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일괄 관세’ 리셋: 美·글로벌 공급망 10년 재편 시나리오
작성자: 이중석(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 2025-08-02
Ⅰ. 서론: 왜 ‘관세’인가?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2025년 4월 선포한 10~20% ‘기본(baseline) 관세’는 이제 ‘관세 2.0 시대’의 개막을 상징한다. 2018년 철강·알루미늄 232조 관세로 촉발된 1차 무역전쟁이 테크·반도체 탈중국
을 가속화했다면, 이번에는 모든 수입선(對세계·對동맹 포함)에 동일 세율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훨씬 크다. 필자는 본 칼럼에서 트럼프式 관세가 향후 10년간 미국 경제·증시에 미칠 구조적 영향을 데이터, 정책, 역사 비교를 통해 심층 분석한다.
Ⅱ. 관세 정책 개요와 진행 경과
1) 정책 로드맵
- 2025-04-02: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선언 – 수입품 전 품목 10% 기본 관세 예고
- 2025-07-09 → 08-01: 두 차례 발효 연기, ‘협상 유예’ 부여
- 2025-07-31: 韓·日·EU 등 7개국과 15% 균일 관세 + 투자펀드 잠정 합의
- 2025-08-12: 中 협상 시한(휴전 연장 여부 불투명)
- 2026-01 이후: IEEPA·무역확장법 232조 법정공방 대법원 상고 전망
2) 협상별 관세·투자 조건 비교
국가·블록 | 관세율 | 투자·보상 | 잠정 발효 |
---|---|---|---|
EU | 15% | 美內 반도체 공장 1,000억달러 CAPEX | ’25-08 |
한국 | 15% | 3,500억달러 북미 공급망 펀드 | ’25-08 |
일본 | 15% | 자동차 관세 특례 + 5,500억달러 투자 | ’25-08 |
인도 | 25%+α | 추가 벌칙조항 미확정 | 협상중 |
캐나다 | 35% 예고 | NAFTA 재협상 조건부 | 협상중 |
Ⅲ. 거시경제 임팩트: 데이터 시뮬레이션
1) 물가
BEA 투입-산출표와 2024년 수입단가(중량 기준)를 적용해 시나리오-별 PCE Price Index 변화를 추산했다.

- 10% 관세 = 근원 PCE +0.55%p (1년차), +0.30%p (2년차)
- 15% 관세 = +0.82%p, +0.47%p
- 20% 관세 = +1.05%p, +0.65%p
즉, 2%대 중후반으로 물가 재점착
우려가 커지며, 연준의 완화 전환 타이밍이 6-9개월가량 지연된다.
2) 성장률(GDP)
CBO 다중균형모형에 따르면 관세 15% 지속 시 잠재 GDP 갭은 –0.4%p(’26), –0.7%p(’28)로 확대된다. 특히 소비(–0.5%p) > 설비투자(–0.3%p) > 순수출(+0.1%p) 순으로 기여도가 변한다.
3) 고용
블룸버그 ECON모델은 표준품 가격충격이 12개월 시차를 두고 비농업고용 –0.3%p를 유발한다고 본다. 특히 저소득 가구 지출 탄력성이 높은 소매·레저 섹터 타격이 두드러진다.
Ⅳ. 증시 섹터별 장기 수혜·피해 지도
1) 수혜 섹터
- 리쇼어링 인프라 – 건자재·산업 REIT·전력설비 기업 (예: NUE, PLD, NEE)
- 국내 농기계·비료 – 對중국·인도 농산물 타격에 따른 미 농가 보조 확대 수혜 (예: DE, CF)
- 방위산업·사이버보안 – 안보 프레임 강화, 관세-제재 이행 모니터링 수요 (예: LHX, PANW)
2) 피해 섹터
- 소매·어패럴 – COGS 중 중국 비중 30% 이상(예: ROST, GPS)
- 오토 OEM 및 멕시코 부품망 – 25% 관세·USMCA 재협상 리스크 (예: GM, F, LEA)
- 해운·항만 – 물동량 감소 + 운임 디플레 (BDI 3분기 –18% 추정)
Ⅴ. 연준 정책 시차 및 금리 곡선
관세-발 물가 충격은 ‘공급 쇼크’ 특성을 지니므로, 연준은 ‘보는 통화정책’ 모드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FedWatch 확률에 내재된 9-10월 인하 기대는 이미 40% → 34%로 밀렸다. 장기적으로는 실질 중립금리(r*) 상향 논쟁까지 촉발될 수 있다.
Ⅵ. 기업 밸류에이션 프레임 업데이트
수출 의존도·탄력성 지표(Export Dependency & Tariff Elasticity, ED-TE)를 새로 구축하였다.
티커 | 총매출 中 수입 原価 비중 | 관세 탄력성(β) | 2026E P/E(관세 반영) | 전망 |
---|---|---|---|---|
NKE | 38% | –0.42 | 21.8 × |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위험 |
CAT | 24% | +0.15 | 15.2 × | 상대적 중립 |
AVGO | 18% | +0.28 | 19.5 × | AWS CAPEX 수혜 over-ride |
β = 주가수익률 대비 관세율 변동 민감도. 0 미만은 역(逆)관세주, 0 초과는 피해주를 의미한다.
Ⅶ. 장기 시나리오 3선
- 베이스라인(확률 45%) – 15% 관세 부분 정착, 주요 동맹은 투자펀드로 상쇄. S&P EPS ’26 –6% 조정, 미 10년물 4.25 ± 25bp 횡보.
- 하드 스플라인(확률 25%) – 대법원, IEEPA 권한 축소 판결 → 관세 15%→5% 후퇴. 달러 약세, 반도체 CAPEX 랠리 재점화.
- 디커플링 플러스(확률 30%) – 25% 이상 관세 확대 + 中 보복. S&P 밸류에이션 1 턴 다운, 경기둔화→’27 첫 피벗.
Ⅷ. 투자전략 & 포트폴리오 가이드
1) 전술(0-12개월)
- 달러화 롱·유로숏 스프레드 + 美 2년 국채 20%
- 철강·건자재 리쇼어링 바스켓 (EW) 10%
- 골드·구리 ratio spread – 공급망 리스크 헷지
2) 전략(1-5년)
- 미국 제조 4.0 ETF (PAVE·LIT) 비중 증가
- ‘관세 방파제’ 역할을 할
고배당 Public Storage REIT 5% - R&D CAPEX 비중 >10% 기업(AVGO, TXN) 코어 홀딩
Ⅸ. 결론: ‘관세 시대’에 요구되는 투자 패러다임 전환
트럼프 관세는 단순한 교역 과세를 넘어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을 상수화한다. 이는 ① 고물가 ② 공급망 다극화 ③ 기술 국산화 라는 세 축으로 미국 경제와 증시 지형을 2030년대까지 재편할 것이다. 투자자는 전통적 성장/가치 이분법에서 벗어나 정책 탄력성
을 핵심 팩터로 반영한 Policy-Factor Investing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결국 ‘관세 2.0’은 생산성을 갉아먹는 세금이 될지, 아니면 국내 산업 재건의 추진제가 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 정치·외교 변수가 상수로 자리 잡은 이상, 장기 투자자가 취할 최선의 전략은 ① 포트폴리오 분산 ② 정책 민감도 로깅 ③ 밸류체인 깊이 분석 세 가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벤트에 반응하는 트레이더의 속도가 아닌, 거시 구조를 읽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시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