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알래스카 정상회담, 우크라이나 전쟁·관세·협력 확대 논의했으나 결정적 합의 없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양자 정상회담이 2025년 8월 16일(현지시간) 진행됐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무역·안보·기후·북극 협력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했으나, 즉각적인 휴전·평화협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2025년 8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구체적 문서나 일정은 공개하지 않은 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계약은 서명되기 전까지 계약이 아니다“라고 신중론을 펼쳤고, 푸틴 대통령도 “아직 해결해야 할 핵심 현안이 남아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 회담 만족도 ‘10점 만점에 10점’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진행자 션 해너티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매우 훌륭한 궁합을 확인했다”며 10점 만점을 매겼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만간 한자리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두세 가지 중요한 장애물이 남아 있다”면서 실제 평화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 관계 ‘리셋’ 필요성 강조

“러시아-미국 정상회담이 4년 넘게 열리지 않았다. 양국 관계는 냉전 이후 최저점까지 추락했다.”

푸틴 대통령은 악화 일로를 걸어온 양국 관계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안보가 보장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러시아의 ‘합법적 안보 우려’도 동등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럽 안보 지형 재균형을 언급하며, ‘공정한 균형’ 속에서만 전쟁 종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실타래 여전
양국은 휴전 로드맵·감시 체계·재건 자금 구조 등에 원칙적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실제 병력 철수점령 지역 지위 같은 결정적 사안은 테이블에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용단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안보 보장이 확정돼야 한다”며 여전히 간극을 드러냈다.

각국 반응 엇갈려
모스크바에서는 상원 국제문제위원장 안드레이 클리샤스가 “알래스카 회담은 러시아의 평화 의지를 확인한 자리”라고 자평했다. 반면 노르웨이 외교장관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의 ‘근본 원인’을 운운하며 침공을 정당화했다”고 비판하며, 대러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젤렌스키, 화상 협의 후 워싱턴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기 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90분 넘게 통화했으며, 통화에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이 동시 참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월 18일 워싱턴 방문을 예고했다.

에너지·관세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중·러 원유 거래에 대한 보복 관세를 즉각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2~3주 후 상황을 다시 지켜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주 그는 인도산 수입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러시아 원유 지속 수입’을 이유로 들었다. 중국에는 아직 동일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세컨더리 제재’란 무엇인가?
세컨더리 제재(secondary sanctions)는 제1국(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우회 지원하거나 거래한 제3국(중국·인도 등)에까지 미국이 부과하는 2차 제재를 의미한다. 이는 달러 결제망(SWIFT) 접근 차단, 해외자산 압류 등 금융·무역 패널티로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공급망에 파급력이 크다.


전문가 진단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전환점인지, 일시적 유예인지’로 평가가 갈린다고 지적한다. 북극 항로·극동 개발·우주 협력 등 분야별 모멘텀을 살릴 경우 양국 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될 경우 상호 불신이 되레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측통은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로서도 서방 제재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제·에너지 교두보로 미국과의 부분 해빙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1) 젤렌스키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결과, 2) 미·러가 논의한 ‘안보 균형’ 구상 구체화 여부, 3) 중국·인도 등 제3국의 원유 수입 정책 변화, 4) 북극·우주 등 신흥 협력 시장에서의 공동 프로젝트 실행 속도가 향후 정세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