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급락]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대규모 관세 부과 소식과 예상을 밑돈 7월 미국 고용지표가 동시다발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크게 하락했다. 전날에도 약세를 보였던 주요 지수는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거세지며 낙폭을 확대했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600포인트 넘게 밀리는 등 변동성이 극심했다. 장 마감 무렵 일부 낙폭을 만회했지만, 결국 다우는 542.40포인트(−1.2%) 하락한 43,588.5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72.32포인트(−2.2%) 급락한 47,231.61을 기록하며 전일 세운 장중 사상 최고치에서 멀어졌다. S&P 500 지수도 101.38포인트(−1.6%) 내린 6,238.01로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다우 −2.9%, S&P 500 −2.4%, 나스닥 −2.2% 등 3대 지수 모두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새 관세 발표, 투자심리를 직격
백악관은 이날 전 세계 수십 개국을 대상으로 새 관세율을 발표했다. 세율은 10%에서 최대 41%까지 다양하며, 특히 우회 수출(트랜십먼트)을 통해 관세를 회피한 물품에는 40%의 고율이 적용된다.
영국 자산운용사 AJ벨(AJ Bell)의 투자 담당 이사 러스 몰드(Russ Mould)는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시간을 더 벌기 위해 관세 발표를 미룰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보다 이른 조치가 단행됐다”며 “투자자들은 이제 포트폴리오 기업별 영향도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Investors have been caught off guard…
Instead, we’ve got new rates galore.” — Russ Mould, 2025.08.01
7월 고용, 예상 큰 폭 하회
미국 노동부는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7만3,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11만 개)를 크게 밑돌았을 뿐 아니라, 5·6월 수치도 총 25만8,000개 하향 수정돼 고용 둔화 우려를 키웠다.
수정치 반영 후 5월 고용은 1만9,000개, 6월 고용은 1만4,000개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6월 4.1%에서 7월 4.2%로 소폭 상승해 시장 기대와 일치했다.
아마존, 실적 가이던스로 8% 급락
시가총액 1위권 기업인 아마존(AMZN)은 2분기 매출·순익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돌았으나, 3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가 실망을 안기면서 −8.3% 폭락했다. 대형 기술주 매도세는 나스닥 전반에 매물을 부채질했다.
섹터·산업 동향
항공주가 가장 크게 흔들렸다. NYSE Arca Airline Index는 −4.3%로 추락했다.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필라델피아 오일서비스 지수도 −3.5% 폭락했다.
이외에도 컴퓨터 하드웨어, 소매, 은행주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제약·주택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해 하락장에서 방어적 성격을 드러냈다.
글로벌 증시·채권시장
아시아·태평양 증시는 대체로 약세였다.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0.7%, 홍콩 항셍지수가 −1.1% 각각 하락했다.
유럽 주요 3대 지수도 동반 급락했다. 프랑스 CAC40 −2.9%, 독일 DAX −2.7%, 영국 FTSE100 −0.7%를 기록해 미국발 악재가 전 세계로 번졌다.
국채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4bp 급락하며 3개월 만의 최저치인 4.220%로 내려앉았다.
전망과 체크포인트
다음 주에는 미국 경제일정이 비교적 한가하다. 다만 공장재 수주, ISM 서비스업 PMI 등 지표와 동시에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관세 관련 추가 발표가 주가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용어 해설(투자 초보 필독)
- 트랜십먼트(Transshipment):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물건을 보내기 전 제3국에 일시적으로 하역·보관해 원산지 세율을 피하려는 무역 방식이다.
- bp(베이시스 포인트):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p다.
기자 해설·전문가 시각
관세 인상이 공급망 비용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면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시에 고용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40%에 달하는 고율 관세는 일부 신흥국 수출 기업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어, 국내외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
아울러 아마존이 제시한 보수적 실적 가이던스는 ‘빅테크 이익 사이클’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논쟁을 재점화했다. 하반기에도 빅테크의 마진 압박이 지속된다면 나스닥의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