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주권 위협 1년, 캐나다인들 ‘엘보 업’ 저항 지속

토론토·오타와·밴쿠버·제이, 2026년 — 미국의 관세 부과와 주권 관련 발언에 대한 반발로 캐나다 전역에서 자발적 불매와 여행 보이콧이 고착화되고 있다.

2026년 3월 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54세의 온타리오 주민 리사 맥빈(Lisa Mcbean)은 이전에는 자연스럽게 미국산 과자나 음식을 구매하고 미국으로 여행을 다녔다. 그러나 2025년 초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맥빈은 식료품을 살 때 제품이 캐나다산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고, 예정돼 있던 여러 미국 내 콘서트 여행을 취소했다. 국경을 넘어 쇼핑을 가는 소소한 방문까지도 더 이상 일상적 선택이 아니다.

“Enough is enough,” 맥빈은 CNBC에 말했다. “왜 우리가 당신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나?”

맥빈의 행동은 더 넓은 차원의 보이콧 흐름의 일부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자는 반복적 발언과, 캐나다산 수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로 촉발된 분노가 전국적 소비·여행 패턴의 변화를 이끌었다. 초기에는 이례적인 애국심의 불꽃처럼 보였으나 1년 만에 4,100만 인구의 국가적 사회·경제적 질서 변화를 만들어냈다.

데이터와 여론조사는 캐나다인의 소비가 실제로 ‘엘보 업(Elbows Up)’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표현은 아이스하키에서 몸을 곧게 세우며 상대의 압박에 맞서는 자세에서 유래한 것으로, 미국의 압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캐나다 통계와 중앙은행, 민간 여론조사 기관 자료는 모두 이 같은 소비·이동 패턴 변화를 뒷받침한다.

경제적 관계는 여전히 크지만 긴장은 심화한다. 미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은 2025년 기준 캐나다가 미국의 두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전통적 관계가 얇은 얼음 위를 걷고 있다고 경고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경제학 교수 마이클 디버록스(Michael Devereux)“우리는 항상 미국을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여겼다”“지난 1년간 그 인식이 심각하게 약화됐다”고 말했다.

중앙은행과 민간 조사 결과를 보면 변화의 폭이 더 명확하다. 캐나다은행(Bank of Canada)은 작년부터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미국산 상품 구매와 미국 여행 지출 여부를 직접 물어보기 시작했다. 몬트리올 기반의 여론조사 기관 레저(Leger)가 2,600명 이상을 대상으로 1월에 실시한 설문에서는 60% 이상이 미국산 주류나 농산물 구매를 피한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은 미국계 소매업체나 웹사이트를 이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응답했다. 레저의 스티브 모솝(Steve Mossop) 수석부대표는 “캐나다인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데 매우 단호하다”고 말했다.

소매와 유통의 변화도 진행 중이다. 밴쿠버의 한 주류판매점에서는 상단에 “Buy Canadian Instead”라는 문구를 걸고 주요 미국산 위스키 브랜드 판매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토론토의 Great American Backrub 체인 대표 나지르 랄라니(Nazir Lalani)는 25년간 사용한 상호의 미국적 연계를 강조하는 간판을 교체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랄라니는 “세기 초만 해도 미국산은 캐나다에서 큰 영향력을 가졌다. 이제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정치적 배경과 외교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governor)’로 칭하며 경제력을 이용해 캐나다를 압박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사례가 포함됐다. 백악관 대변인은 CNBC에 제공한 서면 답변에서 “행정부는 미국의 경제력을 활용해 미국의 이익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밝히며, 캐나다 경제의 20% 이상이 미국 수출에 의존하고 있고 인구의 다수가 국경에서 100마일 이내에 거주한다고 지적했다.

작년 총선에서 승리한 캐나다의 총리 마크 카니(Mark Carney)는 전 영란은행 총재 출신으로, 그의 당선은 트럼프의 캐나다 주권에 대한 과장된 발언에 대한 국민적 반응으로 널리 해석됐다. 카니 총리는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미국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같은 달 캐나다는 중국과의 예비 무역협정에 합의했다. 카니는 이후 글로벌 순방을 통해 무역 동맹을 강화했고, 이번 순방에서는 미국 방문을 보류했다.

