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전면 고율 관세 시대’의 귀환…미국·글로벌 경제에 드리우는 10년 장기 그림

서막 — 왜 ‘관세’가 다시 중력의 중심이 되었나

2025년 8월,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글로벌 최소 10 % + 흑자국 15 % 이상 관세 플랜은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불과 18개월 전 바이든 행정부와 G7이 ‘관세 동결’을 합의했던 기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무역전쟁의 불씨가 다시 피어오른 것이다. 필자는 이번 칼럼에서 ① 2018~2020년 1차 관세전쟁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② 실효 관세율 15 % → 20 % 시대가 미국·글로벌 물가·성장·금융시장에 남길 장기 상흔을 수리 (數理) 모델로 재추정하고, ③ 산업·자산군 별 영향 및 투자전략을 10년 시계열로 제시한다.


1. 데이터로 읽는 ‘관세 변동의 궤적’

  • 1차 라운드(2018~2020) : 평균 관세율 2.3 %→ 10.3 % (+8.0 %p)
  • 휴전기(2021~2024) : 9.7 % 내외 (부분 감면·면제)
  • 2차 라운드(2025 발효) : 15 % (추가 업종 적용 시 18~20 % 시나리오)

소시에테제네랄·BofA 글로벌리서치·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추산치를 평균하면, 이번 패키지에 따른 무역 탄력성 계수(ε) = −0.75다. 이는 수입 가격이 1 % 오를 때 수입 수량이 0.75 % 감소한다는 뜻이다. 가정(1): 명목 수입 2.9  trn 달러, 가정(2): 관세율 평균 5 %p 상승 → 연간 수입 감소 약 1.1 % = 3,200억 달러가 곧바로 잃는 유효 수요다.


2. 거시 충격 전파 메커니즘

파급 채널 단기(1Y) 중기(3~5Y) 장기(5Y 이상)
수입물가 (해외 → CPI) +0.8 %p +0.4 %p (전가율 둔화) +0.1 %p (공급망 재편)
기업마진 (원가 압력) −90 bp −50 bp 0 bp (가격 전가 완료)
실질 GDP −0.4 %p −0.6 %p −0.3 %p(잠재성장률 영구 하락)

상기 수치는 블룸버그 ECI 모델과 IMF MULTIMOD 시뮬레이션 평균값을 단순화한 결과다. 특히 장기 잠재성장률 훼손 효과가 −0.3 %p 수준이라는 점은 1960년대 이후 자유무역이 누적해 온 TFP(총요소생산성) 상승분의 약 30 %를 지울 수 있는 규모다.


3. ‘관세 → 스태그플레이션’ 경로 재검증

① 수요 충격 : 수입품 가격 상승은 가처분 소득을 훼손한다.
② 공급 충격 :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전가 과정에서 임금 협상 압력이 반사 증폭된다.
③ 정책 혼선 : 연준은 물가 상승(인상 요인) vs 성장 둔화(인하 요인) 딜레마에 직면한다.

1970년대 석유 1·2차 쇼크나 2018년 1차 관세전쟁은 명시적 상대가격 충격이 구조적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번진 사례다. 이번에도 BMI 선행지수는 ‘관세 스프레드 지수’ 5p 상승 → 1년 후 CPI 핵심 서비스 2.1p 상승의 상관을 보여준다.


4. 산업 별 장기 영향 매트릭스

섹터 관세 민감도 장기 CAPEX 증감 주가 밸류에이션 (5Y PER ∆) 키워드
반도체 장비 ★★★★★ +20 % −3배 리쇼어링·보조금
자동차 OEM ★★★★ +12 % −2배 北미 공장 증설
소비 가전 ★★★ ±0 % −1배 가격 탄성 高
헬스케어 +4 % 0 공급망 다변화
에너지(재생) ★★ +25 % +2배 IRA·세제 인센티브

즉, 관세가 위협이자 투자 촉진제로 동시에 기능한다. 반도체 장비·태양광 설비처럼 정부 지원이 동반되는 섹터는 캡엑스 펌핑→수요 견인→밸류에이션 방어가 가능하지만, 완성차 OEM·가전·의류는 원가 상승을 가격에 모두 전가하기 어렵다.


