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분석 주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정책 재부과(2025년 7월 이후)
1. 서론: ‘관세 복원’이라는 장기적 변수
2025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유예가 끝나는 ‘상호 관세’ 제도를 사실상 연장하거나 원복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캐나다·EU·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 상대국 대부분이 최대 50% 관세 대상에 재편입될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단기 가격 변동을 넘어 구조적 재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당 관세 정책이 향후 최소 1년, 나아가 10년에 걸쳐 ① 인플레이션 경로, ② 공급망 위치선정, ③ 기업수익·밸류에이션, ④ 통화정책 궤적에 어떠한 교차 충격을 낳을지 심층적으로 규명한다.
2. 현상 진단: 데이터가 가리키는 세 가지 징후
2.1 수입단가 상승 → 소비자물가 선행
- CNBC 6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의류·신발 유통업체들의 가격표 재인쇄 비율은 평균 8~15%에 달한다. 이는 팬데믹 당시 30~40%에 비해 낮아 보이지만, 최근 3개월 동안의 CPI 근원재화(코어 굿즈) 상승률(+0.4% MoM)은 2022년 중반 이후 최고치다.
- 나이키는 관세 여파로 이미 10억 달러 비용을 인식했으나, 소비자가격에 본격 전가하지 못한 상태다. 동일 업종 평균 55% 기업이 향후 6~10% 추가 인상 계획을 밝혔다.
2.2 재고 축소 & 빈 컨테이너 적체
물류관리지수(LMI)에 따르면 2025년 5~6월 창고재고 지수는 전월 대비 6% 하락했다. 특히 서부항만 빈 컨테이너 잔존량이 증가하고 있어, 연례 피크시즌(8~9월) 선적도 부진할 조짐이다. 이는 기업이 관세 리스크를 이유로 “재고 회전일수를 의도적으로 반 토막” 낸 결과로 해석된다.
2.3 밸류에이션·금융시장 반응
S&P 500은 2025년 상반기 23.3배 Forward PER로, 닷컴버블 직전 24.4배에 근접한다. 관세 불확실성에도 강세를 유지해왔으나, 6월 27일 트럼프의 캐나다 협상 종료
트윗 직후 지수는 즉각 하락 반전했다. 정책 신뢰 프리미엄이 흔들릴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언제든 역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3. 장기 영향 메커니즘
3.1 인플레이션 패스 & 연준 제약
항목 | 2020s 평균 | 관세 복원 시 경로(필자 전망) | 정책적 시사점 |
---|---|---|---|
상품 CPI(YoY) | +1.8% | +3.0~3.5% (2026) | 연준의 ‘중립 금리’ 상향 압력 → 완화 전환 시점 지연 |
서비스 CPI(주거 제외) | +3.7% | +3.8~4.0% | |
PCE 근원 | +2.0% | +2.5~2.7% |
관세는 공급충격성 인플레이션이므로 실질GDP·고용 둔화를 동반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연준은 정책 딜레마
에 직면한다. 물가 목표(2%) 복귀 없이도 완화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른바 『관세발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다.
3.2 공급망 리위어·산업별 득실
트럼프 1기(2018~2020)와는 다른 점이 있다. 당시 글로벌 기업은 ‘차이나+1’ 전략을 도입했으나, 이번엔 『NAFTA 2.0 → USMCA → 해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즉, 멕시코·캐나다 조차 정책안정성이 떨어지면, 제조라인의 ‘원천적 미국 내회귀’
혹은 ASEAN·인도 다변화가 가속될 수 있다.
- 수혜: 미국 내 자동화·로봇·AI 인프라 → 노동공급 타이트·임금상승 억제 장점
- 피해: 의류·스포츠용품·가전 리테일 → 관세 전가 한계, 수요탄력성 高
- 중립~호재: 반도체·친환경설비 → CHIPS/IRA 같은 보조금과 관세가 결합해 ‘이중 보호’
3.3 기업수익·현금흐름 시나리오
다음은 필자가 자체 구축한 3단계 관세강도 시나리오별 S&P 500 EPS(12M Forward) 추정치다.
