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인플레 진정’ 선언 속 이란 분쟁이 물가 재급등 위험으로 부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고 반복해서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금리 인하의 논거를 약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물가 상승 압력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

2026년 3월 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의 긴장이 고조되자 유가가 급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est Texas Intermediate, WTI) 선물은 5% 이상 상승했고, 브렌트(Brent) 원유 선물은 약 6% 상승했으며 양쪽 모두 야간 고점에서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큰 폭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Gas prices

이번 유가 급등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사실상 중단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정유시설 차질 등으로 인해 공급 우려가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통상적으로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어, 이번 사태는 인플레이션 경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추가한다.

티에리 위즈만(Thierry Wizman) 맥쿼리 그룹(Macquarie Group)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는

“전쟁은 부정적 공급 충격과 연계되어 ‘인플레이션적’으로 작용해 왔다”

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전쟁 이전에도 사재기(hoarding)로 인해 유가가 이미 상승해 왔고, 교전이 시작된 이후에는 보험료 상승과 해상 운송의 경로 우회가 가격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너지 시장 외부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강화되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2026년 1월의 생산자물가지수(PPI, Producer Price Index)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지표에서 월간 0.8% 상승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였으며, 12개월 기준 상승률은 3.6%로 연방준비제도(Fed)의 2% 목표를 훨씬 상회했다.

또한 공급관리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ISM)는 제조업체 가격 지수에서 70% 이상이 2월에 가격 상승을 보고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전월 대비 11.5%포인트 급등한 수치이다.

용어 설명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브렌트(Brent)는 국제 원유 거래에서 대표적으로 참조되는 유종으로, 각각 미국 내 유가의 기준과 유럽·아프리카·중동 등 국제 유가의 기준 역할을 한다. 참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도매 단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해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선행하는 지표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이번 유가 상승의 영향이 측정하기 어렵고 궁극적으로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본다. 과거 중동 충돌에서도 유가 급등이 곧바로 장기적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되지 않은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관건
전문가들은 전쟁의 지속 기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에너지 및 천연자원 담당 부국장인 라비칸트 라이(Ravikanth Rai)는

“현재 단계에서는 가격 상승이 중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 불분명하다. 분쟁이 짧으면 구조적 공급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고 말했다.

미국이 자체 에너지 생산을 늘린 점은 유가 충격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소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셉 브루슐레아스(Joseph Brusuelas)는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 유가 급등은 반세기 전만큼 총생산이나 인플레이션에 심대한 하방 리스크를 주지 않는다. 미국 경제 규모가 커진 데다 노출도가 낮아졌다”

고 분석했다.

한 추정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은 약 0.2%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약 0.1%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현재의 유가 변동 폭은 이 임계값에 미치지 못해 단기적 경제 영향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다만 노동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관세 및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경기 회복의 속도는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있다. 스위스쿼트(Swissquote)의 수석 애널리스트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Ipek Ozkardeskaya)는

“대부분 지역에서 성장 회복이 팬데믹, 무역 및 지정학적 긴장의 여파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중동 긴장이 오래갈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재부상할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영향을 종합하면 지정학적 충격과 기초 비용 추세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연준의 2% 목표로의 점진적 귀환 경로를 복잡하게 만든다.

시장 참여자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보다 동결(hold)을 유지할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불균형한 성장세라는 상충하는 요인을 연준이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Barclays)의 유럽 주식전략 책임자 에마뉘엘 코(Emmanuel Cau)는

“이번 분쟁은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적 위험을 높이나, 성장·정책의 호의적 조합과 견조한 기업 실적이라는 배경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충돌이 궁극적으로 지역 안정을 가져오면 중기적으로는 유가가 하락하고 성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홀렌호스트(Andrew Hollenhorst)는

“연준은 유가 상승을 주목하겠지만,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이 단기적이라면 연준 관리들은 이를 ‘관통(look through)’하는 경향이 있다”

고 말했다.

Richard Bernstein Advisors CEO


정책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유동성·금리·환율 측면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관련 주(정유·석유화학 등)의 수익성에는 긍정적이나, 운송·소비재 업종에는 비용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분쟁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운송비·보험료 상승이 지속돼 근원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

정책 입안자 관점에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분쟁이 단기적으로 진정된다면 연준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분쟁이 수개월 지속돼 유가가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면 연준은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보다 엄격한 긴축을 재고할 수 있다. 셋째, 공급 충격이 성장 둔화와 결합해 스태그플레이션적 환경이 조성되면 통화·재정 정책의 조합이 더욱 어려워진다.

투자자와 기업은 시나리오별 리스크 관리를 준비해야 한다. 예컨대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헤지 전략, 공급망 대안 확보, 비용 전가 가능성 검토 등이 필요하다. 시장은 현재로서 연준의 향후 행보에 대해 보수적 접근을 예상하고 있으나, 지정학적 전개 양상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이란 관련 분쟁은 유가와 물가 경로에 단기적 불안요인을 제공함으로써 연준의 정책 판단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향후 분쟁의 지속 기간과 지역적 파급효과가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