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式 25% 전면 관세의 귀환: 글로벌 공급망·미 증시·인플레이션에 미칠 10년 전망

■ 머리말

지난 7월 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4개국에 발송한 “상호주의 관세 서한”이 공개되자 세계 금융시장은 즉각 요동쳤다. 일본‧한국을 포함한 동맹국 제품에도 일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은 단순한 선거용 레토릭을 넘어, 향후 10년간 글로벌 공급망 지형과 물가 구조, 자본 흐름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거대 변수’다. 필자는 관세 정책의 장기적 후폭풍을 ①공급망 재편, ②물가·금리 경로, ③기업 수익성·주가 밸류에이션, ④투자전략 네 갈래로 나눠 심층 분석하고자 한다.


■ 1. 관세 정책 개요 및 역사적 맥락

관세율 요약표

국가 기존(2024) 신관세(2025) 적용 시점
일본 24% 25% 8월 1일
한국 20% 25% 8월 1일
말레이시아 24% 25% 8월 1일
남아공 25% 30% 8월 1일
태국 36% 36%(동결) 8월 1일

2018~2020년 1차 미‧중 무역전쟁 당시 부과된 관세는 주로 산업별‧품목별(targeted) 형태였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2.0 관세’는 블랭킷 blanket 즉, 품목 구분 없는 일괄 세율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훨씬 크다. 게다가 <서한>에는 “우회 수출(transshipping) 적발 시 상위 관세율 적용” 조항이 명문화돼 있어, 제3국을 거친 중국 부품·반제품까지 타격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역사적 비교

  • 스무트-홀리 관세법(1930) : 평균 45% 세율로 대공황을 심화시킨 사례.
  • 닉슨 쇼크(1971) : 금태환 중지+10% 수입할증세, 단기 무역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3년 후 달러 급락·인플레이션 초래.
  • 트럼프 1차 관세(2018) : 대중 수입품 3,700억 달러 대상. 소비자물가 +0.2%p, 제조업 고용 16만명 감소 추산.

즉, 대규모 관세는 단기 ‘협상 지렛대’로 유용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①글로벌 교역량 축소, ②소비자 물가 상승, ③공급망 재편 가속이라는 부메랑이 반복돼 왔다.


■ 2.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나리오

1) 차이나+1 → 차이나+N의 가속도
블랭킷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일본 기업뿐 아니라 중국 현지 조립에 의존하는 미국·유럽 다국적기업도 3단계 탈중국 구도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1. Stage A : 핵심 부품·모듈 생산을 중국 외 지역(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멕시코)으로 이전.
  2. Stage B : 최종 조립·검사 공정을 현지(미국·유럽) 혹은 FTA 체결국으로 재배치.
  3. Stage C : R&D와 IP 보유 법인을 미국 내로 귀환(reshoring)해 세액공제·보조금 활용.

이 과정에서 물류비·CAPEX·리드타임이 일시 급등하지만, 2028~2030년경에는 북미·유럽·아시아 3극 공급망이 병렬 구조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2) 반도체·배터리·자동차 3대 축 영향

  • 반도체 : 이미 미국 CHIPS법·EUV 장비 수출 규제와 겹치며 한국·대만 파운드리 업체의 미국 내 공장 투자가 불가피. 관세는 설비투자 회수기간(IRR)을 약 2년 추가 지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배터리 :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액공제 45X가 상존하므로, 중국 LFP 기술 의존 기업은 2026년부터 상계 관세 리스크가 중첩됨. 일본·한국 배터리 3사는 멕시코‧캐나다 공장 증설을 통해 원산지 규칙을 우회할 전망.
  • 자동차 : 일본·한국 25% 관세는 ‘닛산·현대·기아’의 미중서부 공장 라인업 확대를 압박. 2030년까지 멕시코/텍사스 EV 클러스터가 급격히 팽창할 가능성.

■ 3. 물가·금리·환율 장기 경로

전가 효과(관세→소비자가격)

섹터 관세 전가율(1년) PCE 물가 기여도
전자·가전 60% +0.15%p
의류·신발 75% +0.08%p
자동차·부품 40% +0.05%p

관세 부과 1년 차에는 PCE 물가지수 0.28%p 상승, 3년 차에는 이월효과 포함해 누적 0.55%p 상승이 예상된다(이중석 추정 모델).

