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외 자산으로의 분산투자 필요성을 재확인시켰다. 이번 수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으며,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의장 압박이 위협적이지만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6년 1월 1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 기사는 사킵 이크발 아흐메드(Saqib Iqbal Ahmed), 수잔 맥기(Suzanne McGee), 로라 매튜스(Laura Matthews)가 작성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의 형사 수사 소식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Sell USA”(미국 자산 매도) 전략의 가능성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이는 지난해 관세 부과 사태 당시 크게 논의됐던 전략으로, 미국의 경제·정치·제도적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 미국 자산 노출을 줄이는 접근법을 뜻한다.
시장 반응은 대체로 제한적이었다. 달러화는 소폭 하락했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발표 이후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번 수사를 금리 정책에 영향을 주려는 “구실(pretext)”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전직 연준 의장들과 일부 의원들도 이번 조치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고,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후보 지명에 대한 의회 차원의 저지 위협도 제기됐다.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월가 주요 CEO들도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자산관리사의 반응도 엇갈렸다. Janus Henderson의 글로벌 고객 포트폴리오 총괄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세스 마이어(Seth Meyer)는 “국제 분산투자에 대해 여전히 우호적 관점을 유지하며, 이번 사건은 해당 입장을 강화한다”라고 말했다. Facet의 최고투자책임자 톰 그래프(Tom Graff)는 “약화된 연준은 장기채와 달러에 더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리는 12월에 비미국 주식 비중을 늘렸고, 지난 1년간 장기채를 언더웨이트로 유지해 왔다. 현 시점에서 우리는 포지션이 잘되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규모의 ‘Sell USA’ 트레이드가 형성될 조짐은 보지 못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파월 의장에 대한 공세의 최근 확전 형태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더 신속히 단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파월을 반복 비판해 왔다. 이번 조치는 그 캠페인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일부 전략가들은 이번 사안이 즉각적 충격을 주지 않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런던의 자산운용사 Robeco의 멀티애셋 전략 책임자 콜린 그레이엄(Colin Graham)은 “이런 사건은 수년간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매우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며 “지금은 변동이 크지 않더라도 누적된 위험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Sell America’ 우려와 배경 설명
지난해 관세 도입으로 촉발된 변동성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바뀌는 모습을 잠깐 목격했다. 당시 수익률과 자금 흐름의 급격한 변동은 일부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노출 축소 전략, 즉 ‘Sell America’ 트레이드가 논의되는 배경이 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전략이 대규모로 실행되지는 않았고, 미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 흐름은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됐다.
용어 설명: Sell USA(또는 Sell America) 트레이드는 미국 자산군의 비중을 줄이고 해외 자산으로 이동하는 투자 전략이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 제도적 리스크, 재정 신뢰성 문제 등이 투자자에게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할 때 주로 거론된다. 또한 연준 독립성(Fed independence)은 중앙은행이 정치권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능력을 뜻하며, 신뢰성 훼손은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 신용평가사·시장전문가의 견해
피치(Fitch Ratings)는 월요일 성명에서 연준 독립성은 미국의 AA+ 주권 등급을 지지하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국가 신용도와 직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맥쿼리(Macquarie)의 글로벌 외환·금리 전략가 티에리 위즈만(Thierry Wizman)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에게 달러를 이탈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뉴버거 버먼(Neuberger Berman)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올루미데 오월라비(Olumide Owolabi)는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하고 급격한 정책 변동에 익숙해지면서 충격 반응이 둔화돼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Signum Global Advisors의 회장 찰스 마이어스(Charles Myers)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에서 지나치게 밀어붙이면 부정적 시장 반응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 시장·경제에 미칠 파급 영향—체계적 분석
단기적 영향: 발표 직후 달러는 소폭 약세를 보였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즉각적인 자본이동이나 패닉 셀링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 확산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소폭 상승,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
중기적 영향: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심이 누적되면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 요구하는 위험 프리미엄이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주식의 할인율 상승(주가 하락 요인)과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채권 가격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 감소가 지속되면 달러 약세가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자산 가격과 원자재, 신흥국 통화에 연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기적 영향: 제도적 신뢰성 훼손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배분에서 미국 비중이 축소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자본비용 상승, 달러의 국제적 기축통화 지위 약화 가능성, 그리고 미국의 국채 수요 약화로 이어져 재정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정책·시장 대응 시나리오: (1) 정치적 압박이 완화되고 연준 독립성이 유지된다면 시장은 안정화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2) 만약 추가적 조치와 정치적 개입이 계속된다면 투자자들의 분산화 가속, 달러 약세, 미국 자산 프리미엄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3) 최악의 경우, 신용평가사의 등급 조정(예: 장기적 신용 신뢰도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피치의 언급은 이러한 채널을 통해 실제 등급 변동 가능성까지 시장이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 실무적 시사점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안은 국제 분산투자 강화와 함께 달러 헤지, 외화표시 자산 및 비미국 주식의 검토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또한 채권 포트폴리오에서는 장기물 금리 상승에 대비한 듀레이션 축소, 인플레이션 연동 채권 등의 고려가 유효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정치 리스크와 제도적 리스크를 포착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스트레스 시나리오별 자산 배분의 민감도를 재평가해야 한다.
종합하면, 이번 형사 수사는 즉각적인 대규모 자금 이탈을 촉발하지는 않았지만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신뢰라는 근본적 요소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시장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높였다. 향후 추가 전개 여부와 정치적·제도적 대응이 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