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신(新) 관세 시대’의 도래와 미 증시·경제에 대한 5대 장기 시나리오

“관세는 70%까지도… 받아들이거나 말거나”

2025년 7월 9일 0시(현지시각) 이후, 미국과 교역하는 12개국은 최대 70%까지 치솟을 수 있는 상호(相互) 관세라는 초유의 변수를 맞이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9일 서명한 ‘90일 한시 관세 인하’ 행정명령의 유예가 끝남에 따라 자동 발동되는 조치다. 유럽연합·일본·멕시코·한국 등 주요 파트너는 막판 협상을 시도하지만 ‘베어본즈 합의’마저 불투명하다.

관세 이슈는 실물·금융·정치 리스크가 얽힌 복합 변수가 된다. 본 칼럼은 향후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다층적 파급효과를 ▲물가·통화정책 ▲기업 수익성 ▲공급망 재편 ▲달러·자본 흐름 ▲지정학·정치 리스크 등 5대 축으로 구조화해 전망한다.


1) 관세 로드맵 & 스케줄

구분 내용 시점
기본 관세율 모든 국가 10% 일괄 적용 2025.04.09~ (유예 중)
추가 관세 상한 국가·품목별 최대 50%p 추가 (총 60%)
※ 대통령 재량으로 70%까지 상향 가능
유예 종료 직후
발효 시점 2025.08.01 (백악관 고시)
협상 데드라인 2025.07.09 00:00

자료: 백악관 행정명령·USTR·EU 집행위, 2025.07.05 기준


Ⅰ. 물가·통화정책: ‘골디락스’는 끝?

  • 직접 효과: CBO·UBS 추정치에 따르면 60% 관세가 전면 시행될 경우 소비자물가지수(CPI)를 +1.2%p 끌어올린다.
  • 간접 효과: 기업이 가격 전가 → 서비스·임금 연쇄 상승 → 기대 인플레 상방.
  • 연준(Fed) 대응: 2025년 4분기까지 최소 2차례(각 25bp) 인하가 전망됐으나, 관세로 인한 2차 물가 충격 우려 시 ‘인하→동결’로 뒤집힐 가능성.

사견: 필자는 관세 충격이 순차적·선택적으로 체감될 것이라 본다. ① 단계적 발효 ② 달러 강세 완충 ③ 일부 원자재 약세를 고려하면 CPI 급등은 피하겠지만, ‘연준 인하 속도 조절→장단기 금리 역전 지속’이 현실 시나리오다.


Ⅱ. 기업 수익성: S&P500 EPS 전망 ‘-4→-8%’ 하향 리스크

팩트셋 컨센서스(7/5) 기준 2025E S&P500 EPS 성장률은 +9.1%다. 관세가 전면 발효되면, BofA·JP모건은 이익률 80bp~120bp 축소를 경고한다.

핵심 타격 업종

  1. 자동차·부품: EU·일본 관세 상향 → O&M 비용 + 부품 재소싱 비용 ↑
  2. 반도체·전자: 대중(對中) 의존도 높은 부품이 역공 제한에 노출
  3. 의류·소비재: 최종 가격 민감도가 높아 마진 압축

반사이익 업종

  • 방위·항공우주: 의회 12% 증액과 글로벌 군비 경쟁 → 수주 증가
  • 에너지(특히 셰일): 수입 원유 관세 시 내수 공급차질 완충 기대
  • 로컬 인프라·데이터센터 REIT: ‘자국 투자·세액공제’ 확대로 CAPEX 파이프라인 증가

ETF 아이디어: RSPN(산업 동일가중)·AVAV·KTOS(방위기술)·BKGI(인프라 인컴)으로 섹터 바스켓 구성.


Ⅲ. 공급망 재편: ‘NAFTA 2.0’ & ‘Friend-Shoring’ 가속

글로벌 PMI 서플라이 딜리버리 지수는 2023~24년 80→47로 정상화됐으나, 관세 충격이 현실화되면 中→멕시코·베트남·인도 전환이 Re-Risk 형태로 재점화된다.

장기 포인트
① 멕시코·캐나다 생산거점 확대 → USMCA 특혜 활용
② 동남아(베트남·태국) ‘차이나+1’ 심화, 다만 유럽행 물류비 ↑
③ 반도체 공급망: 美·日·EU ‘가디언얼라이언스’ 공조, 韓 TSMC·삼성 분기점

물류·창고 REIT, 중남미 ETF(ILF), 동남아 IDX(ASEA) 등이 구조적 수혜.


Ⅳ. 달러·자본 흐름: ‘쌍둥이 적자’ vs. ‘안전자산 수요’

관세로 재정 수입이 늘더라도, One Big Beautiful Bill의 감세·지출 확대는 재정적자 3.3조달러 추가를 예고한다(CBO 추산). 경상수지 악화·재정적자 확대가 동시에 달러 약세 요인이나,

  • 글로벌 위험회피 시 달러 강세
  • 타국 경기둔화 우려 시 달러 강세

등이 상쇄 작용. 필자는 DXY 96~102 박스권을 점진 하향·변동폭 확대로 본다. → 수혜: 금·팔라듐·석유통화 ETF(BKGI), 리스크 헷지용 EM 통화 스텝다운.


Ⅴ. 지정학·정치 리스크: 대선·의회 구도와 ‘관세 피로감’

내년 중간선거·대선을 앞두고 관세 정책은 ‘포퓰리즘 vs. 글로벌리즘’ 프레임으로 격화될 전망. 트럼프 지지층의 보호무역 피로, 산업계의 공급망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정책 변동성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시장에 가격화된다.

“관세는 투표 전엔 인기, 투표 후엔 비용이 된다.” — 전 USTR 고위 관료, CNBC 인터뷰(2025.7.5)

장기 투자자는 ‘정책 민감주 O/W, 비민감주 U/W’보다는 변동성 완충 ETF(예: SPLV, USMV)와 채권 듀레이션 바벨 전략이 효과적.


요약: 5대 시나리오와 포트폴리오 액션

베이스 시나리오(확률) 투자전략
물가·통화 CPI +0.6%p, 연준 1회 인하(45%) 중기금리 스티플러: 3M T-Bill & 7Y Note 바벨
기업 이익 EPS -4% 하향(40%) 방위·인프라·동일가중 ETF 비중 확대
공급망 NAFTA·동남아 재편 가속(55%) 미국 중남미 물류 REIT, 멕시코 ETF
달러·자본 DXY 96~102, 변동성 상향(60%) 금·팔라듐·석유통화 롱/유럽 통화 숏
정치·지정학 관세 피로감→부분 완화(30%) Low-Vol ETF·방어소비 로테이션

핵심 메시지: 관세는 ‘빅 쇼크’가 아니라 장기적 구조조정 촉매다. 변동성은 투자 기회를, 공급망 재편은 새로운 경쟁우위를, 달러 흐름은 글로벌 자산 재배치를 촉발한다. 리스크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화·배분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글·분석: 이중석 경제칼럼니스트 / 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