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아시아 반도체 관련 주가가 7일 혼조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에서 생산하거나 미국 내 설비 투자를 확정한 기업은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면제 요건이 될 ‘국내 생산 비율’의 구체적 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은 장 초반 5% 넘게 급락한 뒤 낙폭을 다소 줄여 일본 시간 11시 20분 기준 2.9% 하락세를 기록했다.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와 어드반테스트 역시 각각 4%, 3.3% 내렸다.
반면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라디오 발언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47% 상승했는데, 이는 애플이 텍사스 세먼테일 공장에서 생산되는 삼성 반도체를 아이폰 등 주요 기기에 채택하기로 확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도 장 초반 4% 이상 오르며 초강세를 보였다. TSMC는 최근 애리조나 3개 공장 건설에 65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3월엔 미국 투자 규모를 총 1,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우리는 반도체·칩에 매우 큰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생산하거나 생산을 약속한 기업에는 어떠한 부담도 없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애플·삼성전자·TSMC 등은 관세 폭탄을 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본 업체처럼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낮은 기업은 직격탄이 불가피하다.
에르니 테데스키(예일대 Budget Lab 경제담당 디렉터)는 “관세 적용 방식의 디테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확한 시행 규칙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앤드루 잭슨(ORTUS Advisors 일본 주식 전략 총괄)은 “첫 보도에 따른 충격으로 일본 반도체 장비주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미국 내 생산 확대가 곧 일본 장비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복잡한 ‘국내 생산 비율’ 기준, 왜 중요한가?
현재까지 ‘국내 생산’의 정의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한국·대만 기업의 최종 면제 여부 역시 유동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출·물량·설비투자 가운데 어떤 지표가 채택되느냐에 따라 기업별 유불리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용어 설명
Tariff(관세)는 국가 간 무역에서 수입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를 목표로 한다. Semiconductor(반도체)는 전기가 잘 통하지도, 완전히 통하지도 않는 반(半)도체 물질을 말하며, 스마트폰·자동차·가전·AI 등 핵심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한다.
※본 기사는 CNBC의 2025년 8월 7일자 영문 기사 ‘Trump’s 100% chip tariffs hit Japan’s giants, but Samsung and TSMC rise on U.S. bets’를 기반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