 인식 확산→패러다임 전환형 Home-Bias
과거 스무트-홀리 관세법(1930)은 대공황을 증폭시켰고, 1970~80년대의 자동차·반도체 협상은 플라자 합의와 함께 ‘엔 캐리 트레이드’·달러 기축 체제를 강화했다. 이번 ‘트럼프 관세 2.0’은 기술패권+안보패권 조합이라는 점에서 더 구조적이다.
Ⅲ. 거시 변수 5개 – 연준·물가·성장·재정·FX
항목 | 단기( 1Y) | 중기( 3Y) | 장기( 5Y+) |
---|---|---|---|
헤드라인 CPI | +0.4~0.7%p 상방 | Base 효과 소멸 → +0.2%p | 생산성·친환경 CAPEX에 따라 ± |
연준 정책금리 | 9월·12월 각 −25bp 인하 딜레이 | 중립금리 r* 재산정(2.5→3.0?) |
인플레 기대에 연동, 과거보다 변동폭 ↑ |
실질 GDP | 재고·순수출 변동성 ↑ | 설비투자 “Reshore CAPEX” +0.3%p | TPI* 0.5~0.7%p 상방/하방 양극단 |
재정수지 | 관세 수입 + 보조금 지출 → 순 효과 0 | 기업 감세 패키지 재협상 | 국채 발행 vs 세제 구조개편 |
달러 인덱스 | DXY 105 → 110 잠정 반등 | 쌍방 관세 → 무역량↓ 달러 수요↓ | 디지털 위안·원자재 결제 블록의 부상 |
*TPI = Total Productivity Impact
Ⅳ. 미국 주식 3대 루비콘
- 메가테크 집중 구조 : 관세로 인한 AI 설비 지출 펀더멘털 유지 vs 해외 매출 50% 의존 리스크
- 리쇼어·니어쇼어 밸류체인 : 시멘트·골재(MLM·VMC), 전력 설비(NEE·DUK) 등 ‘토목+에너지’ 수혜
- 금융·수요 파생 프리즘 : 401(k) 코인 편입, 국채 듀레이션 7→5년 단축, 옵션 거래량 사상 최고치
특히 ‘자국 생산 85%’를 내세운 포드 (F)와 ‘적자 성장’ 리비안 (RIVN)의 밸류에이션 갭이 관세 시나리오에 따라 2~3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
Ⅴ. 장기 투자자 체크리스트 (2025 ~ 2030)
- ① 프라이싱 파워 : 원재료 + 관세 비용을 소비자·정부에 전가할 수 있는가?
- ② 공급망 탄력성 : 다중 허브 전략(US-Mexico-Canada or US-Korea-Vietnam)
- ③ 정책 헤지 : 정치 이벤트 → 수요 절벽 우려, 옵션 전략·디스카운트 채권 병행
- ④ ESG-Inflation Paradox : 탈탄소 CAPEX는 물가 상방이나, 규제보조금은 실적 하방 완충
- ⑤ 멀티에셋 분산 : 금·원유·리튬·친환경 REIT 편입, 달러 / 위안 실질가치 지표 관찰
Ⅵ. 이중석의 통찰 — ‘보이는 장벽’과 ‘보이지 않는 사다리’
관세는 외부엔 장벽, 내부엔 사다리다. 장벽이 높을수록 자본·기술·인재가 국내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지만, 일정 높이를 넘으면 사다리 자체가 흔들린다. 1930년대와 달리 2020년대는 디지털·AI라는 초국경 가치사슬이 존재한다. 관세 충격이 하드웨어(재화)->소프트웨어(서비스)로 파급될 경우, 미국 기업의 해외 수익 창출 모델이 근본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필자는 세 가지 점을 제시한다.
- 중간재 관세 → 단기 인플레 → 연준의 r* 상향 가능성. ‘더 높은 중립금리’는 밸류에이션 상한을 구조적으로 낮춘다.
- Reshore CAPEX → 에너지·용수·부지 규제 병목(bottleneck). 인프라 수혜주도 선별 필요하다.
- 대체 무역 블록 : BRICS+·글로벌 사우스가 ‘원자재-통화 연동’ 실험을 확장할 경우, 달러 독점 → 플랫폼 독점의 균열로 직결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관세 2.0’은 단순 비용 이슈가 아니다. 미·중 G2 구조와 달러 기축에 기반한 70년 글로벌 자본 흐름을 재편하는 뉴 머니 블럭의 서막이다.
Ⅶ. 투자 시나리오 맵
시나리오 | 관세 세율·범위 | 연준 스탠스 | S&P 500 ROE(5Y) | 대표 섹터·ETF 예시 |
---|---|---|---|---|
A ‘관리된 재편’ | 10~15%·협상 유연 | 비둘기 – r* +25bp | 17 → 15% | XLI·PAVE·USRT |
B ‘확전’ | 20% 이상·상호 관세 | 매 – r* +75bp | 17 → 13% | XLE·DBC·GLD |
C ‘관세 휴전’ | 5% 미만·임시 유예 | 완화 – r* 동결 | 17 → 16% | QQQ·SOXX·ARKK |
*ROE 수치는 필자 추정. ETF는 대표 섹터 노출 예시로 투자 권유 아님.
Ⅷ. 정책·기업·투자자 액션 플랜
정부 : 관세 수입을 보조금 아닌 생산성 인프라에 투입, 기업 : ‘단가-원가-관세 Dashboard’ 구축, 투자자 : 얼룩진 지도(Map of Fragments) 관점에서 포트 재조정.
10년 뒤 우리는 2025년 여름을 ‘장벽이 사라진 시대에서 장벽을 리디자인하는 시대로 전환한 분기점’으로 기억할 것이다. 투자가가 해야 할 일은 장벽 뒤 기회를, 사다리 위 위험을 동시에 읽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