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2025년 7~8월 미국발(發) 고율 관세 재도입이 현실화되자 월가에서는 “15% 관세율은 이제 하단(下段)일 뿐”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대선 구도·국제 공급망·연준 통화정책이 얽힌 초대형 변수인 만큼, 단기 변동성 보다 장기 체계 변화에 주목할 시점이다. 필자는 본 칼럼에서 관세 정책의 구조적 전환이 ①물가(인플레이션)·②성장률(스태그)·③금융시장 밸류에이션·④글로벌 공급망·⑤투자전략에 미치는 장기 파급효과를 3개 시나리오로 구분해 심층 분석한다.
1. ‘관세의 귀환’—숫자로 보는 변곡점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7월 말 ‘상호주의 관세’라는 명분 아래 대(對)중국 제품뿐 아니라 브라질·인도 등 신흥국 수입품까지 최대 41%의 고관세를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울프리서치·SG 등 주요 IB는 미국의 실효 평균 관세율을 15~18% 수준으로 추정한다. 이는 팬데믹 직전(6% 안팎)의 약 3배, 1930년 스무트-홀리 법(19%)에 근접한 수준이다.
연도 | 관세율(%) | 주요 정책 |
---|---|---|
2021 | 6.2 | 1차 미·중 휴전 |
2022 | 7.9 | 팬데믹 의료품 감면 |
2023 | 9.5 | 對EU 철강 관세 복구 |
2024 | 10.8 | 232조 관세 부분 인상 |
2025* (7월) | 15~18 | ‘상호주의 관세’ 행정명령 |
*IB 컨센서스 추정치
2. 관세→가격→수요—세 갈래 전파 메커니즘
2-1 |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 단기(0~6개월): 재고 쿠션과 해운·환율 변동분 상쇄—CPI+0.3~0.5%p
- 중기(6~18개월): 원가 전가 가속, 서비스 물가 확산—CPI+1.0~1.3%p
- 장기(18개월+): 글로벌 공급망 재배치 지연 시 구조적 물가 상방 고착
2-2 | 기업 마진 훼손
마진 압력은 노동비용 + 관세 이중 부담으로 증폭된다. S&P 500 제조업 체인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4년 14.8%→2026년 12%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2-3 | 수요 파괴 vs 리쇼어링 투자
소비 여력 감소가 가전·의류·가구 등 재화 수요를 타격하는 반면, 반도체·배터리·AI 서버 설비는 IRA·CHIPS법 세액공제를 등에 업고 리쇼어링 투자가 유지된다. 결과적으로 산업 간 디커플링 경기가 심화된다.
3. 스태그·리세션·소프트랜딩—3대 시나리오
A 안(소프트랜딩, 확률 35%): 관세율 15% 정체, 연준 25bp×2회 인하, CPI 2026년 3Q 2.3% 복귀.
B 안(스태그플레이션, 확률 45%): 관세 20% 피크, 임금 상승 4% 고착, GDP 성장 0.8%, CPI 3.4% 정체, 연준 정책 딜레마.
C 안(테크 리세션, 확률 20%): 반도체·전기차 추가 관세, 글로벌 투자 위축, 실업률 5.5%까지 급등—FOMC 50bp ‘빅컷’ 후 장기 2%대 성장 복귀.
베이스라인은 B안이다. 인플레이션 타깃 상단(2%) 회복까지 최소 18개월이 걸린다는 점에서 연준의 실질 정책금리는 ‘낮춰도 타이트’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4. 업종별 장기 주가 충격
업종 | 직격탄 관세비중 | 마진 탄력도 | 3년 주가 Δ(베이스) | 코멘트 |
---|---|---|---|---|
반도체 장비 | ▲ | ▲▲ | -18 % | 대중 수출·CAPEX 지연 |
의류·신발 | ▲▲▲ | ▲ | -25 % | 가격 전가 한계 |
에너지·원자재 | △ | ▲▲ | +8 % | 인플레이션 헤지 |
국방·항공 | △ | ▲ | +15 % | 예산 증액 수혜 |
의약·헬스케어 | ▲ | △ | +3 % | 필수 소비 방어주 |
5. 자산군별 장기 포트폴리오 전략
5-1 | 주식
• 퀄리티 러셀 1000 Growth보다 배당·현금흐름 방어형 S&P High Dividend Low Volatility 지수 비중 확대
• SOXX (반도체 ETF) → 자동차용·전력반도체 비중 축소, 기초 소프트웨어·사이버 보안 비중 확대
5-2 | 채권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비해 TIPS 만기 5~10년 구간 10% 오버웨이트. BBB급 투자등급 회사채는 스프레드 60~80bp 확대 예상.
5-3 | 대체자산
- 금 ETF(GLD) : 실질금리 하락 구간 초기 6~12% 추가 상승 여력
- 콤모디티 롱숏 펀드 : 설탕·코코아 롱 / 구리·알루미늄 숏
- 달러인덱스 (USD DXY) : 유럽·일본 완화 유지로 상대 강세 지속
6. 정책적 함의—연준·의회·백악관 트릴레마
① 연준: 9월 ‘25bp + QT 속도 미세조정’이 베이스. 단, 고용이 추가 붕괴 시 50bp 카드가 현실화될 수 있다.
② 의회: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임시 CR(Continuing Resolution) 가능성 ↑. 관세로 늘어나는 세수만으로는 재정 흑자 전환 불가.
③ 백악관: 관세 정치학이 중간선거 지지율과 직결.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관세 강경→협상 타결→재차 강경’ 사이클이 반복될 공산.
7. 마무리 – 관세 시대의 생존 Check List
① 수익성 방어 : 관세비용 ≥ 영업이익률 3%p 차감되면 공급망 리디자인 시나리오 준비
② 실질금리 시나리오 관리 : TIP vs 10Y IR 스프레드 모니터링
③ 유동성 Stress Test : 2026년 2Q까지 최소 6개월치 CAPEX+운전자본 확보
④ ESG 리스크 : DEI·기후 규제 축소는 단기 비용 절감이나 유럽·加 시장 ESG 필터 강화 가능성 체크
결론
이번 고율 관세 재도입은 단기 쇼크 이상의 ‘패러다임 리셋’에 가깝다. 스태그플레이션과 리쇼어링 비용이 미 증시에 상반된 압력을 가하는 가운데, 투자자는 차별화·방어·인플레이션 헤지라는 세 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베이스라인(B) 스태그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확률이 45%로 가장 높다. 따라서 2026년까지 현금흐름 우량주, TIPS, 골드, 리쇼어링 인프라 ETF가 핵심 방파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데이터 중심 정책(데이터-디펜던시)의 왜곡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만큼, 매크로·정책·실적 간 ‘연결 고리’를 입체적으로 추적할 투자 리터러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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