5. 연준 – 두 갈래 시나리오(2025~2027)

  1. 시나리오 A (Soft-ish Landing) : 25 bp × 2회 인하
    고용 둔화 완만·임금 발 2차 물가 압력 억제 → 실질금리 완만 히든 컷.
  2. 시나리오 B (Stagflation) : 동결→빅컷(50 bp)
    관세에 의한 핵심 서비스 인플레 ↑, 실업률 4.5 % 상승 → 정책 신뢰 흔들, 파월 후임 리더십 시험대.

필자는 시나리오 B 36 %, 시나리오 A 54 %, ‘정책 실패(하이퍼인플레 or 딥 리세션)’ 10 %로 확률을 할당한다.


6. 글로벌 체인 리소스 이동 지도

공급망 히트맵

  • 멕시코·베트남 : 완성품 + 중간재 허브 → USMCA, TPP 역내 원산지 인증 수혜
  • 인도 : 스마트폰 조립, API 원료의약 생산 확대
  • 폴란드·체코 : 유럽 내 EMS (전자제조서비스) 리쇼어링 거점
  • : 고부가 반도체·배터리 서플라이 체인 ‘중간재 게이트키퍼’ 역할은 견고

7. 투자전략 – 5~10년 비중 조정 체크리스트

  1. Tactical Hedge : 달러 약세 시 恩恵 받는 EM 통화 롱 (메히코 페소·인도 루피) + 미 장기채 60 / 트레저리 인플레이션 보호채 40 바스켓.
  2. Structural Long : NAFTA ワン스톱(완성차) 서플라이 체인 — 멕시코 OEM/부품사 리츠.
  3. Secular Growth : IRA 보조금 정책 수혜 태양광·풍력·ESS 부품 전문 소부장.
  4. Quality Compounders : 현금 창출력 높고 가격결정력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 리츠(HR, DOC).

8. 정책·규제 빅 이벤트 캘린더

날짜 이벤트 시장 감도
’25.09.17 연준 FOMC – 첫 금리 결정 후 관세 반영 ★★★★★
’25.11.04 미 대선 ★★★★
’26.01 USMCA 재검토 5년 클로즈 업 ★★★
’26.06 G20 오사카+1 무역장관회의 ★★

9. 마지막 물음 – 세계는 ‘Made in Friendshoring’에 준비됐는가

관세는 단순히 입구 요금이 아니다. 기술 표준·데이터 로컬라이제이션·환경 규제 같은 비관세 장벽 2.0의 도미노를 초래한다. EU CBAM(탄소국경조정)·美 IRA(청정에너지 세액공제)·中 수출 라이선스 제한은 모두 ‘규범 블록화’의 일환이다. 향후 10년, 기업은 3단계 경쟁력을 체크해야 한다.

  1. 물리적 탄력성 : 복수 공급처·재고 플랜 B
  2. 규제 투명성 : 원산지 증빙·ESG 공시 체계
  3. 디지털 연결성 : AI · IoT · 데이터 통합 관리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취약하면, 관세 시대의 비용 곡선은 경쟁사 대비 J 커브로 벌어진다.


맺음말 — 위기는 가속도다

트럼프식 관세 리셋은 세계화 2.0을 되돌릴 수 없다. 다만 벡터를 바꾼다. 누가 가장 빨리 적응하는가’가 향후 10년 기업·투자자 생존을 가르는 분수령이다. 필자는 관세를 단순 리스크로 보지 않는다. 2030년 AI·클린테크·친환경 인증 경제 체제로 점프하기 위한 비용 선진화라고 본다. 미국 노동생산성 2.0 %p 상승,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재해석이라는 ‘크리에이티브 디스트럭션’ 앞에서, 우리는 여전히 최적화 여지가 많다. 지렛대는 데이터, 비전, 그리고 행동이다.

— 이중석, 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