연준(Fed) 정책 시차

  • 관세발 물가 상승은 서플라이 쇼크 성격이므로, 2026년까지 중립금리(+0.25~0.5%p) 상향 압력.
  • GDP 갭 축소→실업률 0.2%p↑→소비 위축 가능성. 이에 따라 완화→긴축→재완화의 n자형 정책 경로 예상.

환율 측면에서는 달러 강세→무역적자 축소가 단기 이벤트로 나타나겠으나, 재정적자·금리 인상 장기화로 실질실효환율(REER)은 2027년부터 재약세 전환 가능성이 크다.


■ 4. 기업 실적·주가 밸류에이션 영향

섹터별 EPS 탄력도

섹터 관세 25% 부과 시 EPS 영향(2026E)
정보기술 -4.5%
소재 -5.2%
산업재 -3.1%
필수소비재 -1.4%
에너지 +0.3%

반도체·전자 OEM 등 중국 노출 매출 비중이 높은 IT·산업재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반면 에너지·방위산업·농산물은 원자재 가격 상승·정부 지출 확대 수혜로 중립 내지 플러스 효과.

주가 밸류에이션 압축 경로

  • P/E Multiple : S&P500 12개월 선행 P/E 22배 → 20배(2026E)
  • Risk Premium : ERP 4.7% → 5.3%
  • 결과적으로 3년 누적 총수익률 8~10%p 하향 압력

“관세로 인한 이익 훼손보다 중요한 것은 ‘멀티플 디레이팅’이다. 투자자들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사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 이중석


■ 5. 투자전략 & 포트폴리오 제언

5‧5‧3‧2 포트폴리오

  • 5 : 관세 수혜 섹터(방산·에너지·농산물 ETF) 25%
  • 5 : 로컬 제조 리쇼어링 수혜주(건설장비·산업용 소프트웨어) 25%
  • 3 : 고배당‧캐시플로우 안정주(유틸리티‧통신) 15%
  • 2 : 신흥국 내수 ETF + 금·은 10%

나머지 25%는 헤지 포트폴리오(달러 캐리무역·장기국채‧옵션 숏 볼 전략 등)로 변동성 완충 장치를 마련한다.

핵심 종목 아이디어

  1. Lockheed Martin : 미 방위비 증가→수주잔고 7년치 확보.
  2. Eaton :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리쇼어링 공장 전력망 투자 수혜.
  3. Enphase Energy : 관세 쇼크로 태양광 부품 내재화 필요성↑, 美공장 증설.
  4. Nucor : 철강 제조 리쇼어링 핵심, IRA·IIJA 인프라 캡엑스 수혜.

■ 6. 리스크 체크리스트 & 모니터링 지표

  • 협상 타결 여부 : 8월 1일 이전 △단계적 철회 △조건부 연기 가능성
  • 미 의회 입법 저지 : 관세 권한 축소 법안 발의?
  • WTO 제소 전개 : 패널 설치 여부, 판정 시점(2027~2028)
  • 연준 점도표 수정 : 2025/09·12 FOMC에서 중립금리 경로 상향?
  • 달러 인덱스(DXY) 110선 돌파 여부
  • 미국 10년물 금리 4.75% 상단 돌파 여부

■ 결론

25% 전면 관세는 “통상 카드”를 넘어선 장기 구조 변화의 방아쇠다. 공급망의 재국가화, 인플레이션 구조적 상방, 기업 멀티플 압축이라는 삼중 효과가 2030년까지 미국·글로벌 시장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고관세 → 고투자 → 고금리 → 고비용”이라는 뉴노멀을 염두에 두고, 수혜 섹터 비중 확대와 달러 약세 전환기 대비 현물·대안 자산 분산에 나서야 한다. 필자 역시 리쇼어링 인프라·방산·에너지·농산물·고배당 유틸리티를 핵심 축으로 하는 ‘에지(Edge)+디펜스(Defense)’ 전략을 10년 투자 로드맵의 기본 축으로 제시한다.

이중석 /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본 칼럼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