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16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휴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오전 06시 45분 ET(10시 45분 GMT) 기준 S&P/TSX 60 지수 선물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는 전날 토론토증권거래소(TSX)가 장중 기록적인 고점을 찍은 뒤 0.3%(77포인트) 하락해 27,915.99에 마감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전일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 서사’에 제동이 걸린 점이 투자심리 악화의 직접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통상 통화 완화 기대를 높인다. 그러나 PPI가 뜨거운 결과를 보이자 인플레이션 재가열 가능성이 부각돼 주식시장이 흔들렸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50bp(0.50%p) ‘빅 컷(Bold Cut)’ 시나리오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적으로는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7월 30일 회의록을 통해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단기적 의사결정 지평을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경기 여건이 악화되고 무역발 통제불능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경우 금리 인하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통화 정책 힌트는 제한적이었다.
캐나다 6월 지표 줄줄이 대기
15일에는 6월 제조업 매출, 신차 판매, 도매 판매 등 굵직한 캐나다 경제지표가 예고돼 있어 투자자들은 경기 흐름을 가늠할 단서를 찾을 예정이다. 제조업 매출은 공장 출하량을, 신차 판매는 소비 심리를, 도매 판매는 재고 및 공급망 흐름을 각각 반영하므로 세 지표를 종합하면 경기의 온기를 다층적으로 살필 수 있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미국도 ‘데이터 홍수’…소비·생산·심리 진단
국경 밖으로 눈을 돌리면 미국에서도 수입물가, 소매판매, 산업생산,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한꺼번에 발표될 예정이다.
“수입물가가 조만간 하락하지 않는다면 미국 기업들은 결국 모든 관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는 소비자에게 전가돼 물가를 끌어올리거나 기업 이익률을 갉아먹는 두 갈래 선택지를 강제할 것”1
라며 ING 애널리스트들은 우려를 표했다.
전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PPI는 생산 단계의 물가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CPI)보다 선행성이 높다. 따라서 PPI 급등은 후속 CPI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며, 통화 완화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
原油, 알래스카 회담 앞두고 소폭 약세
국제유가는 트럼프·푸틴 두 정상의 알래스카 회담이 글로벌 공급에 미칠 영향을 지켜보는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06시 45분 ET 기준 브렌트유 9월물은 0.5% 내린 배럴당 66.54달러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0.6% 떨어진 63.60달러를 기록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질수록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제한돼 국제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한다. 회담 결과로 휴전안이 구체화될 경우 공급 우려 완화 → 유가 하락이라는 연결 고리가 작동할 가능성이 있어 시장이 ‘경계 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참고로 브렌트유는 영국 북해 브렌트 해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유럽·아시아 가격 지표로 활용되며, WTI는 미국 텍사스·오클라호마에서 생산되는 경질 유종으로 북미 가격 지표로 쓰인다. 두 지표 가격 차이를 스프레드(Spread)라고 부른다.
금값, 주간 기준 1.5% 하락 예상
금 현물은 0.1% 오른 온스당 3,338.40달러, 금 선물은 0.1% 상승한 3,384.40달러로 거래되고 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1.5% 내릴 전망이다. 주초 트럼프 대통령이 “금괴는 관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안전자산 선호가 급격히 식은 데다, 뜨거운 PPI 결과로 ‘대폭적’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희석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하 기대가 높을수록 상대적 매력도가 올라간다. 반대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지면 금값은 하방 압력을 받는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체크포인트
시장 전문가들은 “주요 경제지표와 트럼프·푸틴 회담 결과라는 두 축이 이번 주말까지 단기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만약 휴전이 전격 합의되면 에너지 섹터에 단기 조정이, 반대로 교착 상태가 이어지면 원자재 수급난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증시의 경우 에너지, 금융, 소재 비중이 높아 유가 흐름과 글로벌 금리 전망의 직격탄을 받기 쉽다. 투자자들은 BoC 및 Fed 의사결정과 경제지표를 입체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변동성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TSX 선물은 단기적으로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재편, 중앙은행 정책 경로 등 굵직한 변수가 여전히 산재해 있어 하반기까지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