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새로 도입한 15% 글로벌 관세가 금융시장과 산업별 수급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지고 있다.
2026년 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이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권한을 무효화한 판결을 내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보다 축소된 형태의 15% 관세를 새로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각 산업별, 기업별로 영향을 받는 양상이 엇갈리고 있으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리테일 및 소비재 분야
월가 분석가들은 관세 인하(또는 구조 변경)가 소비자 전자제품 소매업체 및 의류·스포츠 브랜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퍼리스(Jefferies)는 Best Buy, Ralph Lauren, Nike를 관세 축소로 가장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지목했다. 또한 대형 할인점 Target과 화장품 회사 Elf Beauty도 수혜 후보로 분류됐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장난감, 운동용품 및 게임 관련 품목들이 초기에는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았기 때문에 트럼프가 새로 부과하는 수준은 이전보다 약 4% 낮다고 지적하며 해당 품목군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자상거래 기업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는 중소형 전자상거래 주식들이 혼재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tsy, eBay, Wayfair, Chewy 등은 지난 금요일(대법원 판결 직후) 랠리를 보였으나, 트럼프의 새 글로벌 관세 공지로 불확실성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BofA는 특히 Etsy가 관세 변동성에 가장 강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는 Etsy의 구매자·판매자 네트워크 가운데 약 절반이 미국 외 지역에 분포해 있고, 단일 수입국이 전체 총매출의 4%를 넘지 않는 등 거래 경로와 국가가 다양하게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온라인 애완용품 소매업체 Chewy와 가구 플랫폼 Wayfair는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이며, Wayfair는 지난해 관세 변화에 이미 적응한 사례로 분류됐다.
제지·목재·포장 분야
관세 판결은 국내 포장재와 목재 업체들이 저렴한 수입품에 대해 갖고 있던 경쟁 우위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RBC 애널리스트들은 Clearwater Paper, Rayonier, Sylvamo 및 Smurfit WestRock 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조사에서는 미국 바이어 대다수가 2월에 컨테이너보드(containerboard) 가격이 하락했다고 보고했으며, 유럽산 수입 급증이 공급을 늘리고 가격 압박을 심화시켰다. 실제로 Smurfit와 미국 기반의 International Paper는 월요일에 각각 주가가 7%와 6% 하락했다.
자동차 산업
포드(Ford Motor)와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같은 전통 완성차업체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관세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 왔다. 바클레이즈(Barclays)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이들 기업에 즉각적인 완화책을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 이유로 다수의 자동차 관련 관세가 1962년 무역확대법(Trade Expansion Act of 1962)의 Section 232에 따라 부과된 것이며, 이번 판결로 무효화된 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수준의 관세와는 별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원자재
철강, 알루미늄, 구리 생산업체들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Steel Dynamics, Alcoa, Freeport-McMoRan 등은 해당 관세가 Section 232에 따라 남겨져 있으므로 직접적 영향이 거의 없다고 ING와 유니크레딧(UniCredit)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했다.
신흥시장(이머징 마켓)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중국이 이번 관세 조정의 주요 수혜국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의 벤치마크 지수는 월요일 장에서 2.5% 상승했으며,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Tencent) 등 기술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모건스탠리와 제이피모건(J.P. Morgan)은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종전의 32%에서 각각 24%와 27%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외 지역에서는 인도,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경제권, 브라질이 전반적으로 이득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BofA는 동남아 대부분의 관세 인하 폭을 약 4~5%로 예상하며, 모건스탠리는 인도에 대한 관세율이 14%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용어 설명
Section 232는 1962년 제정된 무역확대법(Trade Expansion Act of 1962)의 조항으로,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특정 수입품에 대해 관세 또는 수입제한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IEEPA(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는 대통령에게 국가 비상사태 시 경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다. 이번 사안에서 두 법적 근거가 각각 다른 품목과 상황에 적용되면서 판결과 정책 변화가 산업별로 다르게 작용하고 있다.
산업·가격 영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이번 관세 재편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업종 간 차별적 영향을 심화시킬 것이다. 우선 국내 목재·포장 업체는 저렴한 수입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조사 결과와 월요일의 주가 하락 사례는 이미 시장이 해당 리스크를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소매업과 일부 소비재 분야는 관세 축소로 원가 하락 및 마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전자제품·의류·스포츠 용품 등은 수입 비중이 큰 품목군으로, 관세 인하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면 소비자 수요 회복과 함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잦아들기 전까지는 재고관리·공급망 조정 비용이 동반될 수 있다.
전자상거래 부문은 플랫폼별·상품별 영향이 상이하다. 다국적 공급망에 분산된 플랫폼(예: Etsy)은 관세 충격에 대한 내성이 크지만, 특정 지역에 공급망이 집중된 업체는 단기적 비용 상승 또는 공급 차질에 더 민감하다. 따라서 투자자는 각 기업의 공급망 구조, 재고 전략, 환헤지(외환 위험 관리) 수준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신흥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자금 흐름과 환율, 상품 수출입 구조를 통해 전 세계 금융·실물경제에 파급될 수 있다. 특히 중국·동남아·인도 등으로의 관세 인하가 현실화되면 해당국의 수출 회복과 주식시장 상승, 관련 ETF의 자금 유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 내 제조업과 일부 원재료 산업은 Section 232에 따른 보호가 지속되므로, 전반적 구조는 업종별로 명확히 갈라질 전망이다.
투자자 유의점
관세 정책은 정치적 결단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예측 불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는 관련 기업의 수입 비중, 공급망 다변화 여부, 가격 전가(전가 가능성), 재고 수준 및 기존 헤지 전략을 점검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또한 단기 뉴스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포지션 크기와 손절 규율을 명확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하면,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15% 관세 도입은 산업별로 상이한 영향을 미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재차 증폭시키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은 정책의 세부 시행 방식과 법적 쟁점, 공급망 구조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