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인 제롬 파월(Jerome Powell, 72)에 대한 형사 수사 착수를 공개하면서, 공화당 의원과 전직 고위 정책결정자들이 파월 방어에 나서고 시장도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시 되돌아올 파장을 경고하는 등 새로운 정치·경제적 파장이 일고 있다.
2026년 1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자신에 대한 법무부의 형사 수사 개시 사실을 공개하는 동영상을 발표했다. 이 수사는 파월 의장이 지난 해 6월 상원 은행위원회에 제출한 연준 본부 건물 보수 관련 발언을 둘러싼 것이다.
파월의 발표 직후 나온 반응은 이례적이었다. 전직 연준 의장 세 명인 재닛 옐런(Janet Yellen), 벤 버냉키(Ben Bernanke),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수사를 강력히 비판했고, 여기에 공화당·민주당 정부에서 임명된 전직 재무장관 등 총 13명의 전(前) 고위 경제정책 책임자들이 성명에 동참했다.
“보고된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는 연준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례 없는 기소적 공격 시도다. 이는 제도적 약화가 심각한 신흥국에서 통화정책이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과 경제 기능 전반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법치주의가 기초인 미국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2018년 의장으로 임명한 이후 수년간 이어진 모욕과 압박의 연장선상에 있으나, 파월이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로이터는 이 같은 파열음이 연준 장악을 둘러싼 더 큰 갈등의 일단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 독립성의 의미
전문가들은 중앙은행 독립성이란 단기적 정치적 고려가 아닌 장기적 경제 성과를 토대로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중앙은행 독립성은 보수·진보를 막론한 많은 경제학자들이 합의하는 핵심 원칙으로, 물가 안정과 신뢰성 있는 거시정책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 중앙은행의 정치적 개입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장기금리 불안정,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연준의 구조는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Board of Governors)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통령이 연준을 정책적으로 장악하려면 이사회 과반인 4명의 동조 의원이 필요하다. 또한 12개 지역연준의 은행장들은 각 지역 이사회의 고용 대상이지만, 이사회 과반의 결의로 해임될 수 있다는 법적 구조도 존재한다.1
파월의 경력과 연준 내 입지
파월은 변호사 출신이자 전 투자은행가로, 72세이다. 그는 공화당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관료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연준에서는 총 14년을 재직하며 초당적 지지를 쌓아왔다. 파월은 특히 재닛 옐런과의 협업을 통해 경제 이론의 공백을 메우려 노력해왔고, 이런 관계 형성 전략이 최근 방어 결집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파월의 의장 임기는 5월에 종료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곧 후임자 지명을 결정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의장 임기가 끝나면 이사회에서 물러나지만, 파월은 이사(연준 위원) 자리를 유지해 2028년 초까지 이사회에 잔류할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단순히 금리 문제를 넘어서 파월을 봄에 연준에서 완전히 떠나게 만들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고 본다.
정치적·법적 공방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연준 이사 리사 쿡(Lisa Cook)을 해임하려 시도했으며, 관련 사안은 미 연방대법원에 다음 주 제소될 예정이다.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이 해임 시도가 실패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준 내 다른 주요 인사로는 현직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가 있으며, 그는 핵심 원칙 수호자로 여겨진다.
예일 경영대학원 교수 출신인 윌리엄 잉글리시(William English)는 “실질적으로 변화를 주려면 트럼프는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할 4명의 이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토맥 리버 캐피털의 CIO이자 연준 정치·역사 관련 서적 공동저자인 마크 스핀델(Mark Spindel)은 “최근까지 나는 그가 (이사회에서) 떠날 것이라고 단호하게 생각했다. 지금은 남을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이번 사태가 파월의 보다 광범위한 대응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다음과 같은 경로로 전개될 수 있다. 첫째, 정치적 리스크 증가는 장기금리(미국 국채 10년물)와 기업채 리스크 프리미엄을 상승시켜 자금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중앙은행의 정책 자율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신호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실질금리와 명목금리 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셋째, 미·국제 주식시장은 불확실성 확대로 변동성(Volatility)이 단기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단기적 반응과 중장기적 파급효과는 다를 수 있다. 만약 연준의 독립성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법적·제도적 장치가 수호된다면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반대로 정치적 개입이 지속되고 이사회 구성에 실질적 변화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의 위험선호가 위축되며 자본비용 상승과 투자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적·시장적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법적·제도적 장치가 연준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경우: 시장 충격은 단기적이며,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하·인상 결정의 연속성)는 유지된다. (2) 트럼프가 연준 이사회에서 실질적 과반을 확보하는 경우: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이 약화돼 장기금리·인플레이션 프리미엄 상승, 달러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진다. (3) 정치적 공방이 장기화되나 법원이 제동을 거는 경우: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금융시장에는 간헐적 충격이 반복될 수 있다.
투자자·기업·정책 입안자에 대한 실용적 시사점
투자자와 기업은 단기적 포지션 조정과 함께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금리 민감 업종(예: 금융, 부동산, 공공·민간 인프라 사업)은 자금조달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제도적 안전장치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한 투명한 소통과 법적·절차적 절충을 고려해야 한다.
결론
이번 파월에 대한 형사 수사 착수 발표는 단순한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연준 독립성과 미국 거시경제 운영의 기초를 둘러싼 광범위한 논쟁을 촉발했다. 전·현직 고위 인사들의 집단적 반응과 일부 공화당의 이탈, 시장의 민감한 반응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향후 사법적 판단과 연준 이사회 구성, 정치권의 행보가 이 사안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다.
1 연준 구조와 해임 권한 등은 법적·제도적 해석에 따라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며, 구체적 사건별 판단은 법원·규제기관의 해석에 따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