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정책의 장기적 여파: 스태그플레이션·금융시장 재편·글로벌 성장 경로 변화 전망
미국이 고관세를 통해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JP모건은 해당 정책이 향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1.3%로 하향 조정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했다. 본 칼럼에서는 미국의 대중·대세계 관세 확대 정책이 실물 경제,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글로벌 통화 및 신흥국 경제에 미칠 장기적 파급경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데이터와 과거 사례, 경제 이론을 결합한 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2026년 이후를 내다본다.
1. 미국 무역정책 변화와 관세 확대 현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그 후계 정권은 국가안보, 산업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2018년부터 대중, 유럽, 일본 수입품에 고관세를 부과하였다. 스틸·알루미늄(25%), 세탁기·태양광 패널(최대 50%), 자동차(예고) 등의 품목이 타깃이었으며, 2025년 발표된 추가 관세 위협은 약 200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 2018년 3월 미·중 무역전쟁 개시: 340억 달러 관세(25%)
- 2019년 5월 2000억 달러 추가 관세(25%)
- 2024년 말 유럽·일본산 전기차에 25% 관세 고려
이 같은 조치는 단기적 보호 효과를 일부 거두는 듯했으나, 수입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에 직접적 부담을 주었다. 관세가 원가 전가되어 최종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키는 메커니즘은 과거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Autor et al., 2019).
2. 과거 스태그플레이션 사례와 시사점
1970년대 초·중반 미국은 중동 석유 쇼크로 에너지 수입비용이 급등하며 고물가·저성장이 동시 발생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을 맞았다. 당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를 상회했으며 성장률은 0~2%에 머물렀다.
연도 | GDP성장률 | 소비자물가 상승률 |
---|---|---|
1973 | 5.6% | 6.2% |
1974 | -0.5% | 11.0% |
1975 | 0.3% | 9.1% |
당시 정책대응은 금리 인상, 재정지출 확대, 규제 완화 등이 병행되었으나 인플레이션 통제와 성장회복의 트레이드오프가 장기간 지속됐다. 관세 충격이 추가될 경우 에너지뿐 아니라 소비재·자본재 전반으로 비용 압박이 확산된다는 점에서 역사적 경험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3. JP모건 분석 요약: 성장 둔화와 달러 약세 전망
2025년 6월 JP모건은 미국의 대외 관세 강화가 2025년 성장률을 1.3%로 낮추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했다. 관세 도입 이전 전망치(2.0%)에서 0.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고관세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자극이 성장 모멘텀을 약화
- 달러화 약세 전환: 미국 외국인 수요 증가 기대
- 미국 국채 2년·10년물 수익률 하단 조정(3.5%·4.35%)
-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지연: 2026년 봄까지 100bp 인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중반 이후 10년물 금리는 4.3% 내외, 2년물은 3.8% 안팎에서 움직이며 강력한 금리인하 기대를 상쇄했다. 달러화 USD Index는 95~100 구간에서 하방 지지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4. 장기적 성장 경로: 2026~2030년 시나리오
관세 충격은 1회적 가격 효과를 넘어서 기업 투자·소비자 심리에 구조적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두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시나리오 A. 관세 지속·확대
- 연간 GDP 성장률 1.0~1.5% 유지
- 고용 증가세 둔화: 실업률 5% 후반 유지
- 민간투자·자본재 주문 위축
- 가파른 물가 상승률 3~4%대
시나리오 B. 관세 완화·철회
- 성장률 회복: 2.0~2.5%
- 실업률 4.0%대 진입
- 투자·소비 회복
- 물가 안정: 2%대
— 연준 목표 부합
현재 정책 흐름은 A 시나리오에 근접해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착될 경우 장기채권 수익률 상승과 주택·기업대출 금리 상승이 부정적 순환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5. 인플레이션 동학과 연준 통화정책
관세로 인한 물가 충격은 소비자물가(CPI)뿐 아니라 생산자물가(PPI)에 즉각 반영된다. PPI가 상승하면 기업들은 비용 전가로 CPI를 자극하며 2차 파급이 발생한다. 최근 PPI 상승률은 4%대, CPI는 3%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연준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인상의 부담을 반복해 강조했다. 그러나 고관세가 외부 충격으로 작용할 경우, 연준의 통화긴축 효과를 상쇄하며 장기금리 상승과 경제위축 사이에서 난감한 국면에 직면할 것이다.
