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러스, 언더라이팅 개선·투자 수익 확대에 2분기 순이익 급증

미국 손해보험 대형사 트래블러스 컴퍼니스(Travelers Companies, NYSE: TRV)가 2분기 실적에서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벨웨더(bellwether)’ 역할을 재확인했다.

2025년 7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호실적은 언더라이팅(보험 인수) 성과 개선과 순투자수익 증가가 동시에 이뤄진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트래블러스는 올해 4~6월 순기명보험료(Net Written Premiums)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1.5 억달러(한화 약 1조4,900억 원)*1을 기록했다. 이는 재보험으로 이전한 규모를 차감한 뒤 실제로 회사가 보유하게 되는 보험료 총액이다.


언더라이팅 지표 개선

보험업계에서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언더라이팅 결합비율(Combined Ratio)은 2분기 84.7%로 집계됐다. 결합비율이 100% 미만이면 보험사가 보험료 수입으로 보험금 지급 및 운영 비용을 모두 충당하고도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84.7%라는 수치는 업황이 가장 좋았던 시기와 맞먹는 수준으로, 업계 평균을 크게 하회했다.

“정밀한 위험 측정과 가격 책정으로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초(Underlying) 언더라이팅 이익전년 대비 35% 증가한 $16억달러(약 2조800억 원)를 기록했다.


자연재해 손실 완화

허리케인·산불·돌풍 등 재해 피해액은 보험 실적을 뒤흔드는 주요 변수다. 트래블러스의 2분기 재해 관련 손실$9억2,700만달러(약 1조2,030억 원)로, 전년 동기의 $15억1,000만 달러 대비 크게 감소했다. 회사는 “우박 피해가 일부 발생했지만 전반적으로 온화한 기상 여건이 한몫했다”고 밝혔다.


투자 수익도 탄력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주식 등 비교적 안전한 자산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린다. 트래블러스의 순투자수익(Net Investment Income)은 2분기 6% 증가한 $9억4,200만달러(약 1조2,210억 원)로 집계됐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기업채 스프레드 확대가 이어진 가운데, 고정수익 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EPS·핵심이익 ‘어닝 서프라이즈’

조정 주당순이익(EPS)$6.51LSEG(구 리피니티브) 컨센서스인 $3.66를 78% 상회했다. 같은 기간 핵심이익(Core Income)전년 5억8,500만 달러에서 올 2분기 15억 달러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실적 발표 직후 프리마켓에서 트래블러스 주가는 1.1% 상승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업계 전반의 언더라이팅 전략에 긍정적 시그널”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술 용어 해설

언더라이팅(Underwriting)은 보험사가 개인·기업이 제시한 위험을 평가해 보험료를 산출하고, 해당 위험을 인수할지 결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순기명보험료는 총 보험료에서 재보험사에 이전한 부분을 제외한 실질 보험료 규모다. 결합비율은 보험금 지급액과 사업비를 보험료 수입으로 나눈 값으로, 100% 미만이면 보험 영업에서 흑자를 냈음을 의미한다.

한편 재해 손실(Catastrophe Losses)은 허리케인·산불 등 대규모 자연재해로 발생한 보험금 지급액을 뜻하며, 변동성이 커 분기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트래블러스의 실적은 글로벌 손해보험 업계의 전반적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회사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위험 측정 기술·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가 성과로 이어졌다”며 하반기에도 견조한 프리미엄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 빈도 증가금리 변동성이 보험사의 최대 리스크라고 지목한다. 트래블러스는 재보험 프로그램 강화와 보수적 투자 전략으로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적용될 전기차·자율주행차 보험 규제 역시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회사는 “새로운 위험군에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기술·데이터 인력을 공격적으로 채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닌 위험 대비 수익 극대화”라며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이익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 미국 달러를 원화로 환산할 때 환율 1달러=1,300원 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