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급등하고 귀금속이 급락했다. 달러 지수(DXY)는 금요일 +0.79% 상승했다. 이번 달러 강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케븐 워시(Keven Warsh)를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워시 후보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연준 이사로 재직하며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자주 강조했던 만큼 다른 후보들보다 매파적 성향으로 평가된다.
2026년 1월 31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금요일 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고, MNI 시카고 제조업 PMI이 2년 이상 만에 가장 강한 확장 속도를 보였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추가로 강세를 보였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긴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2025년 12월(US Dec) 생산자물가(PPI·최종수요)는 전월 대비 +0.5%·전년 대비 +3.0%로, 시장 예상치인 전월 대비 +0.2%·전년 대비 +2.8%를 상회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7%·전년 대비 +3.3%로 예상(+0.2%·+2.9%)보다 강했다. 또한 미국 1월 MNI 시카고 PMI는 +11.3포인트 상승한 54.0으로 예상치 43.7을 크게 웃돌며 2년여 만에 가장 빠른 확장 속도를 기록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달러에 대해 혼재된 신호를 줬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Alberto Musalem)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높은 상황이고 전망에 대한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이 시점에 연방기금금리를 완화적 구간으로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반면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는 “통화정책은 여전히 경제활동을 제약하고 있으며, 경제지표는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히며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달러의 최근 흐름과 구조적 약점
달러는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의 최근 약세에 대해 “편안하다”고 언급한 뒤 화요일에 거의 4년 만의 저점까지 떨어졌었다. 다만 이번 지명 소식과 경제지표, 의회와의 임시 예산 합의 소식이 맞물리며 달러는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늦게 상원 민주당과의 정부 셧다운(셧다운) 회피를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으며, 이 합의는 국토안보부(Homeland Security Department) 예산을 2주간만 추가로 배정해 이민 집행 문제에 대한 추가 협의를 위한 시간을 벌고, 여러 정부 기관에 대해서는 연간 예산을 포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3월 17~18일)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을 약 17%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저에는 2026년 중 연준이 약 -50bp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깔려 있으며, 반대로 일본은행(BOJ)은 2026년 추가로 +25bp의 금리 인상을,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글로벌 금리·통화정책의 교차 효과가 달러에 구조적 약세를 제공하고 있다.
유로·엔화 및 지역별 경제지표
유로/달러(EUR/USD)는 금요일 -0.92% 하락했다. 달러 강세의 영향이 주원인이지만, 유로존 쪽 경제지표는 대체로 예상보다 양호했다. 유로존 12월 실업률은 예상치 6.3%에서 6.2%로 -0.1%포인트 하락해 기록적 저점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고, 유로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q/q +0.3%, y/y +1.3%로 소폭 예상 상회했다. ECB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11월과 동일한 2.8%였고, 3년 기대인플레이션은 +0.1%p 상승해 2.6%로 2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의 1월 조화소비자물가(CPI)는 전월 대비 -0.1%·전년 대비 +2.1%로 집계돼 예상인 -0.2%·+2.0%보다 강했다. 시장 스왑은 2월 5일 예정된 ECB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2%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달러/엔(USD/JPY)은 금요일 +0.98% 상승하며 엔화가 크게 약세를 보였다. 이는 달러 강세 외에도 일본의 지표가 일부 둔화 신호를 보인 영향이다. 일본의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0%로 예상 -0.5%를 크게 하회해 5.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도쿄지역 1월 CPI는 전년 대비 +1.5%로 예상 +1.7%보다 낮아 3.7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한 지표들은 BOJ에 대해 완화적 스탠스 유지 신호로 작용해 엔화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치적 요인도 엔화 약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조기 총선이 예정된 가운데 여당인 자유민주당(LDP)이 의석을 늘릴 전망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재정확대 우려가 커졌다. 또한 미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미-일 간 공동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며 화요일의 엔화 랠리가 반전됐다. 미 당국이 주요 은행들에 달러/엔 시세를 요청했다는 보도와 일본 재무장관의 개입 가능성 언급 등이 일시적 변동성을 유발했었다.
