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9월물은 15일(미국 시각)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1.16달러(-1.81%) 하락한 배럴당 62.96달러에, 같은 달물 RBOB(휘발유 선물)은 -0.00329달러(-1.56%) 내린 갤런당 0.2076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 선물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어적인 흐름을 보였다. 회담은 선물시장이 마감된 이후 시작됐다.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국가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추가로 제한해 글로벌 공급을 더욱 조일 가능성이 있다. 반면 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제재를 자제하거나 기존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 공급 과잉 전망이 가격에 압박
이번 주 초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잇달아 내놓은 공급 과잉 전망도 유가 약세를 부추겼다. IEA는 13일 보고서에서 2026년 일일 296만 배럴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잉여 공급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IA 역시 2025년 글로벌 잉여 공급 전망치를 종전 110만 배럴에서 170만 배럴로 상향했고, 2026년에도 150만 배럴의 잉여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 장기적 공급 감소 요인
다만 EIA는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원유 생산량이 2026년 1,328만 배럴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1년 이후 첫 연간 감소 전망으로, 유가 부진에 따라 쉘업체들이 시추·생산 계획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리그)는 410기로, 3년 9개월 만의 최저치 부근에 머문 상태다.
▼ OPEC+ 증산 변수
가격 하락 요인으로는 OPEC+의 생산 확대도 지목된다. 8월 2일 OPEC+는 9월 1일부터 일일 54만 7,000배럴의 추가 증산을 승인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2년간 시행된 감산을 단계적으로 되돌리는 과정으로, 2026년 9월까지 총 220만 배럴을 복구할 계획이다. 7월 OPEC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2만 배럴 감소한 2,831만 배럴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감산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 해상 저장 감소는 호재
한편 해상에서 장기 정박 중인 원유 재고는 감소세를 보였다. 에너지 데이터업체 Vortexa에 따르면, 8월 8일 기준 7일 이상 정박해 있던 유조선 내 원유는 전주 대비 5% 감소한 8,052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공급 과잉 우려를 일부 상쇄하는 호재로 평가된다.
▼ 미국 주간 재고 및 생산 동향
EIA 주간 보고서(8월 8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04만 배럴 증가하며 2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계절성 5년 평균 대비로는 5.1% 낮은 수준이다. 휘발유 재고는 평균 대비 0.25% 높았고, 증류유(난방유·경유) 재고는 평균보다 15.45%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3% 늘어난 1,332만 7,000배럴로, 2024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대치(1,363만 1,000배럴)에는 미치지 못했다.
석유서비스업체 Baker Hughes는 8월 15일 기준 미국 내 가동 원유 시추기 수가 전주와 동일한 411기라고 발표했다. 이는 2022년 12월 기록했던 627기 대비 2년 반 만에 216기 줄어든 규모다.
“본 기사 작성 시점에 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어떠한 종목에도 직접적·간접적 보유 지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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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WTI는 미국 텍사스 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적 경질유로, 국제유가 벤치마크 가운데 하나다. RBOB(Renewabl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는 무연 휘발유 선물로, 미 동부 연안 지역 판매 기준가격에 연동된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와 IEA(국제에너지기구)는 각각 미국 정부와 OECD 산하의 에너지 통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는 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비OPEC 10여 개국이 구성한 협의체로, 글로벌 생산 조절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기자 의견 : 시장은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여지가 크다. 만약 관세·제재 수위가 낮아진다면 유가가 반등할 수 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러시아 공급 차질 우려가 증폭돼 가격이 급등할 위험도 존재한다. 또한 EIA·IEA가 동시에 공급 과잉을 경고했음에도 미국 셰일업체의 보수적 투자 기조와 OPEC+의 생산 복귀 속도가 조절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공급 균형이 예상보다 빠르게 달성될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