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주식시장이 23일(현지시간) 미·일·필리핀 간 새 무역협정 체결 소식과 미·EU 협상 재개 기대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살아난 데 따른 결과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 필리핀과의 관세 합의를 공식 발표했고, 같은 날 유럽연합(EU) 대표단이 워싱턴을 찾아 미·EU 무역협상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관세전쟁 완화의 결정적 단서”로 해석했다.
이와 별도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1은 다음 주 스톡홀름에서 중국 대표단과 세 번째 고위급 무역회담을 갖고, 8월 12일로 예정된 협상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미·중 갈등 완화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한층 부각시켰다.
한편 인도와 영국은 24일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을 예고했다. 양국 정부는 FTA가 체결될 경우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교역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도·미국 간 중간 단계 무역합의는 농업 관세를 둘러싼 이견으로 여전히 진척이 더디다.
BSE 센섹스 지수는 전장 대비 539.83포인트(0.66%) 급등한 82,726.64에 마감했다. NSE 니프티 지수 역시 159포인트(0.63%) 오른 25,219.90을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연고점에 근접해 있다.
중형주를 대표하는 BSE 미드캡 지수는 0.2%, 소형주를 추종하는 BSE 스몰캡 지수는 0.1% 각각 상승했다. 시장 전반의 상승 에너지는 제한적이었으나 대형주의 강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상승 종목은 2,025개, 하락 종목은 2,003개, 보합은 170개로 매수·매도 공방이 팽팽했다. 그럼에도 주요 지수가 고르게 오르면서 시장 내부 체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관세 리스크가 진정되면 금리 민감주가 가장 먼저 반등한다.”
이날 랠리를 주도한 업종은 자동차·금융 등 금리 민감주였다.
ICICI뱅크, 바자지 핀서브, 마루티 스즈키 인디아, 바자지 파이낸스, 바르티 에어텔, 타타 모터스 등 핵심 종목이 1~2.5% 상승하며 지수 상승폭을 키웠다.
용어·배경 설명
센섹스(Sensex)는 봄베이증권거래소(BSE)의 시가총액 상위 30개 대형주로 구성된 대표 지수다. 니프티(Nifty)는 내셔널스톡익스체인지(NSE)의 50개 블루칩을 묶어 산출한다. mid-cap·small-cap은 각각 중형·소형주 지수로 변동성이 크지만 잠재 성장성이 높아 개인투자자가 선호한다. FTA는 특정 국가 간 관세 장벽을 제거하거나 낮춰 상품·서비스 교역을 촉진하는 협정이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최근 인도 증시가 글로벌 매크로 흐름에 강하게 연동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미·중·EU와의 교역이 명백히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 수출주뿐 아니라 내수·금융·소비재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영국과의 FTA 체결은 브렉시트 이후 공백 상태였던 양국 공급망에 실질적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다만 미·인도 간 관세 갈등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농축산물·의료기기 관세 협상 경과가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경로가 달라질 경우, 루피화 환율과 해외 자금 유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무역 뉴스 헤드라인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지표와 실질금리도 병행 모니터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무역 낙관론은 단기 급등을 이끌었으나 지속 가능한 랠리로 이어지려면 실물경제 지표, 법인 실적, 환율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센섹스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는 83,000선을 돌파할 경우, 상승 추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 :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존경받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2025년 3월 재무장관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