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무역 갈등, 최악의 국면은 지났나

글로벌 금융업계가 오랫동안 우려해 온 미국발 무역 갈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과 주요 교역 상대국 간 관계가 개선되면서 보복 관세의 악순환 위험이 한층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2025년 8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 애널리스트들은 “상호 관세 폭탄(tit-for-tat)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이 같은 환경은 주식시장 랠리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연합(EU) 및 일본과 체결한 합의를 통해 대부분의 수입품 관세 상한을 15%로 제한했다. 이는 올해 초 예고됐던 30% 수준의 절반으로, 세계 교역 구조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한 조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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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 시한을 90일 연장하면서 협상 테이블을 유지했다. UBS는 이에 대해 “경제 파괴적 보복 전쟁이 아닌 협상의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UBS 인용문미국과 동맹국 간 경제 파괴 사이클이 사실상 차단되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UBS는 이미 부과된 및 예정된 관세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약 1%p 하락시키고, 물가상승률을 동일한 폭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되는 동시에,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UBS는 스위스·인도·브라질을 겨냥한 징벌적 관세와 의약품·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추가 조치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인도의 경우 최대 50%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이 속출하고 있다. 이미 25% 관세가 시행 중이며, 남은 25%2025년 8월 27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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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는 최종적으로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약 15%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은행 측은 “이는 성장의 역풍이지만, 경기침체나 주가 랠리의 종결을 불러올 정도는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UBS는 변동성을 활용해 주식 비중을 확대한 뒤, AI·전력·장수(Longevity) 등 “변혁적 혁신 테마”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용어 해설

• tit-for-tat: 상대국이 부과한 관세만큼 동일하게 맞대응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보복 관세 전략을 의미한다.
• tariff: 국가가 수입품에 매기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재정 확보를 동시에 노린다.
• equity rally: 주식 가격이 일정 기간 강하게 상승하는 현상이다.


기자 견해 및 통찰

무역 갈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더라도, 관세가 완전 철폐된 것은 아니며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상존한다. 특히 미국의 대선 일정, 중국의 경제 구조조정, 유럽의 녹색 산업 정책 등이 교차하면서 관세·비관세 장벽이 재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단순히 헤드라인만 보고 위험 노출을 강화하기보다는, 업종·국가별 체질과 정부 정책 방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UBS가 제시한 AI·에너지 전환·헬스케어 장수라는 장기 혁신 테마는 무역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덜 휘둘리는 분야라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