관광과 이동의 급감은 구체적 수치로도 확인된다. 캐나다 정부는 2026년 1월까지 지난 1년간 캐나다의 미국행 항공 귀국편이 거의 1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항공사들은 인기 있는 겨울철 은퇴자 여행지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로의 좌석을 올해 11% 줄일 계획이다(항공 데이터 제공업체 Cirium). 자동차를 통한 국경 횡단은 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거의 27% 감소했다. 항공·여행 데이터와 은행 분석가들의 관찰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의 국내 여행 지출은 증가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운영사인 시저스(Caesars)MGM의 임원진은 작년 실적 설명회에서 캐나다 방문객 감소를 인정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역 경기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메인주와 노스다코타의 일부 소매업체 매출이 관광객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스키·리조트 예약은 더 극적으로 줄었다. 인토피아 비즈니스 인텔리전스(Inntopia Business Intelligence)에 따르면 2026년 1월 캐나다인의 미국 산악 리조트 예약은 전년 동월 대비 45% 이상 급감했다.

버몬트의 제이 피크(Jay Peak) 리조트 총지배인 스티브 라이트(Steve Wright)는 과거 학교 단체 방문과 하키팀 참가가 리조트 수요를 채웠지만, 올해에는 캐나다 팀들이 대회를 건너뛰어 눈에 띄게 방문객이 줄었다고 전했다.

부동산·투자 심리 변화도 감지된다. 미국 부동산의 큰 외국인 바이어였던 캐나다인은 최근 온라인 검색과 매수 관심에서 후퇴하고 있다.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2026년 2월 캐나다인 이용자의 미국 부동산 목록 조회는 전년 동월 대비 거의 18% 감소했다. 온타리오의 오피스 매니저 데보라 말링(Deborah Marling)은 플로리다 사라소타에 있던 세컨드 하우스를 지난해 매각했으며, 이후 국내 여행을 늘리고 미국 대신 코스타리카로 휴가를 가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여론의 변화도 뚜렷하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02년부터 조사해온 바에 따르면 2025년에 캐나다인의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와 미국은 경제적으로 서로 필요로 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46세의 캐나다인 크리스 아그로(Chris Agro)“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가까운 이웃이며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엘보 업(Elbows Up)’은 아이스하키에서 상대의 압박을 버텨내기 위해 어깨와 팔꿈치를 세우는 자세를 의미한다. 캐나다에서 이 표현은 미국의 정치·경제적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집단적 저항을 상징하는 슬로건으로 확산됐다. 또한 CUSMA(Canada-United States-Mexico Agreement)는 캐나다-미국-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이전의 NAFTA)을 개정한 협정으로, 캐나다인들은 올해 재협상 결과와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향배를 주시하고 있다. ‘스노우버드(snowbird)’는 겨울철 미국 남부 지역으로 계절 이동하는 고령의 캐나다인 관광객을 일컫는 용어다.

전문가 분석: 향후 경제 파급력

중앙은행과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이 변화가 단기간의 감정적 반응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캐나다은행 연구진은 소비자의 미국산 제품 회피가 국내 브랜드의 점유율 확대를 가져왔고, 이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산 수입 감소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선택의 재편에 따른 대체효과로 물가에 하방압력을 줄 수 있으나, 수입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생산비 상승은 장기적으로 원가 상승을 유발해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이 될 수 있다.

수출 중심 산업은 미국 관세의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 캐나다 총생산의 20% 이상이 미국 수출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관세 지속은 제조업과 농축산업의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캐나다 내수시장의 확대는 일부 산업에선 투자 유인을 제공할 수 있어 산업 구조조정과 자국 브랜드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금융 시장 측면에서는 캐나다 기업이 미국의 깊은 자본시장을 여전히 필요로 한다는 점이 양국 경제 통합의 완전한 단절을 어렵게 한다. 다만 무역·여행 축소는 서비스업과 관광업의 실적 변동성을 키우며, 지역별로 고용과 소매 매출에 차별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앙은행과 정책결정자들은 이러한 구조적 전환에 대비해 통화정책과 산업정책의 조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세 조치는 캐나다인들의 소비와 이동, 정치적 태도에 실질적 변화를 촉발했다. 일부는 관계의 회복을 희망하지만, 다수의 캐나다인은 이 변화를 일시적 보이콧이 아닌 장기적 분리·재편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온타리오의 맥빈은 “이미 손상은 발생했다. 더 이상 보이콧이 아니라 변화, 즉 이혼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