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외환보유고·직접투자 우려 속 아르헨티나 페소 환율 유연화 촉구

뉴욕(로이터) —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 정부에 외환제도유연성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보다 역동적인 페소 환율외환보유고 재구축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현재의 밴드(band)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2025년 11월 1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은 매일의 페소 미세조정이 이뤄지는 점진적 밴드(크롤링 밴드) 체계를 수호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정책은 2027년 대통령 선거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밀레이 대통령은 해당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여러 자산운용사들은 페소의 완전한 변동을 주저하는 태도가 성장과 외화 유입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여당의 기대 이상의 성과로 정치적 안정이 강화된 국면에서, 시장의 안정적 공고화를 노리는 아르헨티나에 이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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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마시(Gramercy)의 카트린 엑섬 주권채권 공동리서치 책임자는 “펀더멘털 관점에서 보면, 2026년까지 자생적으로 외환보유고를 쌓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즉각적인 변화 없이도 현 체제그럭저럭 운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고 국가 리스크 프리미엄 측면에서 여건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엑섬은 현재 월 1% 폭으로 자동 확대되도록 설계된 공식 환율 밴드를 점진적으로 더 넓히고, 동시에 공식적인 보유고 축적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중기적으로 외환체계의 진화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페소에 대한 압력은 다소 완화됐지만, 수개월간의 달러 수요 이후 여전히 공식 밴드의 약세 단부에 근접해 거래되고 있다. 선물시장은 최대 12개월 안에 통화가 밴드를 이탈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조정 기대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반영돼 있음을 보여준다.

나인티 원(Ninety One)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리스틴 리드는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과거의 페소 약세를 야당인 페론주의 세력의 약진 가능성에 대한 정치적 우려로만 해석했지만,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은 약세를 전적으로 정치 리스크가 환율에 반영된 결과로 본다”면서도, “정치적 이슈가 본격화되기 이전에도 통화가 다소 과대평가돼 있었음이 분명했다”고 밝혔다.

리드는 또 선거 이후 대폭 평가절하 가능성을 시장이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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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너빌리티(통치 가능성)와 재정 개혁의 실현 가능성은 누구의 예상보다도 나아졌다. 이는 균형 실질환율평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그러나 리드는 4월 부분적 자본통제 완화 이후 페소가 약 25% 약세를 보였음에도, 통화가 여전히 소폭 비싸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환율 유연화비용은 낮다고 덧붙였다.

달러 유입의 새로운 축도 형성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 채권시장과의 재접속을 강화하면서, 수년간 해외 발행이 저조했던 흐름을 딛고 최근 몇 주 사이 여러 대형 차입기업17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본드를 발행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자금이 현지에서 설비투자(capex)와 운영자금으로 전환될 경우, 국내 달러 공급을 보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의 전략은 미 재무부200억 달러 스와프 라인의 뒷받침도 받았다. 이로써 중앙은행선거 이전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공급해 페소의 안정을 도왔다. 이 장치와 함께, 다수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가능성 시사와 여러 산업에 대한 투자 약속사실상 미국의 안전판으로 작용해, 정부가 통화를 방어할 수 있다는 투자자 신뢰를 높였다.

윌리엄 블레어(William Blair)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재러드 루는 이러한 지원이 단기 신뢰를 개선시키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구조적 변화를 핵심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유고 축적은 당국이 페소의 절하를 어느 정도 허용하느냐, 그리고 크롤링 밴드를 재설계할 의향이 있느냐의 함수다. 크롤 속도를 조금만 더 빨리 허용했더라도 보유고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또, 경직된 환율 체계의 유지가 원자재 부문 이외의 폭넓은 외국인 직접투자(FDI)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루는

“현 시점에서 다른 산업들이 진입 리스크를 감수하려 한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다만 내년 대선까지 정치적 연속성이 확인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정부가 연말까지는 현행 틀을 유지하고, 2026년 보유고 목표가 가시화되면 파라미터를 재검토할 것으로 본다. 연간 인플레이션31%전년 동기 대비에 달하고 페소에 지속적 압력이 가해지는 가운데, 조정의 시간 창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관측이다.

루는 종합적으로, 더 강해진 정치적 위임재정 규율이라는 앵커, 그리고 미국의 지원이 아르헨티나에 호흡 공간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유연한 외환제도보유고 재구축지속 가능한 시장 접근성 회복에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용어 설명과 맥락

크롤링 밴드: 당국이 환율이 움직일 수 있는 상·하한 밴드를 설정하고, 이 밴드 자체를 정해진 속도(기사에서는 월 1%)로 점진 조정하는 방식이다. 완전 변동환율과 고정환율의 절충으로, 단기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방향성을 관리할 수 있다.

보유고 축적 프로그램: 중앙은행이 정책적·시장적 수단을 동원해 외화보유를 늘리는 명시적 계획을 뜻한다. 수출환전 규칙, 공개시장 달러 매입, 자본유입 관리 등이 일반적으로 논의된다. 본 기사에서는 도입 여부나 구체 수단은 제시되지 않았고, 시장 친화적 신호로서의 가능성이 언급됐다.

선물시장의 밴드 이탈 시사: 통화 선물가격12개월 내밴드 상한/하한을 넘어설 수준을 내다보는 경우, 이는 투자자들이 제도 조정이나 절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뜻한다.

스와프 라인: 본문에서 언급된 미 재무부 200억 달러 라인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필요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해 현물시장공급함으로써, 환율 안정을 돕는 역할을 했다.


해석 포인트 (기사의 핵심 메시지를 보완하는 중립적 분석)

첫째, 유연성 강화는 단기적으로 통화 약세를 동반할 수 있으나, 시장은 이를 보유고 축적신뢰 회복의 전제조건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기사 속 운용사 견해는 밴드 확대크롤 속도 조정 같은 절충적 선택을 선호하는 것으로 읽힌다.

둘째, 정치적 연속성재정개혁 추진력균형 실질환율의 평가를 바꾸는 핵심 변수다. 리드의 발언처럼, 거버너빌리티 개선사후적 대폭 절하 가능성을 낮추며, 대신 점진적 조정의 설득력을 높인다.

셋째, FDI 다변화는 환율제도의 예측가능성과 밀접하다. 경직된 체계는 원자재 외 산업의 기회비용을 키울 수 있으며, 미국 지원 장치방어력은 보강하지만 구조개혁대체재는 아니라는 점이 강조된다.