귀금속 시장의 급락: 금과 은의 대규모 청산
2월 인도분(또는 근월물) 금 선물은 금요일 -604.50달러(-11.37%) 급락 마감했고, 3월 은 선물은 -35.898달러(-31.37%)로 큰 폭 하락했다. 금은 1.5주 만의 저가로, 은은 3주 만의 저가로 밀렸다. 금요일의 주요 촉매는 트럼프 대통령의 워시 후보 지명 발표로 인한 달러 랠리였으며, 이로 인해 귀금속의 롱(매수) 포지션이 대규모로 청산됐다. 워시 후보는 강경한 통화정책 선호로 평가돼 대규모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목요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민주당과의 임시 합의를 발표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된 점도 귀금속에 부정적이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12월 PPI가 예상보다 컸다는 점도 연준의 완화 가능성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귀금속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그간 귀금속을 떠받쳐온 요인들도 존재한다. 지난 목요일 근월물 금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5,586.20를, 은은 사상 최고치인 $120.07/트로이온스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의 달러 약세 기대, 지정학적 리스크(이란·우크라이나·중동·베네수엘라 등), 미 정치 불확실성, 대규모 재정적자 우려 등으로 인해 안전자산 수요가 강해진 결과였다. 또한 연준의 12월 10일 발표 이후 금융시스템에 월 400억 달러 유동성이 투입되는 조치가 귀금속에 대한 가치 저장 수요를 자극했다.
중앙은행의 금 수요도 가격을 지지해 왔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12월 기준 보유 금괴량을 +30,000온스 증가한 74.15백만 온스로 집계해 14개월 연속으로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고, 세계금협의회(WGC)는 글로벌 중앙은행이 3분기에 220톤의 금을 매수해 전 분기보다 +28% 증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측면에서도 금·은의 순매수 포지션은 강세를 보였으며, 금 ETF의 롱 보유는 최근 3.5년 내 고점, 은 ETF의 롱 보유는 12월 23일 기준 3.5년 내 고점을 기록했다.
용어 설명(초보 투자자용)
DXY(달러 인덱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미 달러 가치를 가중평균한 지수로, 달러 강·약을 단순 비교하는 지표이다.
PPI(생산자물가지수): 생산자가 받는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CPI)에 선행하는 특성이 있다.
PMI(구매관리자지수): 제조업·서비스업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아래면 수축으로 본다.
COMEX: 금·은 등 귀금속 선물 거래가 활발한 미국의 거래소다.
FOMC: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위원회다.
향후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이번 워시 후보 지명과 연이은 경제지표는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와 귀금속 약세를 유발했다. 시장은 당분간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주시할 전망이다. 첫째, 워시 지명이 연준 의장직으로 확정될 경우 정책 기조는 상대적으로 매파적으로 평가되며,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고 달러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12월 PPI와 같은 물가 지표의 상방 리스크가 지속되면 연준의 완화 속도가 늦춰져 귀금속 수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셋째,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정치적 분열,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은 달러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귀금속에 대한 헤지(가치 저장) 수요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여지가 있다.
실물 및 선물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단기·중기적 상충 요인을 반영해 포지션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단기적으로는 달러 랠리에 따른 롱 익스포저(귀금속 매수 포지션) 축소와 헤지 포지션 확대가 관찰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나 유동성 증가가 다시 귀금속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특히 연준 의장 인준 절차, 다음 FOMC 회의(3월 17~18일) 전후의 경제지표 발표, 그리고 주요 중앙은행(BOJ·ECB)의 정책 변화 신호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다.
기타 사항
기사 게재일 기준으로 본문에서 언급된 모든 수치와 데이터는 발표된 공식 통계 및 시장 가격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게재일에 해당 기사 저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을 경우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