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관련 관세 위협이 미·EU 간 무역협정의 무산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글로벌 투자·분석업체인 울프 리서치(Wolfe Research)의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했다. 해당 위협은 미국이 그린란드 매입을 허용받을 때까지 여러 유럽 국가에 대해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을 가리킨다.
2026년 1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이미 체결된 미·EU 무역협정의 비준(비준절차)에 중대한 장벽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이 서명한 해당 협정은 미국의 대(對)EU 수입품에 대한 관세 상한을 15%로 제한하고, EU는 미국 수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자제하기로 약속한 내용이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발표에서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영국 등 8개 유럽국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이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인수할 수 있을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미국이 그린란드를 매입하지 못할 경우 6월부터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매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럽 각국은 이러한 관세 위협을 ‘블랙메일(강압적 압박)’로 규정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EU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관련 시도 때문에 해당 무역협정을 비준할 수 없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EU 회원국들은 브뤼셀에서 예정된 긴급 정상회의(목요일)에 앞서 다양한 보복 및 방어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 중인 대응책으로는 미국산 수입품 약 930억 유로(€93bn) 규모에 대한 관세 패키지 적용이 검토되고 있으며, 또 다른 옵션으로는 이른바 “반(反)강압 도구(Anti-Coercion Tool)”의 발동이 거론되고 있다. 이 도구는 투자 접근 제한, 은행업 활동 제한, 서비스 무역 제한 등을 통해 특정 국가의 강압적 경제행위를 제약하는 수단이다. 로이터는 EU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까지는 첫 번째 옵션(€93bn 관세)에 지지가 더 많이 모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울프 리서치의 평가 및 메모
울프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트럼프의 발표가 최근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별도 관세 유예 발표와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 스테파니 로스(Stephanie Roth)를 포함한 이들은 메모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번 발표는 중국 반도체 관련 추가 관세 유예를 연기한 최근의 보다 온건한(dovish) 성명과는 대조적이다. 새해 전날 목재/가구 관세 상승을 연기한 결정과 결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계속해서 인상하는 데 대해 다소 덜 적극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이 두 분야에는 복잡성이 있어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울프 리서치는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섹터별·지역별로 복잡한 영향이 있어 단일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특히 정책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위험 프리미엄 상승, 무역비용 증가, 공급망 재설계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용어 설명 및 맥락
그린란드(Greenland)는 덴마크의 자치령(대체로 반자치적 지위)을 가진 거대한 섬으로, 지리적 요충 및 천연자원 잠재성 때문에 전략적 관심 대상이다. 미국과 유럽이 관할권·안보·자원 접근을 놓고 갈등을 빚을 경우 무역·외교·군사적 차원에서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관세(Tariff)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관세율 인상은 해당 품목의 수입 가격을 높여 소비자물가와 기업의 생산비를 증가시킨다. 반대로 관세 협정이나 관세 상한 약속은 무역비용을 낮추어 교역 촉진 효과를 낸다.
Anti-Coercion Tool(반강압 도구)은 EU가 개발 중인 무역·투자 정책 수단으로, 특정 국가의 경제적 압박행위(예: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강제적 제재·압박)에 대해 보복·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전통적 관세보복과 달리 금융·투자·서비스 분야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을 포함한다.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
첫째, 미·EU 무역협정의 비준 지연 또는 무산은 중기적으로 양측의 교역 비용을 올리고 기업의 무역계약·투자 계획을 재조정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자동차, 기계, 항공우주, 농산물·식품 등 중공업·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관세율 10%에서 25%로의 잠재적 인상은 해당 품목의 수입가격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려 기업의 마진 축소 및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단기 금융시장에서는 대(對)유럽 및 대미국 exposure가 큰 기업의 주가 변동성 확대, 안전자산 선호 심화(달러·국채 강세 등)가 예상된다. 무역 불확실성 증가는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을 높여 자본비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넷째,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가속화할 수 있다. 기업들은 관세·정책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거나, 비용 상승을 감내할 수 있는 가격전가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기적 실물경제 충격뿐 아니라 중장기적 경쟁구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주는 시사점
투자자와 기업들은 다음과 같이 대비할 필요가 있다. (1) 단기적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섹터·지역 다각화), (2) 주요 거래선과 공급망에 대한 리스크 평가 및 대체 공급망 확보, (3) 환율·원자재 가격 및 운송비 변화에 대한 민감도 분석을 통해 가격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EU의 보복 관세 조치(€93bn 규모 논의)나 Anti-Coercion Tool 발동 가능성은 기업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일정 및 전망
당장은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인 긴급 정상회의(목요일)가 관건이다. 회의 결과에 따라 EU의 대응 강도와 범위가 결정되며, 이는 곧바로 무역협정의 비준 절차와 시장 반응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6월의 관세 인상(25%) 시계가 유효한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몇 달간은 관련 정책 발표와 외교적 기류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관세 위협은 단순한 외교적 발언을 넘어 실물경제·금융시장·무역정책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과 정책결정자들은 관련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의 충격 경로를 다각도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