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7월 28일 스코틀랜드 턴베리 기자회견에서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모든 국가에 15~20%의 글로벌 기준 관세(global baseline tariff)를 일괄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후, 월가는 ‘세 자릿수 금리 인하’ 못지않게 거대한 구조 변수를 맞이했다. 본 칼럼은 향후 최소 10년간 미국 주식·경제 패러다임을 재편할 다섯 가지 메가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글로벌 공급망의 양극화·블록화
- 리쇼어링(Reshoring)과 CAPEX 슈퍼사이클
- 인플레이션 패턴의 영구 변화—‘저물가의 종말’
- 달러·국채 시장의 구조적 수급 변화
- 섹터·자산배분 지도의 재편—승자와 패자
1. 관세 정책 개요와 법제화 시나리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담화를 통해 10% 일괄 관세를 시사했으나, 7월 28일 돌연 15~20% 상단을 공식화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브리핑에 따르면, 행정명령 초안은 Tariff Baseline Act of 2025
라는 이름으로 의회 제출이 검토 중이다. 구조는 다음과 같다.
항목 | 내용 |
---|---|
대상 | 미·일·EU와 합의 불발국 전 품목(식량·원자재 제외 협상 가능) |
세율 | 1단계 15%(’25.10.1~’27.9.30) → 2단계 20%(’27.10.1 이후) |
면제 | FTA·IPEF·CPTPP 서명국 및 우방국은 ‘상호주의 타협’ 여지 |
발효 | 행정명령 서명 30일 후(의회 승인 불필요) |
즉, 2026회계연도부터 모든 비우방국 수출품은 15%의 사실상 ‘입장료’를 내야 하고, 2028년부터 20%로 상향될 수 있다는 의미다.
2. 글로벌 공급망 양극화·블록화
현재 글로벌 실효관세율은 2~4%대에 불과하다. 20% 관세는 1990년대 GATT 체제 붕괴 이전으로 회귀하는 격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 개방도가 높은 신흥국(멕시코·베트남·말레이시아)과 유럽 일부(체코·폴란드)는 즉각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공급망 지도—2028년 전망
- 블록 ① 미·EU·일·호·한: 반도체·항공·정밀화학 중심, 고부가 공정 집중
- 블록 ② 중·러·이란·북·브릭스+: 원자재·중간재 중심, ‘관세 우회’ 전략 모색
- 블록 ③ 중립 연합(멕시코·베트남·인도네시아): 듀얼 트랙(dual-track) 전략—美 우대 + 中 물량
거시적으론 세계 무역 성장률이 실질 GDP 대비 1.2배→0.8배로 둔화될 전망이다.
3. 미국 내 리쇼어링과 CAPEX 슈퍼사이클
세 자릿수 관세를 회피하려면 미국 현지 생산이 필수다. 2026~2030년 예상되는 제조업·인프라 투자 규모는 연평균 1.1조달러(현재 대비 +45%)에 달한다. 특히 다음 세 세그먼트가 최대 수혜처다.
- 반도체: CHIPS Act 인센티브 만료 전 3개 공장 추가 승인 가능
- 배터리·EV: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 관세 상쇄 효과로 ‘더블 카운트’
-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유틸리티·전선·변압기 CAPEX 폭증
이는 산업재(Industrial)·기초소재(Materials)·유틸리티(Utilities) 섹터 멀티플(Valuation) 리레이팅을 정당화한다.
4. 인플레이션 ‘뉴노멀’—저물가 시대 종언
보스턴연은 연구모형(DSGE)에 20% 일괄 관세를 입력하면 첫 3년간 CPI(+1.2~1.5%p), PPI(+2.5%p) 상방 압력이 나타난다. 리쇼어링 이익(고용·임금 상승)이 동시에 발생해 코어 PCE가 2028년까지 Fed 목표(2.0%)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Fed는 장기 중립금리(r*) 추정치를 0.25~0.50%p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① 전통 가치주의 상대적 강세
② 성장주→이익 성장 지속 기업으로 스타일 최적화
③ 손익 분기 고금리 채권 전략 등 포트폴리오 재편을 촉구한다.
5. 달러·국채 시장 구조적 수급 변화
관세 수입(2028년 기준 추정 3,800억달러/연)은 연방재정 적자를 1.2%p 개선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해외 투자자의 미 국채 수요 감소가 더 크면 장기금리(UST 10Y)는 순상승 압력을 받는다.
• 블룸버그 모델: 외국인 보유 비중 1%p 감소 시 10Y 수익률 +3.5bp
• 우리 시뮬레이션: 2028년 외국인 보유 5%p 축소 → 10Y 4.9%대 시나리오
달러 지수(DXY)는 미국 내 직접투자 유입(+), 무역적자 축소(+), 외국인 국채 수요(−) 간 힘겨루기가 전개될 전망이다. 순효과는 강달러 방향성이 우세하지만, 국채 공급부담이 확대될 경우 약달러 리스크도 병존한다.
6. 섹터·자산배분 지도—승자와 패자
수혜 섹터
- 인프라 건설(ENGR, PAVE ETF)
- 산업용 전력·유틸리티(XLU)
- 미국 내 중간재·부품 생산 기업(APD, NUE, VMC)
피해 섹터
- 글로벌 소비재(의류·가전·가구) — 원가+관세로 마진 축소
- 다국적 IT하드웨어(중국 생산 비중 30% 이상)
- 유럽·아시아 소재 자동차 OEM
투자 아이디어
- 미 상원 예산국(CBO) 인프라 추정치 하향 위험이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해
LIT
(리튬)보다PAVE
(인프라 자재) 비중 확대 - GM·테슬라 북미 공장 증설 → 공장 자동화 ETF(BOTZ) 수혜
- 장단기 금리차(Curve) 정상화 기대 → 지수화된 리츠(REET) 저가 매수 전략 검토
7. 리스크 요인 및 반론
• 의회·사법부 견제: 관세 권한을 둘러싼 입법·소송 리스크
• 보복 관세 확산: 美 수출기업(농산물·항공) 타격
• 공급망 혼란 장기화 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 정치 일정: 2026년 중간선거, 2028년 차기 대선 변수
반론으로는 “목표치 20%는 협상용 레버리지이며, 실제 이행률은 낮을 것”이라는 시각, “환율·면세·FTA 예외 조항이 확대될 경우 실질 부담이 감소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그러나 새로운 보호무역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는 데 이견은 적다.
8. 결론—“관세 20%는 일시적 쇼크 아닌 구조적 시프트”
트럼프발 글로벌 기준 관세 상향은 ‘일시적 협상 카드’가 아니라 세계 무역 질서를 블록 대 블록 구도로 재편하는 중장기 구조 변화다. 미국 경제는 초기 물가 충격·금리 부담을 감수하는 대신, 제조업 고용과 공급망 안정성이라는 ‘정치·사회적 배당’을 얻는다. 반면 당장 저수지 역할을 하던 저가 수입품에 의존하던 산업은 재편을 피할 수 없다.
투자자는 이제 “저관세=저물가=저금리” 공식이 깨졌음을 전제로, 밸류에이션·섹터·채권 듀레이션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이 거대한 시프트는 불확실성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리쇼어링·인프라·에너지 전환 등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2030년, S&P 500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중 최소 3개는 ‘관세 시대의 승자’로 교체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