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15%+ 관세 시대’ 개막…미국 증시·실물경제에 드리울 10년의 파장

이중석의 美경제 딥다이브·칼럼
경제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1. 서론: ‘관세는 계약금’이라는 도발적 선언

2025년 여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일본·인도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을 상대로 최소 15%에서 최대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전격 발표했다. 그는 이를 ‘야구 계약금’에 빗대며 관세는 우리가 받는 선물이며, 투자의 씨앗(seed money)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세는 선물이 아니라 경제의 상수(常數)변수를 동시에 흔드는 거대한 체제 변화다.

본 칼럼은 트럼프발 관세 체제가 향후 1년을 넘어 10년 이상 미국 주식·경제에 미칠 구조적 충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 및 거시지표 경로를 전망한다.


2. 거시 데이터로 본 ‘관세 쇼크’의 1차 파동

구분 2024년 2025년(관세 반영) 2026년 전망
수입물가 상승률 +1.8% +5.9% +4.2%
PCE 근원 물가 +2.4% +3.3% +2.8%
S&P500 순이익률 11.6% 10.1% 10.4%
실질 GDP 성장률 +2.2% +1.4% +1.6%

*Yardeni·CBO·BLS·BofA 합산 추정치

표에서 보듯 관세는 수입물가→PCE→기업 이익률 순으로 파급된다. 특히 평균 관세율이 15%대로 올라가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비재·IT 하드웨어·의류 부문이 직격탄을 맞는다.


3. 공급망·물가·연준, ‘세 박자’가 뒤틀리는 메커니즘

3-1) 공급망 재배치의 비용 역설

  • 리쇼어링 : 설비 CAPEX 증가(2025~27년 연평균 +11%), 생산단가 5~8% 상승
  • 친(親)미 블록화 : 멕시코·베트남으로 부분 이전, 물류 리드타임 20~30일→12~18일로 단축
  • 중간재 병목 : 日·EU 공정장비·화학소재에도 관세가 적용되면 이중 인플레 발생

즉, “제조를 미국으로 돌리면 물가가 잡힌다”는 통념은 성립하기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설비·재고 비용이 동시에 상승해 코스트푸시형 인플레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3-2) 연준(Fed)의 딜레마

연준은 2024년 하반기부터 완화 사이클에 진입했으나 관세발 물가 압력이 재점화되면 ‘재인상 or 장기 고금리 유지’ 중 선택해야 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관세 발표 직후 2026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가 40bp 상승했다. 이는 장기 자본비용을 밀어 올려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다시 압박할 수 있다.


4. 섹터별 장기 승·패

4-1)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

① 산업재·인프라(ENG·MTLS)
교통·에너지 인프라 CAPEX가 확대되며 Caterpillar, United Rentals 등 장비·리츠 업체가 수혜를 본다.

② 반도체 제조 장비(SEM Capital)
CHIPS Act 보조금 + 관세 우회 투자를 노린 Fab 신·증설이 겹치면서 Applied Materials, ASML US ADR 수주잔고가 2027년까지 고점 지속이 예상된다.

③ 북미 소형 모듈러 원전(SMR)
전력비·탄소 규제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Nuscale·TerraPower 등 비상장 기업 가치가 재평가된다.

4-2) 구조적 약세가 불가피한 분야

① 소비 내구재·일반 의류
중저가 브랜드는 원가·소비위축 이중 부담. 특히 Dollar General, Gap 등은 매장 수 축소 예상.

② IT 하드웨어·휴대폰
애플이 1,000억 달러 국내 설비 투자로 대응하나, 단기 마진 희생 불가피. 비(非)프리미엄 안드로이드 OEM은 시장 퇴출 리스크.

③ 화학·비료
EU·日 공급사로부터 수입 시 관세료가 덧붙어 농식품 공급망 비용이 상승, 수요 감소로 이어질 전망.


5. 주식·채권·대체자산 로드맵(2025~2030)

자산군 2025~26 2027~30
연평균 수익률* 변동성 연평균 수익률 변동성
S&P500 6~8% 20%↑ 8~10% 17%
Russell 2000 4~6% 25% 7~9% 22%
10Y 미 국채 -1~1% 높음 2~3% 보통
IG 회사채 2~4% 3~5%
원자재(BCOM) 9~11% 25%↑ 5~7% 20%
금·은 7~9% 18% 4~5% 15%

*물가조정 전, 이중석 추정

관세 고착 구간(‘25~26)에는 원자재·전통 에너지와 인프라 관련 주식이 상대 초과수익을 낼 확률이 높다. 반면 금리가 고점 유지되는 동안 성장주는 밸류에이션 재조정을 거친 뒤 ‘27~30년 구조적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한다.


6. 투자 전략 제언

6-1) 코어(Core) 포트폴리오

  • 방어적 배당주(헬스케어·통신·스테이플): 관세발 가격 인상 전가력.
  • 인프라 REITs: 물가 연동 계약 구조, 관세로 촉발된 리쇼어링 수혜.

6-2) 위성(Satellite) 전략

  • 장기 국채 바벨 전술: 2년·30년 혼합으로 금리 변동 대응.
  • 롱 원자재–쇼트 소비내구재 롱숏 전략: 관세 스프레드 플레이.

현재 시장은 관세 충격을 ‘단순 협상 카드’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 불이행 시 관세 35%로 재인상을 공언한 이상 반(反)세계화·재정분절 위험은 상수로 간주해야 한다.


7. 결론: 관세 시대의 승자는 ‘적응력이 빠른 자’

고율 관세는 단건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인플레이션·공급망·정책금리·자본배분 간 동태적 균형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기업과 투자자는 다음 세 가지 축을 점검해야 한다.

  1. 정책 감도: 정부 보조금·세제혜택 파악 및 공급망 실사.
  2. 가격 전가력: 제품·서비스가 필수재인지 선택재인지에 따른 차별화.
  3. 자본 효율성: 고금리·고CAPEX 시대에 ROIC>WACC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지.

필자는 ‘관세의 시대’에서도 빠른 적응력과 다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이 궁극적 승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투자 또한 외부 충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멀티에셋·멀티팩터 접근이 필수다.

ⓒ 2025 이중석 —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