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BHP, 앵글로 인수 시도 접고 성장 프로젝트에 집중해야”

멜라니 버턴, 스콧 머독 기자멜버른(로이터) — 투자자들은 월요일, 호주의 BHP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에 대한 미련을 접고 자체 성장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런던 증시에 상장된 앵글로 아메리칸이 캐나다의 텍 리소시스(Teck Resources)와 약 600억 달러 규모로 거론되는 합병 성사에 임박한 가운데, BHP가 막판에 협상을 타진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나온 반응이다.

2025년 11월 2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는 최근 며칠 사이 앵글로 이사회에 접촉해 거래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했다. 그러나 BHP는 월요일 들어 더 이상 인수 제안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대신 자사 성장 계획의 실행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BHP가 발을 뺀 결정은 12월 9일로 예정된 텍 리소시스와 앵글로 아메리칸 주주들의 합병 표결을 앞두고 내려졌다. 표결을 통과할 경우 양사는 ‘앵글로 텍(Anglo Teck)’이라는 구리 중심의 새로운 거대 광산 기업을 출범시키게 되며, 이 회사는 칠레와 페루에서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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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지난해 세 차례의 앵글로 인수 시도가 무산된 이후에도 BHP가 구리 확보를 위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이번 움직임을 해석했다. 구리는 에너지 전환을 떠받치는 핵심 금속으로 평가받고 있어 BHP의 전략적 관심이 집중돼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사이클 정점(top-of-the-cycle) 국면’에서의 고가 인수에 대해 경계심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많은 BHP 주주들은 BHP가 아직도 앵글로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이라고 본다.”

시드니에 본사를 둔 아틀라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휴 다이브(Hugh Dive)는 이렇게 말하며, 자사도 BHP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캐나다의 포타쉬(potash) 생산부터 남미에서의 구리 증산에 이르기까지 BHP의 주요 성장 프로젝트만으로도 마이크 헨리(Mike Henry) 최고경영자가 처리해야 할 과제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앵글로 인수가 더해지면 해결해야 할 복잡성이 새로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BHP는 7월, 얀센 포타쉬 프로젝트(Jansen Potash Project)에서 지연과 비용 초과 가능성을 경고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7년 가동이 예상된다. 동시에 BHP는 아르헨티나, 칠레, 호주에서 구리 성장 옵션 3건을 병행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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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는 가치 창출에 부합하는 한 언제나 검토 대상이다. 다만 기존 주주들과의 관점에서 보면 넘지 말아야 할 미묘한 선이 있다.”

시드니의 버티움 애셋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 제이슨 테(Jason Teh)는 이렇게 말하며 신중론을 폈다.

“관건은 상대방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의지가 있느냐다. 만약 상대가 강경 대응을 이어간다면, 인수자는 과도한 가격을 지불할 위험을 떠안게 된다.”

또 다른 투자자인 플래티퍼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뷰텔(Stephen Butel)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자사 포트폴리오에서 BHP를 처분했다고 밝히며 “BHP는 사업 복잡도를 높이기보다 기존 사업의 내실화와 비용 절감을 통해 유기적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M&A(예: 앵글로 거래)와 비교할 때, 유기적 성장이 주주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크게 높인다고 본다.”

지난 1년간 BHP는 캐나다 룬딘(Lundin)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구리 프로젝트 2건 지분을 확보하는 데 20억 달러를 집행했다. 또한 칠레의 구리 광산인 에스콘디다(Escondida)에서 생산성 개선을 끌어내기 위해 강도 높은 노력을 기울였다.

BHP는 아울러 2027년 중반까지 남호주(South Australia) 생산량다음 10년대 중반까지 두 배로 확대할지 여부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을 준비하고 있다.

시드니의 블랙와틀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조지프 코(Joseph Koh)는 BHP와 앵글로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BHP가 자본 규율을 보여준 듯해 “다소 안도”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제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앵글로는 고품질 구리 생산자이고, 우리는 구리 전망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다. 따라서 BHP의 접근 자체가 무리한 행동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BHP 입장에서는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시점일 수 있다.”


용어와 맥락 설명

포타쉬(potash): 비료에 쓰이는 칼륨계 광물을 통칭한다. 농업 생산성 향상과 직결돼 중장기 수요가 견조한 원자재로 꼽힌다. 기사 내 얀센 포타쉬 프로젝트는 BHP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일정 지연과 비용 초과 우려가 언급됐다.

에너지 전환과 구리: 구리는 전기차, 재생에너지, 송배전 인프라의 핵심 소재다. 기사에서도 언급됐듯 구리는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하는 금속으로, 대형 광산사들이 장기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배경이 된다.

사이클 정점 M&A: 원자재 가격이 높은 국면에서 추진되는 인수합병은 향후 사이클 하락 시 고평가 리스크자본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기사 속 투자자 발언은 바로 이 지점을 경계하고 있다.


전문적 관점: BHP의 선택이 시사하는 것

첫째, BHP의 ‘자본 규율’은 현 단계에서 프리미엄 리스크를 회피하고 유기적 성장갈래형 옵션(아르헨티나·칠레·호주 구리 프로젝트, 남호주 증산 검토, 얀센 포타쉬) 실행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이 강조하듯, 통합 난도가 높은 대형 M&A는 통합 비용복잡성이 커져 본업의 실행력을 잠식할 수 있다.

둘째, ‘앵글로 텍(Anglo Teck)’ 변수는 글로벌 구리 지형에 의미 있는 재편을 예고한다. 칠레·페루의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신설 거대사가 출범할 경우, BHP를 포함한 메이저 광산사들의 자원 배분프로젝트 우선순위에도 파급을 미칠 수 있다. 이에 BHP가 내부 프로젝트의 성과 가시화에 더욱 주력하는 선택은 전략적 일관성을 갖춘 대응으로 평가될 수 있다.

셋째, 주주 관점의 미세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다. 기사에서 드러나듯 다수의 운용사들은 규모 확대보다 수익성비용 절감을 중시한다. BHP가 생산성 개선(예: 에스콘디다)선택적 지분 투자(룬딘과의 제휴)를 병행해온 행보는 이와 궤를 같이한다.

넷째, 가치 대비 가격의 엄격한 잣대가 재확인됐다. 투자자 코멘트에서 보듯, 상대가 강경 대응할 때 인수자는 과다 지불 위험을 안는다. BHP가 ‘철수’를 택한 것은 협상력자본 효율을 저울질한 결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건은 BHP가 핵심 금속(구리)과 비료 원료(포타쉬)에서 자체 프로젝트의 실행선택적 투자를 통해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적 신호로 읽힌다. 동시에, 12월 9일 주주 표결 결과에 따라 글로벌 구리 공급권력의 분포가 달라질 여지가 커, 대형 광산사 전반의 자본 배분 전략에도 주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