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을 향해 “경제학자를 교체하거나 DJ 활동에나 집중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가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보고서를 낸 지 불과 며칠 만이다.
2025년 8월 12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관세를 통해 막대한 현금이 재무부로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나 다른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재무부 금고에 막대한 현금이 유입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관세는 소비자가 아닌 기업과 외국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며 골드만삭스가 자신에게 공을 돌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솔로몬과 골드만삭스는 시장 반응과 관세 효과를 잘못 예측했다. 그는 새로운 경제학자를 영입하거나, 아니면 DJ 활동에 전념해 대형 금융기관 운영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
트럼프가 교체 대상으로 지목한 경제학자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얀 하치우스(Jan Hatzius) 수석이코노미스트를 가리킨 것으로 보고 있다. 하치우스는 2011년부터 골드만삭스 경제분석을 총괄해 왔으며, 8월 10일자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가 6월 기준 22%의 관세 비용을 부담했지만 10월에는 67%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솔로몬 CEO는 ‘DJ D-Sol’이라는 예명으로 전 세계 클럽과 자선행사에서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권 최고위 임원이 DJ 활동을 병행하는 사례가 드물어, 그의 이중 직업은 미국 대중문화·금융 업계 모두에서 화제가 되어 왔다.
한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관세 수입은 7월 한 달에만 약 280억 달러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보다는 낮았으나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수 경제학자는 관세의 ‘지연 효과’가 본격화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돼 왔으며, 주로 중국·유럽연합·멕시코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 높은 수입 관세를 부과해왔다. 트럼프 진영은 이 정책이 미국 제조업 부흥과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지렛대’라고 평가하지만, 기업들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공공연히 시사하고 있다.
이번 발언 후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CNBC의 논평 요청에 “입장 없음”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SNS 글이 금융기관 운영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대선 정국에서 보호무역 이슈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용어‧배경 설명
-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SNS 플랫폼으로, 기존 트위터 정지 후 대안 커뮤니케이션 통로로 활용된다.
- D-Sol – 데이비드 솔로몬 CEO의 DJ 활동 예명이다.
- 관세(Tariff) – 특정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무역 불균형 시정 목적 등이 있다.
전문가 해설
시장 연구원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2024년 대선 이후 이어지는 보호무역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특히 관세로 조달한 세수가 단기적으로는 재정 수입 확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 구매력 약화·기업 마진 감소·공급망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를 ‘협상 카드’로 간주하며 추후 타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추가 완화 또는 강화 조치를 예고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금융업계 내부에서는 ‘DJ CEO’로 불리는 솔로몬에 대한 트럼프의 언급이 골드만삭스 브랜드 이미지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솔로몬은 2025년 1월 실적 발표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며, 해당 자리에서 경제 전망 팀 개편 여부가 관심사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