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리사 쿡이 2025년 11월 3일 미국 워싱턴 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경제 및 통화정책 전망(The Outlook for the Economy and Monetary Policy)’을 주제로 공개 연설을 진행했다. Kevin Lamarque | Reuters
2025년 11월 3일, 원문 기사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의 면직을 시도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이번 정책 연설에서 쿡 이사는 최근 단행된 금리 인하를 지지했고, 향후 추가 인하에도 열린 입장임을 시사했다.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8월에 면직을 시도한 이후, 연준 내 직위를 지켜온 소송전 외의 공개 활동을 크게 자제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설은 이러한 법적 공방 기류 속에서도 자신의 경제 진단과 통화정책에 대한 관점을 정리해 제시한 첫 자리였다.
워싱턴 D.C.의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발언한 쿡 이사는 현재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연준의 이중 책무(낮은 실업과 안정적 물가) 양측에 대해 상방·하방 위험이 동시에 높아진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노동시장 둔화 리스크와 물가 상승 리스크가 병존하는 가운데, 정책은 사전에 정해진 경로 없이 데이터에 기초해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쿡 이사는 직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0대 2의 표결로 결정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연속 두 차례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진 것으로, 연준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주1 인하 기조가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번 결정은 적절했다고 본다.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물가에 대한 상방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방기금금리 인하는 정상화를 향한 점진적 추가 조치로 본다.”
향후 경로에 관해 그는 데이터 중심(data-dependent) 접근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9월 FOMC가 연말 이전 추가 1회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지만, 쿡 이사는 “모든 회의는 라이브 미팅”이라며 사전 약속을 경계했다.
“항상 그렇듯, 나는 다양한 출처에서 유입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나의 전망 변화와 위험의 균형을 감안해 매 회의에서 통화정책 입장을 결정한다. 12월 회의를 포함해 모든 회의는 라이브 미팅이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직전 회의 후 수요일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은 아니라고 언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 결정에서 합의를 중시하는 위원회로 알려진 FOMC 내에서도 현재 의견 분산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쿡 이사는 “앞을 내다보면, 정책은 사전 결정된 경로에 있지 않다”고 말하며, “우리는 이중 책무의 양측 위험이 높아진 시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측면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아직 경제 전반에 완전히 파급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는 “일회성 가격 수준 상승”이며, 이것이 장기적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해설 | 핵심 포인트와 정책 시그널
첫째, 쿡 이사의 발언은 연준이 고용 둔화 리스크에 더 큰 가중치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용 하방 위험이 물가 상방 위험보다 크다”는 평가와 연속적인 0.25%p 인하 지지는, 완화적 기조로의 점진적 이동을 의미한다. 다만 그는 “라이브 미팅”을 강조해, 사전 약속을 피하는 유연성을 유지했다. 이는 특정 회의에서 반드시 인하(또는 동결)를 하겠다는 신호를 주지 않음으로써, 데이터에 대한 반응 함수를 명확히 한 것이다.
둘째, 의견 분산이 커졌다는 파월 의장의 언급과 10대 2 표결은, FOMC 내부에 정책 경로에 대한 실질적 논쟁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는 12월 회의가 진정한 의미의 라이브(결정 가능한) 회의가 될 것임을 확인해 주며, 쿡 이사 역시 동일한 프레이밍을 취했다.
셋째, 관세의 물가 영향에 대한 쿡 이사의 판단—일회성 가격 수준 상승—은 공급 측 충격이 단기적 물가 수준을 밀어올릴 수 있으나, 지속적 인플레이션(지속적 상승률)의 경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전제한다. 이는 연준이 일시적 충격과 추세적 압력을 구분해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시사로 해석된다.
넷째, 트럼프 대통령의 면직 시도와 이어진 법적 공방에도 불구하고 쿡 이사가 낮은 공개활동을 유지하다 이번에 정책 메시지를 직접 제시한 것은, 연준 내 정책 연속성과 제도적 독립성에 대한 신호로 볼 수 있다. 본문에서 새 사실을 추가로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그는 법적 맥락과 무관하게 정책 판단의 기준은 데이터임을 거듭 확인했다.
용어 설명
•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주1: 미국 은행들이 초과지준을 하루짜리로 서로 빌리고 빌려주는 금리다. 연준은 이 금리의 목표 범위를 조정함으로써 금융여건과 총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 이중 책무(Dual Mandate): 연준이 법적으로 추구하는 두 가지 목표, 즉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의미한다. 쿡 이사가 “양측 위험이 모두 높아졌다”고 언급한 맥락은, 고용 둔화 가능성과 물가 상방 압력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 데이터 중심(data-dependent): 특정 경로를 미리 공표하지 않고, 실시간 경제지표와 전망 변화에 따라 회의마다 정책을 결정하는 접근이다. 쿡 이사가 “12월을 포함해 모든 회의는 라이브”라고 한 것은, 회의마다 실질적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 정상화(normalization): 팬데믹 이후 비상 완화정책에서 벗어나, 경제 여건과 균형을 이루는 수준으로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쿡 이사는 최근의 0.25%p 인하를 이러한 정상화로 가는 추가적 단계로 평가했다.
의미와 파장
쿡 이사의 메시지는 사전결정 경로의 부재, 데이터 중시, 고용 리스크에 대한 높은 민감도로 요약된다. 이는 9월에 암시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과 조응하면서도, 12월 회의 결과를 기정사실화하지 않는 균형적 커뮤니케이션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경제지표(고용, 물가, 수요·공급 여건)의 방향성이 통화정책 경로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또한 관세의 물가 파급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평가는, 향후 몇 개월간 일시적 가격상승이 나타날 소지가 있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이를 장기 인플레이션 압력과 구분해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낸다. 이는 정책의 인내심과 선별적 대응을 정당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주1: ‘연방기금금리’는 본문에서 언급된 연준의 기준금리를 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