시나리오 | 관세율 | 2025E | 2026E | 2027E |
---|---|---|---|---|
Base(유예 연장) | 10% | $255 | $270 | $284 |
Bear(50% 전면 복원) | 50% | $245 | $230 | $235 |
Bull(협상 타결) | 5%↓ | $260 | $285 | $300 |
Bear 경로에서는 2026E EPS가 ~15%까지 감소한다. PER 20배 적용 시 S&P 500 목표치는 4,600p(현재 5,400p 대비 -15%). 이 충격은 닷컴 후반 조정(-17%)
과 유사한 규모다.
4. 연준·재정·외교 카드: 정책 상호작용
4.1 통화정책: ‘롱거 하이어’ 재연?
연준 점도표(6월 FOMC)는 2026년 말 중립 3.1%
로 상향되었다. 관세발 인플레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이 기대하는 2025년 100bp 컷은 ‘제로·원’으로 축소될 것이다.
4.2 재정·보호보조금
IRA·CHIPS법안에 연 $1,900억 이상의 세액 공제가 이미 책정돼 있다. 관세와 보조금의 동시 집행은 “쌍둥이 적자”(무역+재정) 확대를 야기해, 장기적으로는 국채금리 상방 압력을 키운다.
4.3 외교·환율 변수
무역 파트너는 보복 관세보다 디지털세·환경규제 등 비관세 장벽
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달러화는 초기에는 ‘리스크 오프’ 선호로 강세를 보이지만, 만성 쌍둥이 적자 인식이 누적되면 2026~27년 DXY 하락 시나리오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
5. 자산시장 전략적 함의
5.1 주식
- 섹터 Overweight: 국내제조자동화(로크웰오토메이션), AI 서버(엔비디아·AMD), 국방·항공(Lockheed)
- 섹터 Underweight: 의류·신발(NIKE, VF Corp), 저가리테일(Target, Dollar Tree)
- 스타일: ‘퀄리티 + 고정비 레버리지’ 기업이 관세 충격을 가격·규모로 상쇄 가능
5.2 채권
장기물 국채에는 2단계 시기별 전략을 권고한다.
- 관세 시행 0~6개월: 성장둔화 우려 → 장기금리 하락 → 듀레이션 Long
- 인플레 재점화 6~18개월: 재정적자·물가 반등 → 금리 상승 전환 → TIPS·물가연동채 비중 확대
5.3 원자재·FX
관세로 인한 물류지연·재고보충 수요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가격을 지지할 전망이다. FX에서는 MXN, CAD가 단기 약세 후 리쇼어링 수혜
로 강세 복귀 가능성이 높다.
6. 리스크 요인 및 대안 시나리오
6.1 ‘관세-소송 트릴레마’
연방법원은 5월 말 트럼프 관세 근거법률을 일부 무효화했다. 항소 판결 결과에 따라 법적 공백이 발생하면, 시장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
6.2 정치 일정
2026년 중간선거가 임박하면, 집권당은 물가안정·농업표 확보를 위해 일부 관세를 선별 면제
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관세 사이클
자체를 정치 자산으로 재활용하는 모멘텀을 형성한다.
7. 결론 및 투자자 조언
트럼프式 관세 재부과는 단순한 무역분쟁이 아닌 경제 패러다임 변환 장치다. 인플레이션, 공급망, 밸류에이션, 통화·재정정책까지 다층적 파급을 나타내며, 그 그림자는 향후 최소 10년간 미 자산시장에 드리워질 것이다. 투자자는 ①관세-인플레 경로 추적, ②연준 점도표 변화, ③정치·법적 변수라는 세 축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섹터·자산군별 바벨전략
을 통해 리스크를 헤지해야 한다.
필자 한마디
“금리·환율·무역은 세 갈래 강이다. 관세는 그 강줄기를 동시에 바꿔놓을 폭포수다. 투자자는 소용돌이를 두려워하기보다, 새로 형성될 유속에 먼저 노를 띄우는 담대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