보스턴 연준 콜린스 총재조차 “‘관세로 인한 가격 충격’이 얼마나 빨리 완화되는지가 정책 기조 결정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연준의 내부 자료와 시장 예측 금리를 종합하면, 금리 인하 시점은 2026년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6. 달러화 및 글로벌 환율 동조화
달러화는 2024년 말부터 약세 전환 중이다. JP모건은 2025년 달러 지수가 연간 3~5%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외국인의 국채 수요 감소 전망과 맞물렸다.
통화쌍 | 2025년 평균 | 변화율(예측) |
---|---|---|
EUR/USD | 1.10 | +4% |
USD/JPY | 130 | -3% |
USD/CNY | 6.8 | -2% |
달러 약세는 미국 수출 경쟁력을 일부 개선하나 관세 장벽으로 해외 수출 경로가 제한적이다. 반면 유로화·엔화·위안화는 강세 압력을 받으며 신흥시장 통화와의 동조성을 강화한다. 이로 인해 신흥국 금융환경은 완화되나 갑작스런 자본유입·유출 변동성 위험이 상존한다.
7. 글로벌 2차 파급: 신흥국과 선진국 영향
미국 관세 확대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구조적 재편을 가속화한다. 특히 중국·동남아·신흥국 제조망은 대체 시장 확보를 위해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 중국: 내수 보완, RCEP 활용 가속
- 동남아시아: 베트남·인도네시아 투자 증가
- 유럽: EU·메르코수르 FTA·인도 CPTPP 가입 모색
신흥국은 미국산 중간재 의존을 줄이고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 다만 글로벌 수요 자체가 위축될 경우 신흥국 수출이 동반 부진할 수 있다. 이는 신흥국 통화·국채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된다.
8. 금융시장 재편과 투자 전략
관세·인플레이션·성장 둔화라는 악재가 중첩되면서 금융시장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 장기채 수익률 베이시스 포인트 상승 압력 지속
- 주식시장: 성장·기술주 선호, 경기민감주는 저조
-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기업 신용 스프레드 상승
- 금·원자재 등 실물자산 안전자산 선호 강화
투자 전략 관점에서는 단기적 시장 조정 가능성을 대비하여
국채 포지션 관리, 질적 우량 기업·배당주, 실물자산·인플레 헤지 상품(금·TIPS)을 추천한다. 또한 관세 완화 국면 전환 시점을 포착해 순환주·소비재·수출주에 익절 매수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
9. 정책적 대안과 권고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고관세 정책은 다음과 같은 리스크를 내포한다.
- 지속적 비용 인상 → 경쟁력 약화 → 성장잠재력 저하
- 인플레이션 기대 고착 → 통화정책 유연성 상실
- 무역 파트너 보복 → 글로벌 수요 위축 악순환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권고는 아래와 같다.
- 관세 장벽의 단계적 정상화 계획 수립
- 공급망 다변화 지원 프로그램 확대
- R&D·디지털 전환 등 구조개혁 투자 강화
- 연준·기재부 간 협업으로 통화·재정정책 일관성 유지
단기 성과에 집착한 보호무역이 아닌, 혁신·품질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분업 재편에 대한 발 빠른 적응이 장기 성장의 핵심이다.
맺음말
미국의 관세 정책은 단발적 충격이 아닌 장기 구조 전환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등 복합적 도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본 칼럼에서 제시한 데이터와 시나리오를 토대로 정책·시장 ·투자 주체들은 장기적 관점의 대응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역장벽의 진폭을 최소화하고, 혁신과 다변화를 통해 성장경쟁력을 재확립할 때 미국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