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T뉴스] 인도 주식시장이 6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향후 24시간 안에 매우 대폭으로 올리겠다”고 경고한 데다,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매입하는 인도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점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뿐 아니라 반도체·칩 및 제약 제품에 대한 별도 관세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 제조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 주 중으로 반도체 및 칩 수입품 관세를 발표할 것이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최대 25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관세 부과는 미국 경제와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그의 일관된 무역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동시에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줄이지 않는 국가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도 해석된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이날 기준금리 격인 레포금리(repo rate)를 5.50%로 동결했다. 산자이 말호트라 총재는 “물가 상승세와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향후 회의별로 경제 지표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RBI는 2025~2026 회계연도(FY26)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으며, 실질 GDP 성장률 전망은 6.5%로 유지했다. 이는 이전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 수치다.
주가 지수 동향에 따르면, 벤치마크 BSE 센섹스는 장중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다 전일 대비 166.26포인트(0.21%) 하락한 80,543.99에 거래를 마쳤다. NSE 니프티 지수도 75.35포인트(0.31%) 내린 24,574.20에 마감했다.
중ㆍ소형주 역시 부진했다. BSE 미드캡 지수는 1.0%, 스몰캡 지수는 1.1% 떨어졌다. 하락 종목 2,696개가 상승 종목 1,354개를 크게 앞질렀고, 154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감해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주요 낙폭 종목으로는 TCS, 에터널, HCL 테크놀로지스, 인포시스, 바자즈 파이낸스, 테크 마힌드라, 선 파마 등이 1~2% 떨어지며 지수를 압박했다.
용어ㆍ배경 설명
레포금리(repo rate)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의미한다. 인도 금융시장에서 정책금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변동 여부가 채권·주식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CPI(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가 구입하는 재화와 서비스 가격의 변동률을 측정하며, 통화정책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전략을 취한다.
BSE 센섹스와 NSE 니프티는 각각 뭄바이증권거래소와 인도국립증권거래소를 대표하는 지수로, 한국의 코스피나 미국의 S&P500과 비슷한 시장 대표 지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세가 현실화될 경우 인도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IT·제약 업종에 타격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내부 수요 중심의 은행·소비재 섹터는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리 동결 자체는 예상됐지만, RBI가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로 남아 있어 단기간에 금리 인하시그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한 투자 전략가는 “관세 이슈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도 내 제조 인프라 확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환율과 외국인 순매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