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式 초고율 관세의 부활: 인플레이션·공급망·미 증시 장기지형을 뒤흔들 5대 파급경로

머리말 — 다시 돌아온 ‘30%+α 관세 시대’

2025년 여름, 미국 경제·증시의 가장 큰 변곡점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재가동한 고율(高率) 관세 정책이다. 구리 50%, 의약품 최대 200%, 14개국 대상 25~40% ‘상호주의 관세’ 등 파장은 과거 2018~2019년 미·중 무역전쟁보다도 대담하다. 본 칼럼은 단기 헤드라인을 넘어, 2026~2030년 미국 기업·소비자·연준·글로벌 자본 흐름에 미칠 5대 구조적 영향을 심층 조망한다.


1. 인플레이션 귀환 vs. 구조적 디플레 압력 — 물가 경로 시나리오

① 공급측 물가 상승 요인
원자재: 구리·알루미늄·철강 등 기초소재 관세 → 공장도 가격(PPI) 5~8개월 시차 전가
의약품: 200% 관세 시 2027년까지 처방약 CPI 가중치 2.7%p ↑ 예상

② 수요측 물가 완충 요인
• 고금리·고부채 → 2026~27년 실질소득 증가율 1% 내외로 둔화
• 자국 내 제조 전환에 따른 학습효과·규모의 경제 → CAPEX 후반부부터 ‘디플레형 혁신’ 발생

뉴욕 연은 설문(2025.07) 기준 1년 기대인플레이션 3.0%, 5년 2.6%. 관세 효과가 체감되기 전 “인식의 낙관”이 존재한다.

따라서 베이스라인(50% 구리·200% 의약품·25% 범용 관세)에서는 2026 CPI +0.6%p, 2027 +0.4%p 상방 압력. 그러나 연준 목표치(2%) 괴리 지속가 불가피해 기준금리 피봇이 2027년 이후로 밀릴 개연성이 크다.


2. 공급망 리어라인(Reshoring) — 누가 공장을, 어디에 세우는가

미국內 신규투자 Top 5 업종 (2025~2029 예정)
순위 업종 CAPEX(누계) 주요 발표 기업 관세 수혜 민감도
1 의약·바이오 $135bn Lilly, Pfizer, Samsung Bio ★★★★★
2 전력·배터리 구리 가공 $98bn Freeport, Southwire, GM ★★★★
3 데이터센터 (HBM 포함) $91bn Nvidia, Micron, Vertiv ★★★
4 태양광 모듈 $44bn First Solar, Jinko USA ★★
5 농화학 $29bn Chemours, Nutrien

특징은 고부가 R&D + 자동화 공정만 귀환한다는 점이다. 임가공 노동집약 공정은 여전히 멕시코‧동남아로 이전돼 북미MCA·친미경제권 ‘트럼프 블록’이 형성될 전망이다.


3. 기업 실적·밸류에이션 — 섹터별 초장·중장·종착 국면

3-1. 초장기(2025~26) : 마진 압축 & 재고 가수요

  • 전력케이블 LS, Southwire : 구리 스프레드 전가 지연 → EBITDA –120bp
  • 제약 빅파마 : 재고 비축으로 매출 +3% ↑ , Gross margin –200bp (관세 미반영 계약)

3-2. 중장기(2027~28) : 모멘텀 재편

  • US-Domiciled 구리가공업체 Freeport-McMoRan EV/EBITDA 7→9배 재평가
  • 바이오CMO 삼성바이오 USA 수주잔고 CAGR +18%

3-3. 종착(2029~30) : 체질 개선 vs. 글로벌 점유율 하락

미 소비재·자동차 OEM은 원가 구조 개선 불구 해외수출 경쟁력 약화, ROIC 3~4%p 하락 전망.


4. 통화·재정 정책의 딜레마 — ‘高관세-低세수’ 트릴레마

세입 감소 : 사회보장 세제 개편 + 관세로 인한 GDP 둔화 → 10년 누계 재정적자 $1.2T 증가
연준 스탠스 : 25bp씩 2회 추가 인상 후 ‘High for longer’ 고착, 실질중립금리 r* 상향
장기금리 : T10Y 2026 중반 5.3% 피크 예상 → 채권 듀레이션 리프라이싱

➡ 결론 : 관세발 인플레 방어를 위한 긴축 지속 vs. 성장·고용 훼손 우려 사이 정책 미스매치 위험.


5. 자본시장 지형 변화 — ‘리쇼어+전략물자 ETF’ 新스타일 자금 유입

ETF 흐름을 보면 2025 상반기 Invesco Made-in-USA ETF(PKUSA), VanEck Critical Minerals ETF(CRML)로만 320억 달러 순유입이 발생했다. 내셔널리즘·안보 테마가 ESG의 빈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중·장기 투자 아이디어

  1. 장기 롱 : 美 내 구리 압연·전력 인프라 — Freeport, Southwire 비상장, ETN COPX
  2. 바이오CMO : 계약형 의약품 제조 — 삼성바이오 (ADR 상장 시점 가정), Catalent
  3. 상대적 숏 : 다국적 소비재 OEM (P&G, Kimberly-Clark) → 비용 전가 한계

맺음말 — “관세 인플레는 운석 확률” 발언, 그 이면

백악관 CEA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운석 충돌·팬데믹 수준”이라 폄하했다. 그러나 본 칼럼에서 보듯, 중장·장기 파급경로는 확률이 아닌 구조다. 재정·통화·기업 전략이 동시 교정되지 않는다면, 2028년 이후 미국 경제·증시는 고비용·저성장·고부채라는 새 중력장에 놓일 수 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 관세 헤드라인 매매”가 아니라 품목·공급망·정책 3D지형을 읽고 석회화된 리스크를 기회로 전환하는 멀티 애셋 리밸런싱 역량이다.

이중석 |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